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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탈공산주의 루마니아의 진화

루마니아 Elena Druică University of Bucharest Professor 2016/02/22

1989년 말, 루마니아는 동유럽 국가들 중 가장 늦게 자유시장경제로 전환을 시작했다. 다른 공산권 동유럽 국가들에서는 정치와 경제의 전환이 훨씬 일찍 시작되었고, 헝가리나 폴란드는 체계적이고 의미심장한 경제 및 정치의 개혁을 수행하고 있었다. 1989년 가을, 마지막까지 완강하게 저항하던 체코슬로바키아의 공산정권과 독일 민주공화국(동독)이 붕괴되었다. 1989년 11월 9일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나서도,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정권은 바르샤바 조약 최후의 스탈린주의 요새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1989년 12월 23일, 이 정권도 엄청난 사회적 저항과 정치적 갈등의 회오리 속에서 유혈사태와 파국에 이르고 말았다.
1990년의 루마니아는 가장 가난한 유럽 국가들 중 하나였다. 1960년대 초에 시작된 강제적 산업화 과정은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일으켰다. 비록 공산정권 집권기에 산업 생산량이 막대하게 늘어났지만, 지속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구식 산업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했고, 낮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구식의 기술을 사용하여 서구 시장에 몰려가 수요가 많은 경화를 많이 벌어올 수밖에 없었다. 이는 나라의 천연자원을 소진해 버렸고, 대규모 환경오염을 유발하였으며, 국민은 아사직전의 상태로 영원히 남을 것만 같았다. 이 당시의 상황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북한의 사례를 드는 것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본다. 당시의 공산정권은 경제, 정치, 문화 부문에서 북한에 일부 영향을 받고 있었다. 1970년 초부터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북한을 찬양하고 부러워하고 있었다 (Kim, 2013). 루마니아의 공산주의가 이런 수준의 폭정과 정치적 세뇌에 도달할 수도 없었고, 그럴 의지도 없었다는 것은 루마니아 사람들에게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1990년대 초, 전환이 시작되던 시기에, (그 과정은) 고통스러울 만큼 느리고 믿을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웠다. 초기에는 정치적 투명성과 안정성의 부족이 유의미한 개혁을 지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Dimitrova & Dragneva, 2001; Racovita, 2011). 수년간의 굶주림과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 속에서 사람들은 안정을 원했고 충격요법이 견디기 너무 힘들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민영화는 그 중 가장 어려운 도전과제로 입증되었는데, 그 이유는 경제가 명목상 정부에 의해 소유되고 운영되어 왔기 때문에, 무자비하고 폭압적인 철권통치 없이는 작동하지도, 작동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1990년대는 감소하는 산업 생산량과 수출, 낮아지는 생산성, 높은 인플레이션, 그리고 정부 예산과 건실한 몇몇 신흥 기업들에 심각한 위협이 되었던 반복적인 금융 경색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국민들을 만족시키고 이전 정권의 만행을 보상하기 위한 소비재의 수입이 폭증했으며, 이는 정부의 재정적자를 가져왔으며 외채가 위험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1996년, 우파로의 정권교체는 뚜렷한 경제 개혁과 민영화의 가속을 의미했으나 그들의 노력은 주춤거렸다. 1996년부터 2000년 사이에, 루마니아는 전환 초기보다 경제적으로 나은 점을 찾기 어려웠고, 헝가리, 폴란드, 체코 공화국 등의 다른 동유럽 국가들에 비해 계속 뒤쳐져 있었다. 정치 스캔들과 갈등은 경제 및 재정 위기들과 번갈아가며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대 초반의 개혁이 불가역적이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며, 그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었다. 1990년대 매우 유사한 전환 과정을 겪은 유일한 나라는 이웃 나라인 불가리아이며, 이 나라도 상대적 빈곤과 정체를 겪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모두 경제적 고난과 인플레이션을 경험했지만, 불가리아의 경우는 루마니아가 일찍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훨씬 더 심각하며 파괴적인 인플레이션이었다.
