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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아프리카, 경기 회복 갈 길 먼데 식량 위기에 심각한 인플레까지 발생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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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강타한 우크라이나발(發) 인플레이션 충격 

서아프리카, 국내 생산량 감소와 우크라이나 전쟁 겹쳐 인플레이션 급등
농산물 생산량 감소,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 공급망 교란이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식품 가격을 포함한 물가 폭등을 야기하고 있다. 2021년 4/4분기 서아프리카 지역의 식품 가격은 5년 평균 가격보다 39.4% 상승했다. 가나에서는 2022년 3월 인플레이션율이 19.4%로 2009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22.4%에 달한 식품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율 상승을 이끌었다. 나이지리아에서도 3월 물가 상승률이 15.9%에 달했으며, 식품 가격 상승률은 17.1%를 기록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식량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비축되어 있던 곡물 4만 미터톤을 방출했으나, 근본적인 물가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가 상승, 특히 식량 가격 인상으로 인해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약 2,700만 명이 기근 상태에 놓인 상황이며, 식량 위기를 막기 위한 대책을 취하지 않는다면 서아프리카의 기근 인구는 2022년 6월에는 3,800만 명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은 국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공급망 교란과 국제 유가 상승은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식품을 포함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야기했다.  특히 식량 수요량의 30~5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는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한 예로 연 식량 수요량이 450만~500만 미터톤에 달하는 반면 식량 생산량은 60만 미터톤에 불과한 나이지리아는 이집트와 함께 아프리카 최대 밀 수입국으로 밀 수입 비용만 연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 4,770억 원)에 달한다. 식량뿐만 아니라 비료 가격도 상승했으며,  서아프리카 지역의 비료 수입량은 100만 톤 이상 감소했다. 가뭄과 서아프리카 각국의 국경 봉쇄에 따른 노동력 이동 제한,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한 농민 이주 또한 식품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외적 요인이 겹치면서 서아프리카 지역 일부 지역에서는 식량 생산량이 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나이지리아, 인플레이션과 실업 겹쳐 빈곤 심화 우려 
나이지리아는 만성적인 실업 문제를 겪고 있다. 2020년 27.1%였던 실업률은 2021년 1/4분기 33%까지 치솟아 1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34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42.5%에 이른다. 일자리를 가진 사람 중에서도 약 17%만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을 정도의 소득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실업률에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나이지리아의 빈곤과 불평등 심화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나이지리아 통계청은 물가 상승과 실업률 증가로2021년 나이지리아인의 생활 수준이 2020년보다 악화되었다고 평가했으며, 세계은행(World Bank)은 나이지리아 전체 인구의 약 40%에 달하는 빈곤층이 2022년에는 인구의 45%인 9,5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 가나와 나이지리아 경제를 부정적으로 전망
물가 상승은 공공 부채와 재정 적자 증가에 직면한 서아프리카 경제에 또다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4월 7일 세계은행은 2022년도 가나의 경제성장률을 5.5%로 전망했지만, 부채 증가와 정부 재정 적자 확대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가나의 공공 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85%에 달하며 재정 적자 또한 2016년 GDP의 6%에서 GDP의 12%로 늘어났다. 실제로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피치는 가나 정부의 취약한 재정 상황을 경고하며 신용등급을 하향한 바 있다. 세계은행은 재정 수입을 확대하여 2022~2024년 평균 재정 적자 규모를 GDP의 5.8%로 낮추겠다는 가나 정부의 계획을 지나치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가나 경제가 아직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은 추가 악재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은행은 국제 유가 상승이 나이지리아 경제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2022년도 나이지리아의 경제성장률이 3.8%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세계은행은 지나치게 원유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가 경제 회복 속도를 저하하고 있으며, 유가 인상이 오히려 정부의 휘발유 보조금 지출을 4조 나이라(한화 약 11조 8,747억 원)까지 증가시켜 정부 재정 부담을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다중 환율 제도, 특정 품목에 대한 수입 금지와 2019년의 국경 폐쇄 조치와 같은 정책 또한 해외 투자 유치를 방해해 나이지리아의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되었다.

