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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경제요소를 중심으로 본 중앙아시아 지역통합의 가능성 모색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김상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 2012/11/29

중앙아시아 지역통합에 대한 경제적인 접근의 필요성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가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해온 유라시아 경제공동체는 과거 소련붕괴로 인해 주권국가로 독립한 국가들 간의 이른바 일종의 경제적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측면으로 이해되고 있다. 유라시아 경제공동체는 이미 관세동맹을 통해 실질적인 통합의 성과물로 나타나고 있는데, 키르기스스탄이 실물경제 차원에서는 사실상 카자흐스탄 경제에 통합된 것과 다름없는 상태인 점을 고려해 볼때 중앙아시아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니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중앙아시아 경제통합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아울러 3개국은 관세동맹을 통한 통합을 더욱 심화시키기 위해 공동의 관세동맹 세무경찰의 창설 가능성 여부에 대한 검토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 3개국의 내무부 관계자들이 유라시아 관세동맹 경찰의 창설 문제를 다루는 실무기구를 구성하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최근 카자흐스탄 내무부 장관의 카자흐스탄 하원회의 답변을 통해 알려졌다. 유라시아 관세동맹 공동 경찰기구의 창설 필요성은 2012년 1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연설에서 이미 언급된바 있는데,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유라시아 관세동맹 국가권내에서 경제 프로젝트의 추진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국제적인 조직범죄 발생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그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유라시아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차원의 경제통합 시도는 최근 에너지 자원으로 인해 세계경제에서 그 위상이 강화되고 있는 중앙아시아에서는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상호간에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을 제외하고는 그리 활발하지 못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의 두 대표국가라 할 수 있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경우 경제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지역통합의 조짐이라 할 수 있는 조짐들이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중앙아시아의 지역통합은 요원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치 및 사회적인 통합의 가능성은 중앙아시아가 가지고 있는 역사 및 문화적인 전통으로 인해 그 실현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반면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한 정도의 실질적인 경제활동을 통한 통합의 조짐들이 적극적으로 나타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앙아시아 국가 및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통합과 관련된 문제들은 기존에 그 실현방안에 대한 연구들이 상당수 진행되어 왔지만, 경제적인 차원에서의 통합은 소련시기라는 공통의 경제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인식으로 인해 당연시되거나 발전 및 확산이라는 측면은 거의 간과되어 왔다. 그러나 실물 경제영역에서 이미 상당수 기업가, 회사들과 같은 경제 행위자 차원에서는 상당한 정도의 비공식적인 지역 통합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경제적인 결합 양상은 정치 및 사회분야와는 달리 앞으로도 더욱 긴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 경제적인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경제는 이른바 민간경제 차원에서 교류를 통한 통합의 초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 중앙아시아 통합에 대한 기존의 인식과 제반 고려사항들 >

일부 서방의 연구자들은 2000년대에 들어와서 중앙아시아의 지역 통합을 이룩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업중심의 접근을 제안한바 있다. 특히 리브만 같은 학자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경제적인 여러 가지 변인들이 민간경제 영역에서 창출되는 경제네트워크들을 통해 지역통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는데, 특히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의 교역 및 직접투자들이 다른 경제요소들보다는 지역통합에 끼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글리슨 역시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의 통합 가능성을 2000년대 초반부터 지적해오고 있는데, 소련붕괴이후 통합의 구심점은 초기에는 독립국가연합(CIS)이었지만, 이제는 그 중심이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로 이동되었다. 아울러 노동 이민, 러시아어의 사용, 상호 유사한 경제거래 관행 등의 계속적인 유지 등은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의 경제통합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되어 특히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은 지역통합에 적극적이어서 유라시아 경제공동체에도 실질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우즈베키스탄은 방관자적인 입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중앙아시아의 지역통합은 강력한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하지 않는 경우 중앙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의 양상은 현재로써는 회의적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반적인 중앙아시아 통합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실물경제 현장에서의 중앙아시아 통합에 대한 필요성은 이웃국가들과의 교역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가들의 견해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기업인들이 자국 및 상대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의 실제들은 다음 정도의 수준으로 파악이 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인들은 가운데 특히 카자흐스탄과 지리적으로 아주 인접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우에는 카자흐스탄의 경제상황이나 자신의 경제활동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분야의 정보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경우가 보편적이었다. 이러한 경우에는 카자흐스탄과의 교역이 실물 외화 확보와 관련되어 규제가 심한 우즈베키스탄에서 외화를 합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 들어와서는 카자흐스탄이 유라시아 경제공동체의 설립추진과 관련되어 특정 경제영역에서 통합활동이 활성화됨에 따라 이른바 역외 지역인 우즈베키스탄의 특정 상품들은 관세 같은 요인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예를 들어 맥주 같은 경우에는 비관세동맹 국가인 타지키스탄으로 수출하는 경우에 1리터에 미화 60센트 정도의 관세를 물어야 하는데, 카자흐스탄은 같은 경우 1달러 정도를 관세로 내게 됨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의 수출자 입장에서는 수익이 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의 내수시장 규모 자체가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고, 우즈베키스탄의 경제 시스템 자체가 대외의존 없이도 운영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특히 2000년대 후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해 촉발된 경제적인 혼란상이 대외경제 변수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카자흐스탄에서는 경기침체의 양상으로 나타났지만, 이른바 대외경제로부터의 영향을 차단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온 우즈베키스탄은 이러한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혼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점도 이웃 국가들과의 경제통합에 대한 필요성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부정적인 전망 못지않게 우즈베키스탄의 기업가들은 가지고 있는 미래 우즈베키스탄 중심의 중앙아시아 경제재편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도 하고 있다. 이는 우즈베키스탄이 보여주고 있는 빠른 인구성장에 따른 시장규모의 가능성에 근거하고 있는데, 즉 중앙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근 우즈베키스탄 인구는 중앙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로 3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아울러 우즈베키스탄의 경제에 만연되어 있는 경제활동에 관한 여러 가지 규제들이 우즈베키스탄 경제가 점점 더 이웃국가들과 긴밀하게 연계됨으로 이들 국가들 수준으로 완화될 가능성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중앙아시아 전문가들은 지역통합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장기적인 발전과 성장을 보장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러한 논의는 주로 정치과정을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실제 중앙아시아 실물경제에서 통합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가들과 기업들에 대한 고려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중앙아시아의 두 중심세력인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표명하고 있는 지역통합에 대한 상충되는 입장 역시 중앙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의 실현을 어렵게 하는 현실적으로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대두되어 왔다.