경제와 정치의 안정은 2000년 이후에도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비록 부자연스럽고 미적지근하긴 했지만, 개혁은 그 결실을 맺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 초와 비교했을 때, 루마니아의 경제는 체질개선이 이뤄지기 시작하였다. 루마니아가 EU 회원국이 되었을 때, 1인당 국내총생산은 현재 미화로 환산하여 1992년에 1,100불의 최저치를 기록한 뒤 2008년에는 10,130불로 10배 증가하였다. 서브프라임 금융 붕괴가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영향을 주기 시작했을 때, 그 파급력을 무시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미국이나 영국, 아이슬란드 등에 비해 그 심각성이 비교적 낮았다. 무엇보다, 공산주의 시대부터 그 때에 이르기까지 루마니아는 지속적인 경제 침체 속에 있는 나라였고, 서유럽이나 북아메리카에서 느낀 끔찍한 경제적 충격이 동유럽에서는 그렇게까지 극적으로 보이진 않았던 것이다. 모든 구 공산권 국가들 중에서 폴란드가 폭풍을 가장 잘 극복할 수 있었고, 가장 역동적인 유럽 경제 중 하나로 등극할 수 있었다.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의 첫 10년간, 경제와 정치 개혁의 속도는 점진적으로 속도를 붙여갔다. 지평 위의 새로운 목표와 확고한 계획 속에, EU 회원국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연속 집권한 루마니아 정부는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하였다. 이웃 나라 불가리아의 정부가 파괴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비틀거리고 있을 동안, 루마니아의 중앙은행은 마침내 물가 상승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전면적인 통화 개혁이 2005년 도입되었고, 루마니아의 화폐는 필수적인 안정성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1997년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뒤, 2004년 루마니아는 NATO에 가입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전체 유럽의 통합이라는 목표를 이루는데 있어 열의와 낙관론이 불붙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2007년에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유럽 연합에 간신히 가입할 수 있었다. 2013년, 크로아티아는 EU 회원국 지위를 얻은 마지막 나라가 되었고, EU가 언제 어떻게 추가적인 확장을 꾀할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EU 가입 과정은 궁지에 몰린 루마니아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점이다.
지난 2년간, 루마니아 산업 생산은 계속 부진하지만, 세계 경제 침체, 특히 중국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그리 위축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조심스러운 성장세마저 꺾일 조짐이 보이고 있다. 수출이 위축되고 소비자 신뢰도가 감소하는 등 염려스러운 경제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 2015년 말을 기준으로 루마니아는 GDP의 40% 가량을 수출에 의존하며 경제의 외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국내 수요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에 충분치 못하며, 다른 소규모 경제권들이 보통 그러하듯 세계 시장 상황에 따라 성장세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록 루마니아가 영국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다른 EU 회원국들에 비해 여전히 경제적으로 뒤처져 있지만, 루마니아의 공공 재정 상태는 비교적 나은 실정이다. 총 국가채무는 GDP의 40% 내외 수준이며, EU 평균인 약 70%에 비해 한참 낮은 수치이다. 정부의 예산 수요를 감안했을 때, 순채무는 GDP의 32% 수준에 불과하며, 외환보유고는 2015년 말을 기준으로 GDP의 4.6%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공채 중 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에 그치고 있으며, 이 중의 또 다른 3분의 1은 미국 달러 환산 국채이다. 비록 루마니아의 공공 재정 상태가 평균 수준을 상회한다고 하더라도, 루마니아의 경제학자와 논평가들 사이에서 국채가 GDP의 45%를 넘어갈 경우 그 부담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07년 가입 이전에 루마니아와 ‘유럽인의 유럽(EU)’ 간의 협상에서 가장 민감했던 이슈는 사회 개혁, 정치 안정성, 그리고 부패 문제였다. 정부는 다른 선진 회원국들의 사회 정책들에 맞춰 신속하게 방향을 전환하였다. 비록 국내 정치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였지만, 쓰디쓴 권력 투쟁과 폭언이 오가는 상황이었다. 