식량 위기 직면한 북아프리카, EU로부터 지원 받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아프리카 지역 식량 가격 급등…각국 정부 대응에 나서
북아프리카 지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는 식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모로코는 밀 수입량의 36%를, 튀니지는 6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한다. 이집트는 세계 최대의 밀 수입국으로 약 7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식량 가격 상승을 촉발했다. 2022년 2월 1톤에 345달러(한화 약 42만 6,592원)였던 알제리의 밀 수입 가격은 3월 485달러(한화 약 59만 9,702원)로 상승했으으며, 이집트에서는 3월 식품 가격이 20%, 빵 가격은 50%가 상승했다. 튀니지에서도 빵 가격이 25%, 밀 가격은 40% 상승했다. 식품 가격 인상에 대응해 북아프리카 각국 정부는 식품에 제공되는 보조금 예산을 늘리고 식품 수출을 금지시켰다. 모로코는 밀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2021년도 33억 디르함(한화 약 4,151억 원)에서 2022년 38억 디르함(한화 약 4,780억 원)으로 인상했으며, 튀니지는 식품 보조금 예산을 30% 가량 추가 배정하여 약 12억 달러(한화 약 1조 4,83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이집트는 3개월간 빵 가격을 고정하고 이를 어기는 업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식품 가격 인상, 인플레이션율 상승 견인
식품 가격 인상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집트에서는 2022년 3월 식품 가격이 전월대비 4.5%, 밀과 빵 가격은 11% 상승하면서 올 3월 기준 이집트의 연평균 인플레이션율은 12.1% 상승, 전년 동기 대비 4.8% 상승을 기록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는 2022년 기준 알제리와 튀니지, 이집트의 인플레이션율이 7%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으며, 튀니지의 경우 인플레이션율이 8%까지 다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집트에서는 달러화 대비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까지 떨어지며 물가 상승을 부추겼고, 이에 이집트 중앙은행은 물가를 안정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p 인상했다. 

식품 소비가 증가하는 라마단 기간에 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북아프리카 각국 국민의 어려움도 가중되었다. 물가 상승에 대한 이집트 국민의 불만이 커지자 무스타파 마드불리(Moustafa Madbouly) 이집트 총리는 공개적으로 현재 이집트가 코로나19 유행보다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밝혔으며, 압델 파타흐 엘시시(Abdel Fattah El-Sisi) 이집트 대통령은 식량 낭비를 멈출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튀니지에서는 빵 품귀 현상이 일어나 빵 가게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편 알제리에서는 4월 26일과 27일 양일에 걸쳐 공무원들이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유럽연합(EU), 북아프리카 국가에 자금 지원 계획
한편 EU는 식량 가격 상승 사태가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제재라는 러시아 측의 선전에 대응하여 북아프리카 국가에 지원을 제공하는 식량 외교에 나섰다. EU는 중동·북아프리카 국가에 지원할 자금으로 2억 2,500만 유로(한화 약 3,040억 원)를 편성해 이집트에 1억 1,250만 유로(한화 약 1,520억 원), 모로코와 튀니지에는 1,500만~2,500만 유로(한화 약 202억 원~337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동아프리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근 심화

동아프리카의 기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화
1981년 이후 최악의 가뭄이 발생해 기근에 시달리던 동아프리카 지역의 식량 상황은 동아프리카 국가들이 식량 90%를 수입하던 주요 식량 공급처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식량 수출이 전쟁으로 중단되면서 더욱 악화되었다. 가뭄으로 인해 식량 생산량이 70%가량 감소한 케냐에서는 국가 재난 상황이 선포되기에 이르렀다. UN은 케냐,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소말리아에 이르는 지역에서 1,300만 명이 식량 위기에 놓여 있다고 밝혔으며, 옥스팜(Oxfam)은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기아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약 2,800만 명에 다다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의 이목이 우크라이나에 집중되면서 동아프리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1월 총 1억 3,000만 달러(한화 약 1,606억 원)의 지원금을 요청했지만 4월까지 단 5,000만 달러(한화 약 618억 원)를 확보하는 데 그쳤으며, 유엔세계식량계획은 지난 2월에 요청한 긴급구호자금 중 4%만을 받았다.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남수단이 UN에 요청한 자금  중 단 3%만이 모금되었으며, 케냐가 요청한 금액은 현재까지 11%만이 확보되었다. 동아프리카 지역 구호에 필요한 자금은 약 4억 7,300만 달러(한화 약 5,846억 원)로 추선된다.

