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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가나 경제가 마주한 도전과 극복방안

가나 Ishmael K. Tsatsu University of Ghana Researcher 2021/12/03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지난 30년간 가나 경제는 코코아·금·원유 등 주요 수출품의 가격 상승과 생산량 증대에 힘입어 큰 발전을 이루었다. 이 기간동안 실질 GDP는 4배 수준으로 뛰고, 절대 빈곤율은 절반으로 떨어졌으며, 2011년부터는 중저소득국가(Lower Middle Income Country)로 경제 등급이 한 단계 상승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천연자원에 의존해 달성한 경제 발전이 미래에도 계속되어 가나의 거시경제 성장과 빈곤 퇴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는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가나는 지금까지의 성공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국내 총인구의 11%에 해당하는 330만 명이 아직도 극도의 빈곤에 허덕이고 있고,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 2019년부터 빈곤율 개선은 답보 상태이다. 또한 청년 세대의 실업률은 12%, 불완전고용률은 50%에 달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평균을 상회했으며, 일인당 GDP는 유사한 상황에 있는 여타 개발도상국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글로벌 통계 사이트 스태티스타(Statista)1)2) 자료에 따르면 가나의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중은 80%를 상회했다. 


<그림 1>  2017~2022년 가나 빈곤율 통계
* 자료: 가나 통계국(GSS, Ghana Statistical Service), 2021년


가나의 경제 성장이 석유자원에 의존하면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관련 산업에서 충분한 수의 일자리가 공급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한편 석유 부문을 제외한 다른 경제 분야는 발달 수준이 떨어지며, 가나 북부에서는 반군이 힘을 얻는 등 안보 문제마저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석유산업 일변도인 가나 경제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석유 이외 부문의 산업화를 통한 국가 경제 구조조정에 노력하고 있다3). 일례로 정부는 민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산업 역량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가 산업 활성화 프로그램(National Industrial Revitalization Program)을 도입했으며4), 제조업과 직물업 분야에서 재무적 위기에 놓인 60여 개의 기업에도 금전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원금 형식의 정부 지원이 가장 효율적인 경제 부양책인가와 관련해서는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는 정부 관료들이 지원금 지급 대상 기업을 결정한다는 점이 과연 합당한가? 정부가 시장경제의 승자와 패자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가? 지원금 지급 형식의 정부 개입은 공공 자금의 비효율적 사용을 불러오며, 노동자들을 위한 의료 서비스나 빈곤층 사회안정망 구성 등 자금을 필요로 하는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 감소라는 기회비용을 야기한다. 또한 불경기를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은 대증요법에 불과하기에 석유 이외 산업의 역량 부족이라는 근본적 원인은 해결하지 못한다는 핵심적 문제도 존재한다.

가나 경제의 주요 도전요소

1. 부채 문제
가나 경제의 핵심 문제는 공공재정 조달과 부채 관리에서 찾을 수 있다. 2006년부터 2021년까지 가나의 국가부채는 GDP의 26%에서 83.54%로 약 3배가량 뛰어올랐다(Statisa). 에너지 부문 국영기업들의 재정상황이 악화되고 선거철을 앞둔 정부의 지출이 증가하면서 공공 부채도 증가세에 있다. 정부 예산 통합사업이 시행된 이후로 재정적자와 공공부채 비율이 감소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부채 상환금과 공공 인건비는 여전히 세수의 많은 부분을 잠식하고 있다. 따라서 재정정책, 공공재정, 부채관리, 에너지 부문 국영기업 구조조정 등 세수 확대를 위한 구조적 개혁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 전력난
전력공급이 불안정하고 전력 부문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다는 점도 경제 발전의 주요 장애물이다. 가나의 전력 부문은 언제나 유동성이 크며, 근로인력 및 운영인력 모두가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받지 못해 관리작업이 부실하게 수행되면서 정전사태가 잦다. 한편 수요-공급 간 격차는 사상 최대 수준에 다다랐고, 대규모 정전과 전압부족현상이 흔히 일어난다. 가나의 전력 설비용량은 4,000 메가와트이지만 발전용수 공급 불안, 연료 부족, 낙후된 인프라로 인해 실제 발전용량은 2,400 메가와트를 넘긴 적이 많지 않다.

