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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콜롬비아, 건국 이래 최초 좌파 정권 수립

콜롬비아 EMERiCs - - 2022/06/24

☐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의 승리로 끝난 대선


◦ 결선 투표 종료

- 콜롬비아 현지 시각으로 2022년 6월 19일,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 결선 투표가 치러졌다. 결선 투표에서는 지난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위와 2위를 각각 기록한 역사적 조약당(Pacto Historico)의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 후보와 무소속 로돌프 에르난데스(Rodolfo Hernandez) 후보가 맞붙었다.

- 개표율 99%를 넘은 시점에서, 콜롬비아 선거 관리 당국은 페트로 후보가 50.4%의 표를 얻어 차기 대통령에 선출되었다고 발표했다. 에르난데스 후보의 득표율은 47.8%였다. 

- 지난 1차 투표에서 페트로 후보는 득표율 40%, 로돌프 에르난데스 후보는 28%의 득표율을 기록하여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12%p에 달했다. 1차 투표 후 페트로 후보에 반대했던 유권자 가운데 상당수가 에르난데스 후보를 지지했으나,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 페트로 당선인, 콜롬비아 최초 좌파 성향 대통령

- 결선 투표 결과로 페트로 후보는 대선 후보에서 당선인으로 지위가 바뀌었으며, 앞으로 중대한 결격 사유가 발견되거나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2022년 8월 이반 두케(Ivan Duque) 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제34대 콜롬비아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 페트로 당선인은 학생 시절이었던 1980년대, 반정부 무장 게릴라 단체 M-19에 가입하여 빈곤 지역에서 활동했으며 군부 정권에 체포되어 고문을 받은 전력이 있다. 하지만, 이후 M-19이 콜롬비아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콜롬비아 정계에 진출할 수 있었다.

- 이처럼 페트로 당선인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줄곧 정치적으로 좌파 성향을 보여 왔다. 전통적으로 우파 성향 후보가 계속 정권을 차지했던 콜롬비아는 페트로 후보의 승리로 사상 최초 좌파 정부 수립을 목전에 두게 되었다.


☐ 변화 바라는 콜롬비아 국민...대외 정책 변화 가능성도


◦ 극심한 빈곤율, 정부 무능에 지친 국민

- 콜롬비아는 중남미 국가 중에서도 소득 불평등과 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2022년 기준으로 빈곤선(poverty line) 이하 인구 비율이 42%를 넘는다.

- 여기에, 중남미 최대 마약 생산지인 콜롬비아는 최근 마약 조직에 의한 강력 범죄도 증가했다. 콜롬비아 국민은 정부에 경제 회복과 치안 강화를 바라지만, 수십 년 동안 계속 집권한 우파 정권은 이러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

-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정 상태가 악화된 현 정부가 부유층 증세 대신 중위~저소득 계층의 부담이 늘어나는 세제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콜롬비아 국민의 불만이 폭발했다. 

- 전통적으로 우파 성향이 매우 강했던 콜롬비아에서 좌파 성향 후보가 대선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기존 정부의 오랜 무능과 부패에 지친 콜롬비아 국민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극에 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 대외 정책 변화 줄까 

- 한편, 페트로 당선인이 결선 투표에서 승리하자,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Nicholas Maduro) 대통령은 즉각 외교부(Ministerio de Relaciones Exteriores)를 통해 페트로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는 현재 외교 관계를 단절한 상태이다. 콜롬비아는 중남미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로, 우파 정권이 계속 집권했던 과거부터 지금까지 친미⋅친서방 외교 기조를 유지했다.

- 반면, 베네수엘라는 쿠바와 함께 중남미 반미 기조의 선봉에 있는 국가이다. 이러한 외교적 입장 차이 때문에,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경제 제재를 가한 이후 두 나라의 교류는 중단되었다.