루마니아가 1991년에 프랑스식의 대통령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이는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이원적이며 새로운 형태의 대규모 정치적 논쟁이 벌어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대통령은 그의 고유 특권을 주장했고,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국회와 정부, 그리고 대통령은 상호 고발과 정략적 가식, 갈등 조장, 훼방 놓기 등의 행동으로 수시로 각을 세웠고, 유권자들에게 정치 환멸을 가져다 주었다. 2015년에 있었던 가장 최근의 대통령 선거에서 트란실바니아의 독일계 소수파에 속한 사람이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Klaus Iohannis는 새 정부의 중앙 정치 축 중 하나의 부패와 싸우며 정치적 기반을 쌓아 이를 바탕으로 당선되었다. 루마니아는 종종 뿌리깊은 부정부패로 알려져 있으며, 루마니아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알기 위해 국제 순위를 살펴볼 필요조차 없다. 이 주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정치 담론은 날카로우며 단호하다. 낮은 수준의 사회적 신뢰와 관용 때문에, 이 국가적 강박관념은 마녀사냥으로 돌변하기 직전이다. 부패에 대한 인식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모든 정치 부문 토론에서 항상 주장했던 것처럼 실제로 널리 퍼져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의심의 여지 없이, 부패는 골치 아픈 현실이지만, 루마니아는 비잔틴의 관료적인 조직이 남아있어 거의 모든 경제와 정치적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과 비효율성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역설적으로, 공평함을 보장하기 위해 관료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할수록, 이미 실망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비용이 부과된다. 우리 앞에 놓인 주요 선결과제 중 하나는 사회적 자본의 여유를 축적하여 사회적 신뢰를 통해 전국에 걸쳐 더 많은 협력과 선의를 낳는 것이다. 초기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는 1990년 이래로 지속적인 발전을 일궈왔다. 경제는 회복되었고, 물가는 안정되었으며, 민주주의는 살아남았고, 생활 수준은 조금 높아졌으며, 선진 유럽 국가들과의 격차도 서서히 좁혀지고 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고, 루마니아가 이런 모멘텀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사회적, 물적 자원을 모을 수 있을지는 오직 시간만이 말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Dimitrova A., Dragneva A. (2001) Bulgaria's road to the European Union: Progress, problems and perspectives, in Perspectives on European Politics and Society 2 (1), 79-104
2. Kim, Yvonne (2013), Romania-Korea Relations: A Case Study in Foreign Policy Change (22 Nov. 2013),
http://asiasociety.org/korea/romania-korea-relations-case-study-foreign-policy-change,retrievedonJanuary15,2016
3. Piatkowski, Marcin (2015), Four ways Poland’s state bank helped it avoid recession, June 12, 2015 9:00am
http://www.brookings.edu/blogs/future-development/posts/2015/06/12-poland-financial-crisis-piatkowskiretrievedonJanuary17,2016
4. Racovita M., (2011) Europeanization and Effective Democracy in Romania and Bulgaria, in Romanian Journal of Political Science, Vol 11 - No 1 – 2011
5. The Industry Barometer, IRSOP & SNSPA, Faculty of Management, ECONOMISTUL INFO, 2015-12-22 09:15,
http://www.economistul.ro/barometrul-industriei-irsop-amp-snspa-facultatea-de-management-s1290/(publishedinRomanian;retrievedJanuary9,2016)
6. The public debt: never-ending controversies and tacit solutions, ECONOMISTUL Nr. 49 - 50, 2015-12-14,
http://www.economistul.ro/la-cumpana-anilor-2015-2016-datoria-publica-tema-de-controverse-perpetue-si-solutii-acceptate-tacit-de-toata-lumea-a8340/ (published in Romanian; retrieved January 9, 2016)

World Bank Data:
http://data.worldbank.org/indicator

Other online sources
EU member countries:
http://europa.eu/about-eu/countries/member-countries/,retrievedJanuary15,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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