전력 수요-공급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각 방안마다의 현실적 한계 또한 존재한다. 먼저 송전용량 증대, 발전시설 투자 확대 등은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기 용이한 시책이지만 여기에 들어갈 자금의 확보가 문제이다. 한편 전력 공급 가격을 올리게 되면 시장의 전력 수요를 줄일 수 있지만, 정치적 반대에 부딪힐 공산이 높다. 따라서 정치적 안정성을 보존하면서도 전력 분야의 대규모 개혁을 실시하는 일은 쉽지 않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라크에서는 전력 분야의 손실은 세수를 줄이고 인프라 악화를 유발해 GDP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졌다5). 가나가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는 기존 발전시설의 효율성을 늘려 신규 인프라 구비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 없이도 가용 전력량을 상당폭 증대하는 것이다6). 전력 분야 관계자들이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만약 산발적인 정전을 줄이고 기존 발전설비를 작동하는 데 충분한 양의 표준 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면 기존 전력 인프라만으로도 전력 생산량을 20~30%가량 늘릴 수 있고, 이에 따라 설비 확충 없이도 전력 수요-공급 간 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이 방안의 실현 가능성은 낮으며, 따라서 가나는 정부 지출의 많은 부분을 새 발전설비 건설에 할애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전력 부문은 각종 비효율성 문제로 인해 완전 가동 상태에서도 전력 수요를 간신히 감당하는 데 그치고 있다.

3. 환경문제
가나 국민의 건강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대기 오염이 초래하는 경제적 비용은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 4,000억 원)에 달하고, 연간 1만 6,000명의 가나인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된다7).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의 과반수 이상은 노년층이며, 5세 이하 영유아 사망을 유발하는 폐렴 발생 건수 절반 이상도 대기오염으로 인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수질 오염도 가나 GDP의 3%를 넘어서는 경제적 피해를 야기하며, 급수원 부족, 위생상태 미비, 산업 폐기물 및 독성 물질의 방류 문제와 결부되어 가나 국민의 건강에 큰 악영향을 준다. 

특히 가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가나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3,000톤 이상으로, 이 중 대부분이 버려진 채 방치되거나 임시 처리장에 묻혀지고8), 각종 쓰레기로 인해 하수도가 막히거나 해양 오염이 발생한다. 수도 아크라(Accra)의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최대 원인으로는 아그보그블로시(Agbogbloshie) 쓰레기처리장으로 향하는 전자제품 쓰레기들이 지목되는데, 전자 부품을 불태우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대기로 퍼져나가고, 독성을 지닌 금속이 강물과 바다로 유출되기 때문이다. 가나에서는 납과 수은 중독으로 인한 질병 치료에 4억 4,000만 달러(한화 약 5,200억 원)가 쓰이고, 독성 물질이 어린이의 지능 발달 저하 현상도 일으키고 있다.

4. 교육 체계 미비
가나의 교육체계 질 저하도 석유 이외 부문 경제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이다. 정부는 해마다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으나, 이들이 받는 교육이 미래 세대의 직업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이다. 가나 학생들은 직업생활에서의 문제 해결을 위한 비판적 사고, 그리고 혁신적 사업 전개에 필요한 창의적 능력 대신 기계식 주입 교육을 통해 단순히 사실을 암기하는 방법만을 배우고 있다9).

직업생활에 필요한 사고능력 함양 대신 기계식 학습방식의 적용을 받는 것은 대학 교육도 마찬가지이며, 그 이면에는 순종적 노동력을 원할 뿐 비판적 사고력을 지닌 청년계층 확대를 원하지 않는 가나 기업가들의 의도가 숨어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국내 교육의 질 문제는 가나 경제가 지닌 다양한 문제의 해결 가능성을 어둡게 한다. 가나 재무장관은 최근 연설에서 국내 기업의 고용역량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으며 사회로 새로이 진출하는 청년들이 취업 대신 창업에 집중해야 함을 주장했지만, 청년들이 지금까지 받아온 기존 교육과정은 활발한 창업활동에 적합하지 않다.