- 따라서, 베네수엘라가 페트로 당선인에게 당선 축전을 보낸 것은 양국 외교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페트로 후보 역시 콜롬비아 최초의 좌파 성향 대통령으로서 친미 기조에 치우쳤던 콜롬비아의 대외 정책이 앞으로 크게 전환될 수 있음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 또한, 이는 차기 콜롬비아 정부가 베네수엘라 외에도 쿠바, 니카라과 등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다른 중남미 국가,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이 반미 진영에 해당하는 타 지역 국가와의 친선도 강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쉽지 않은 임기 초반 될 듯


◦ 고질적인 경제난과 치안 불안, 인플레이션까지

- 페트로 당선인의 승리로 콜롬비아 좌파 진영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곳곳에서 페트로 당선인이 콜롬비아 정계의 새 역사를 썼으며, 좌파 진영이 이 순간을 수십 년 동안 고대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 하지만 페트로 당선인의 앞에는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고질적인 빈곤 문제는 콜롬비아의 오랜 골칫거리였으며, 빈곤층이 생계유지를 위해 지역 마약조직의 마약 재배 사업에 협력하는 관행이 고착화되면서 치안 불안과 강력 범죄 발생률이 계속하여 상승하고 있다.

-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인 고인플레이션이 콜롬비아를 덮치고 있으며, 미국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콜롬비아 역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 결과, 콜롬비아 국민은 고물가와 고금리라는 이중고를 더욱 심하게 겪고 있으며, 이는 그렇지 않아도 빈곤율이 높은 콜롬비아 국민의 불만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 임기 초반 지지율 하락할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 중남미는 최근 좌파 성향의 정부가 계속 정권 교체를 이루고 있다. 칠레에서는 가브리엘 보리치(Gabriel Boric) 대통령이 취임했고, 페루도 페드로 카스티요(Pedro Castillo) 대통령이 임기 1년 차를 막 넘긴 상황이다. 또한, 브라질도 2022년 대선에서 좌파 성향의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 하지만 많은 기대를 받고 정권 교체에 성공한 좌파 정부는 경제 침체와 고물가로 인해 임기 초반 지지율이 흔들리는 위기를 겪고 있다. 그리고 페트로 당선인 역시 취임 후 물가를 진정시키지 못하면 비슷한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문제는 지금의 경제 문제가 전 세계적인 추세로 정부 정책만으로는 해결 불가능한 부분이 많다는 사실이다. 사상 최초의 좌파 정부 수립이라는 역사를 쓴 페트로 당선인이지만 임기 동안 험난한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추후 콜롬비아에서 차기 정권은 우파에게 다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Swissinfo, Colombia's police on highest alert over election violence, 2022.06.15.

U.S. News, Colombia's Police on Highest Alert Over Election Violence, 2022.06.14.

teleSURtv, Colombia: Gustavo Petro Leads Election Voting Intentions, 2022.06.11.

The Guardian, Colombia presidential election: leftist former guerrilla and populist outsider head to runoff, 2022.05.30.

ABC, Colombia presidential election heads to runoff, with leftist former rebel Petro, populist businessman Hernandez, 2022.05.30.

France 24, Colombia presidential election: Leftist Petro and populist Hernandez headed for run-off, 2022.05.30.

CNN, Left-wing candidate and former guerrilla Gustavo Petro wins Colombian presidential race, 2022.06.20.

Aljazeera, Ex-rebel fighter Gustavo Petro wins Colombia’s presidency, 2022.06.19.

El Pais, Gustavo Petro brings the left to power for the first time in the history of Colombia, 2022.06.20.

Voice of America, Petro's triumph: "a 180-degree turn" in the relations between Colombia and Venezuela, 2022.06.19.

Venezuelanalysis, Venezuela Celebrates Petro’s Win in Colombia as US Loses its Latin America ‘Bastion’, 2022.06.20.

Prensa Latina, Venezuela advocates for peace spaces on border with Colombia, 2022.06.20.



[관련 정보]

1. 콜롬비아, 대선 결선 투표에서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 승리 (2022.06.21)

2. 콜롬비아,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 결선 투표 지지율 선두 달려 (2022.06.16)

3. 콜롬비아 대선, 좌파 게릴라 출신과 무소속 기업가 후보 결선 맞대결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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