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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잠비아의 외채 위기: 히칠레마 정부의 개혁책과 채권단 협상 현황

잠비아 Lloyd Magangeni Economic Research Southern Africa Professor 2022/06/08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잠비아의 에드거 룽구(Edgar Lungu) 전 정부는 국가 경제와 시장에 대한 개혁을 공약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2021년 8월 선거에서 야당 후보 하카인데 히칠레마(Hakainde Hichilema) 현 대통령이 승리하며 정권이 교체되자, 당시 잠비아 국채 가격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미국 달러 대비 잠비아 통화 콰차(Kwacha)의 가치도 7.8% 올라가는 등 시장도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히칠레마 대통령은 2021년 선거 과정에서 앞으로 5년 내로 잠비아가 지고 있는 128억 달러(한화 약 16조 원) 규모의 부채 위기를 해결하고 연간 10%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경제 분야에서의 핵심 개혁을 추진하고 재정 긴축을 도모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현재 잠비아 국민이 겪는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일례로 국제 통화 기금(IMF)은 잠비아와의 협상에서 전기 요금과 휘발유에 대한 보조금 철폐 및 공무원 급여 개혁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구조조정 조치는 시민들의 반발을 불러올 여지가 다분하다.

이에 더해 잠비아 정부는 이전 행정부에서 해마다 감소했던 사회복지 지출 문제를 해결하면서 그 과정에서 빈곤층이 받을 수 있는 악영향을 완화해야만 한다는 과제도 함께 안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히칠레마 대통령은 잠비아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법치 회복, 낭비되는 공공 자원 보존, 부패 퇴치와 같은 핵심 과제를 IMF의 지원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만 한다는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채권단과의 부채 조정 협상 현황
지난 정부의 책임감과 투명성 부재는 자원의 부실한 관리와 낭비로 이어졌고, 따라서 잠비아 정부는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통령 차원에서 문제 해결에 뛰어들었다. 먼저 히칠레마 정부는 지난 정권에서 추진하다가 결렬된 IMF와의 차관 협상을 재개했는데, 현재 미국과 중국의 채권단이 부채 조정의 선결 요건으로 IMF와의 협상 타결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잠비아 경제 부흥에 필요한 국외 자본을 얻기 위해서는 이 과정을 마무리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본 차관 협상에는 정부의 재정 정책 역량을 보장해 잠비아가 지난 2020년에 G20 차원에서 타결된 주요 채무국 대상 부채 조정 프레임워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IMF는 잠비아의 정책에 구체성과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문제가 일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5억 6,000만 달러(한화 약 7,000억 원) 규모의 신규 차관에 동의한 상태이며, 잠비아가 IMF의 요구에 따른 정책 개혁을 실시할 경우 추가 자금 투입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렇게 많은 수의 채권단과 동시에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실제로 협상 과정에서 도움이 되거나 잠비아 정부에 대한 지원 의지를 높일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의문이 존재하며, 1차 협상 종료를 통해 일부 자금을 지원받게 되더라도 향후 추가 재원 투입을 위한 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분명하지 않다. 특히 잠비아 외채 중에서 57억 8,000만 달러(한화 약 7조 3,000억 원)가량을 보유한 주요 채권국인 중국은 잠비아 정책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비교적 엄격한 조건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러한 중국이 부채 조정 협의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잠비아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은 중국의 협상 참여를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주체별로 따로 결론을 내기보다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일괄적인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잠비아에 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같은 맥락에서 잠비아 정부는 부채 협상을 협의하는 위원회에서 공동 의장 자리를 희망하던 주요 채권국인 중국에 그 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주도권을 보장해 주었고, 이를 통해 잠비아가 공정한 태도로 협상에 임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과 신규 도입 체계가 IMF와 세계은행(World Bank), 중국 등 국제 채권단이 요구하는 바와도 부합하기에 이들과의 부채 조정 및 신규 차관 협상 타결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록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관련 과정이 계획보다 지연되기는 했지만, 잠비아 정부는 히칠레마 대통령 집권을 전후해 채권단의 요구사항을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궁극적 타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는 중이다.