식량 부족으로 동아프리카 각국에서 식품 물가 폭등
기근과 식량 수입 차질은 동아프리카 각국에서 식품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밀 수요량 90%를 수입하는 소말리아에서는 밀과 식용유 가격이 300%나 뛰어 올랐다. 수단에서는 밀 수입량이 60% 감소함에 따라 빵 가격이 두 배 이상 늘어나 일부 빵집이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케냐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식품 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이미 2021년 말부터 국제 공급망 교란으로 식품과 가축용 사료 가격이 크게 뛰어오른 케냐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 상승 압박이 가중됨에 따라 2022년 2월 식품 가격 상승률이 8.69%, 3월에는 9.92%를 기록했다. 케냐 농업부는 식품 가격이 70%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으며, 비료 가격도 두 배가량 뛰면서 장기적인 농업 생산량 감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식품 가격에 더해 유가와 연료비 인상 또한 물가 상승을 자극한 요인이다. 지난 3월 케냐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4% 인상되면서 각종 물가도 같이 뛰어올랐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케냐 정부는 휘발유 품귀 현상을 단속하는 한편 4월 10일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고 4월 11일에는 휘발유 판매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물가 안정 조치를 시행했다.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 소비와 경제 활동이 위축되어 케냐 경제 전반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실제로 4월 11일 케냐의 NCBA 은행은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 활동 둔화를 이유로 2022년 6월까지 케냐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8%에서 5.2%로 하향 조정했으며, 14개 세계 주요 은행과 경제분석기관 또한 2022년 케냐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4%에서 5.1%로 낮추었다.

남아프리카 각국, 인플레이션 억제 위해 기준금리 인상

남아프리카 각국,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 직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남아프리카 각국이 물가 상승 문제에 직면했다. 3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5.9%를 기록했다. 특히 고유가로 인해 2021년 3월~2022년 3월 휘발유와 경유 등 연료비가 33.2% 상승하며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남아공 압사(Absa) 은행은 유류세 유예 등 물가를 낮추기 위한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가 계속되어 6월에는 남아공 중앙은행이 정한 최대치인 6%를 넘어 6.2%까지 다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압사 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고유가 뿐만 아니라 중국의 봉쇄 정책에 따른 공급망 교란, 남아공 홍수 피해에 따른 농업 생산량 감소와 같은 요인들이 물가 인상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았다.

나미비아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는 인플레이션율 상승으로 나타났다. 2월 인플레이션율이 4.5%라고 밝힌 나미비아 중앙은행은 유가 및 식량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올해 인플레이션율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6%로 상향 조정했다. 나미비아의 자산관리기업인 시모니스 스톰(Simonis Storm)은 유가 인상의 영향을 고려하여 2022년도 인플레이션율 전망치를 기존 6.1%에서 7.1%로 상향했으며, 유가 변동 추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율이 최대 10.4%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나미비아의 연료비는 2021년 1월 대비 51%나 상승했고, 4월에만 11%가 뛴 상황이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기관 피치에 따르면 국제유가와 식량 가격 상승으로 2월 인플레이션율이 10%대까지 오른 보츠와나 또한 2022년 평균 인플레이션이 기존 전망치인 8%보다 상향 조정된 8.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피치는 보츠와나의 전체 수입의 14%를 차지하는 원유와 밀 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승하면서 보츠와나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 보츠와나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3%에서 4.8%로 하향 조정했다.

남아공과 나미비아, 인플레이션 억제 위해 기준금리 인상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남아공과 나미비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지난 3월 남아공 중앙은행은 2021년 1월과 11월에 이어 세번째로 기준금리를 4%에서 4.25%로 인상했다. 남아공 BNP 파리바스(BNP Paribas) 은행은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5월에 기준금리가 다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남아공의 통화 정책을 따르는 경향을 보이는 나미비아도 4월 13일 기준금리를 4.25% 인상했다. 나미비아는 남아공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인 지난 2월 2016년 4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4%로 0.25%p 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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