  중앙아시아의 통합필요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특히 종사하고 있는 분야에 따라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중앙아시아의 통합 필요성에 대한 인지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반면 외국기업들은 중앙아시아 지역 전체를 하나의 단일 공간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활동의 확대 측면에서 인지도가 높은 반면, 중앙아시아 개별 국가를 사업영역으로 하고 있는 이른바 국내기업들은 중앙아시아 다른 인접국으로의 사업영역 확장으로 인한 이익을 기대할 수 없고, 비즈니스 환경 역시 상이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통합의 필요성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상황이다. 관리들 역시 통합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은데, 이들은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중앙아시아 통합을 통해 해결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인식이 보편적이라 할 수 있다.   

  기업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현지 국가들의 입장은 중앙아시아 통합에 대해 해당국가가 가지고 있는 인식의 방향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특히 지역통합에 회의적인 우즈베키스탄에서 경제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인들은 중앙아시아 경제통합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는 카자흐스탄의 경제적인 발전을 인정하면서도, 우즈베키스탄만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인 독자성과 자주성을 내세워 지역통합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카자흐스탄에서 기업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 중앙아시아의 전통적인 경제 맹주로써 우즈베키스탄의 지위를 인정하면서도, 소련붕괴 이후의 시점이나 지금이나 우즈베키스탄은 거의 정체되어 있다시피 하고, 또 발전이 있다고 해도 그 진전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점에서 중앙아시아 경제통합에 있어서 우즈베키스탄의 적극적인 역할이나 적극적인 필요성을 취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적으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경제인들은 실제적인 경제활동 영역에서는 상당수 통합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통합의 파트너로 인정하기보다는 현지의 발전양상이나 전통적인 우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 상대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등 일종의 불신 양상이 존재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중앙아시아의 기업인들이 실제 경제활동에서는 상당한 수준으로 통합의 초기 단계에 해당되는 양상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상대 국가에 대한 부정적인 역사 및 문화적인 인식 또는 상대방의 발전이나 우위를 인정하기 힘들어하는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향후 실질적인 통합의 양상이 나타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경우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 중앙아시아 경제통합의 실현을 위한 제안 >

  중앙아시아 지역은 소련 붕괴 이후 나타난 독립선언, 국가 및 사회의 자주적인 정통성 확보 노력으로 인해 개별 국가단위의 독자성이 강화되는 양상으로 변화해왔다. 따라서 정치 및 사회적인 측면에서의 독자성은 분명 강화되었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이 지역이 여전히 하나의 통합적인 속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전통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러시아의 대통령으로 푸틴이 다시 선출된 이후 경제영역에서의 유라시아 통합이라는 정책방향은 이전과는 달리 더욱 강화 및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중앙아시아 경제통합을 강제해낼 강력한 외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5월 다시 러시아의 대통령으로 선출된 푸틴은 대통령으로 선출된 직후 공식 외교활동의 대상으로 이른바 중앙아시아 두 맹주 국가의 정상들을 가장 먼저 접촉함으로써 중앙아시아를 아우르는 러시아의 역할이 지속 및 확대될 것임을 대외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실물경제 영역에서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는 기업인들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양쪽 국가에 모두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양국의 일반인들에게는 상대방을 피상적으로 알고 있거나, 소련시대부터 존재해왔던 상대방에 대한 일종의 스테레오 타입을 통한 인식이 보편적인 상황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앙아시아 통합을 경제통합에서부터 본격화시켜나가기 위해서는 상대방 국가와의 인식 공유와 확대를 위해서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환경과 경제활동 기회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전달할 수 있는 중앙아시아 차원의 비정부기구 활동 활성화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개별 국가단위에서 결성 및 운영되고 있는 상공회의소 같은 조직들이 역내 국가들과의 유사 성격을 지닌 단체들과의 정보 교환 및 교류를 통해서 이웃 국가들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소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중앙아시아 비즈니스 뉴스 채널 같은 방송매체의 설립 및 운영은 중앙아시아 각국의 경제상황과 정보의 실시간 공유 및 확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상황을 창출하여 중앙아시아 경제통합에 대한 인식이 일반인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저변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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