IMF의 잠비아 경제 개혁 권고안
IMF는 잠비아 부채 조정 과정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잠비아 중앙은행(Reserve Bank of Zambia)의 독립성 보장 및 재정·통화 정책의 신중한 집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잠비아가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중앙은행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통화 정책의 기반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IMF가 제시한 중기적 관점에서의 개혁안에 포함된 조치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경제 운영 방식과 공공 재정 관리의 개선, 그리고 부채 관리 수준의 향상과 투명성 제고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정부 지출을 제한하고 공공 조달 관련 규정을 엄격히 집행해 예산에 대한 신뢰를 복원하고 공공 재정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하며, 이를 통해 부채 절감과 더불어 민간 부문 성장 지원이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출·보증 분야 법령 개정안을 포함한 법제 분야의 핵심 개혁은 경제 운영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부채 취약성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잠비아의 경제 운영에 대한 평가에 IMF도 참여해 포괄적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다른 한편으로 잠비아 정부는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회복하고, 공공 자원이 청소년을 비롯해 지원을 시급히 요하는 계층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에도 개혁의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정부 재원이 기존의 비효율적 공공 투자나 보조금 제도가 아니라 보건의료와 교육, 사회 복지 등 필요 분야에 적절히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 과정을 중기 의제를 통해 관리하면서 정부 수입 증대를 위한 정책과 행정 절차의 개혁을 도모해야 한다.

잠비아 경제 개혁의 향후 전망
잠비아의 현 정부가 출범 당시 공약한 고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먼데, 먼저 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구조조정을 완수하는 데에는 외부로부터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히칠레마 정부는 IMF와의 부채 조정 협상을 완료하는 것을 1차적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 측면에서 지난 2021년 12월 3일에 IMF와 실무 차원의 협의에 이르는 소정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만약 해당 협의가 IMF 이사회의 승인을 얻게 되면 초기 요건을 확보한 이후 본격적인 부채 조정에 들어갈 수 있고, 여기서 양자 부채 35억 달러(한화 약 4조 4,000억 원), 유로본드(Eurobond) 부채 30억 달러(한화 약 3조 8,000억 원), 다자 기관 부채 21억 달러(한화 약 2조 6,000억 원), 상업은행 부채 29억 달러(한화 3조 6,000억 원)를 각각 어떻게 조정할지에 대한 논의를 개시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히칠레마 정부의 입장에서 채권단과의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국내 주체가 겪을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공공 지출 삭감과 정부 수입 증대를 도모하는 긴축 개혁을 시행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에너지 보조금 철폐와 공공 부문 임금 삭감, 그리고 민간 전력 업체에 총 7억 2,000만 달러(한화 약 9,000억 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국영 전력 공사 제스코(ZESCO)에 대한 구조조정 시행 등이 포함된다.

한편 히칠레마 정부는 오늘날 국제 사회가 청정에너지와 저탄소 체계로의 이행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잠비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이행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재료가 바로 잠비아의 주력 수출품인 구리인데, 이에 따라 앞으로 국제 시장에서 구리의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사실은 잠비아 정부가 현재 구리 가격을 바탕으로 장기적 정책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점에서 구리는 국가 부채와 경제에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미래 지향적 정책의 핵심 축을 담당할 수 있으며, 잠비아 구리 생산의 중심지인 이른바 구리 벨트(Copperbelt)가 해당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 1> 잠비아 구리 벨트의 위치
자료: GIS Report Online (2021)


결론 및 제언
잠비아 경제의 향후 발전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경제 구조와 정책에 대한 개혁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근본적 방향 전환이 필요하고, 이와 동시에 현재와 미래 모두의 도전 요소를 예견하고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함께 길러야 할 것이다. 본 맥락에서 히칠레마 현 잠비아 정부는 부채 위기를 극복하고 잠비아 경제를 다시 성장 가도로 올려놓기 위한 개혁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중·단기적으로 예상보다 큰 정치적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살펴본 긴축 정책의 순효과를 거두는 데에는 5~6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반면 정치적 역풍은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잠비아 정부가 부채 조정 협상을 위한 필수 요건인 긴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불만의 증가와 씨름해야 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히칠레마 정부는 야당이 쟁점화할 수 있는 시빗거리를 최대한 줄이고, 구리 생산량을 증대해 수입을 늘림으로써 경제 개혁안의 역효과를 상쇄하는 전략을 펼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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