가나 경제 문제의 해결방안

1. 식량 안보 강화
위에서 소개한 많은 문제들 때문에 가나는 충분한 수준의 식량 자급률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기에 국내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해 수요-공급 간 불일치를 줄이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공급 측면에서 식량 생산량 증대, 소규모 자급형 농장에서의 자원 사용 효율성 향상, 재배 곡물의 다양성 확보, 농업 기술 개선, 연구개발 투자, 도시지역 농업 활성화, 양식업 생산성 향상 및 소규모 농업 종사자를 위한 신기술 개발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더해 불법 채굴, 산림 훼손, 사막화 문제 해결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장기적 농업 정책을 추진함과 더불어 유기농법 확대와 토지 및 용수 관리 개선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단기적 식량 안보 문제 해결 이외에도, 식량 공급량에 비해 인구가 더욱 빠르게 늘어난다는 이른바 맬서스의 인구문제, 그리고 가나 북부의 식량 안보를 악화시키고 있는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현재 추산에 따르면 2100년까지 세계 인구가 110억 명을 넘어설 것이기에,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식량 생산량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져야 할 것이다.

1970년 녹색 혁명의 기원이 된 연구와 관련해 노벨상을 수상한 노먼 볼로그(Normal Borlaug)는 세계 각국 정부들이 글로벌 식량 공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할 수 있는 기한이 30여 년 밖에 남지 않았음을 경고했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시한이 이미 20여 년이나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가나는 아직도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2.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세계은행이 발간한 ‘가나의 청년고용 프로그램: 효과적인 정책 개발과 시행을 위한 방안(Youth Employment Programs in Ghana: Options for Effective Policy Making and Implementation)’ 보고서에서는 농업, 혁신기업, 도제식 훈련법, 건설업, 관광업, 스포츠 등을 가나 청년 고용기회 확대를 위한 핵심 부문으로 제시했다. 진로 관련 지도와 상담, 직능 기반 학습, 코칭 및 멘토링도 청년들이 직업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유용한 수단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및 미래 향방
국내 자원에 기반한 가나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먼저 공공 부채 상환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여기에는 지원형 저리 차관(Concessional Loan)을 비롯한 국외로부터의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외화 보유고를 확대하면서 채권단과의 대화를 통해 부채 재협상 및 구조조정, 상환 유예기한 연장 등 다양한 방책을 모색해야 한다. 

한편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급속히 변화하는 노동시장이 요구하는 새롭고 다양한 능력과 기술에 맞추어 교육체계 및 역량개발 활동을 일신해야 할 것이다. 이어 더해 직업훈련 과정에 기업들을 직접 참여시키거나 직능별 자격증을 발급하는 등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통해 청년들의 미래 직장환경 적응을 돕고, 학교 내부에서의 취업 대비 활동을 확대해 젊은 세대의 사회 진출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가나가 겪는 만성적인 재정 문제 극복을 위해서는 석유 이외 분야의 성장을 중점적으로 도모해야만 한다. 이와 같은 노력들을 통해서만 가나 경제가 현존 도전요소들을 극복하고 향후 성장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 각주
1) The Economist, “After its 16th bail-out, Ghana hopes to put the IMF behind it,” 22 June 2019.
EU 가입 준거가 되는 마스트리히트 기준(Maastricht Criteria)는 부채 비중이 GDP의 60% 이상인 경우 재정적 책임성이 결여된 국가로 분류한다
3) EIU, “Changing the Structure of Ghana’s economy,” 23 June 2018.
4) 본 프로그램에 더해 정부는 국내 지역 하나당 공장 하나씩을 건설하겠다는 야심차지만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남는 이른바 1D1F 정책도 제시했다.
5) Aljawareen, A. F. (2019). “Iraqi Economy Post ISI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Manage Econ Res J, 5(2019), 9565
6) 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 Engineering, and Medicine (2017) Enhancing the resilience of the nation's electricity system National Academies Press.
7) blogs.worldbank.org/africacan/ghana-balancing-economic-growth-and-depletion-resources
8) blogs.worldbank.org/africacan/ghana-balancing-economic-growth-and-depletion-resources
9) Margolis, J., Estrella, R., Goode, J., Holme, J. J., & Nao, K. (2017). “Stuck in the shallow end: Education, race, and computing.” MIT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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