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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중남미, 식량 안보 중요성 부각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2/08/31




커지는 식량 위기, 고통받는 중남미 

온난화와 기후 변화로 곡물 수확량 감소
지구 온난화가 글로벌 곡물 공급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중남미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 UN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에 따르면 중남미 및 카리브해 연안 국가의 기온은 지난 1991년부터 2021년까지 30년 동안 0.6°C 상승했다. 이는 이전 30년 기간인 1961~1990년 동안의 0.3°C 상승보다 두 배 빠른 속도이다. 

평균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이상 기후 현상도 심해졌다. 피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UN 세계기상기구 국장은 온난화로 인해 가뭄, 폭염, 냉해, 홍수 모두 심해졌으며 열대성 태풍이 발생하는 횟수도 잦아졌다고 말했다. 피테리 탈라스 국장은 이와 같은 분석을 내놓으면서, 기상 현상 변동성 심화가 중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 국가의 농업, 인프라, 주거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덧붙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UN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 주요 곡물 생산국인 칠레, 브라질, 우루과이, 파라과이의 연간 곡물 소출량이 2.6% 감소했다. 라니냐(La Nina)로 강우 주기가 바뀌면서 곡물 발육에 영향을 주었고, 여기 폭염과 냉해가 반복되면서 농사를 망치는 경작지가 늘어났다. 특히, 칠레의 경우 2021년 기준으로 13년 연속으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이는 UN세계기상기구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적어도 지난 1,000년 사이에 가장 긴 가뭄 현상이다. 가뭄은 칠레의 농업 생산량에 큰 피해를 입혔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물 배급제를 실시하는 자치구도 속속 늘어나는 원인이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기후 변화로 인한 농업 소출량 감소 현상이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힘들며,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데 있다. 세계의 허파이자 중남미 지역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마존 삼림 파괴 속도가 2009년 이후 예년 평균의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고, 이러한 삼림 파괴 현상은 최근까지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더욱이, 삼림 파괴가 심해져 폭염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더욱 극심해졌고, 이는 다시 산불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어 다시 삼림 파괴가 일어난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가뭄은 생산된 곡물 운송에도 악영향을 주었다. 중남미 지역에서 생산된 곡물은 주로 파나냐(Parana) 강을 통해 운송되는데, 가뭄으로 인해 강 수위가 내려가면서 한번 옮길 수 있는 곡물량이 줄어든 것은 물론, 때때로는 화물선이 지나기 힘들 정도로 수위가 하락해 곡물 운송이 중단되는 일도 벌어지기 시작했다.

인구는 늘어난 반면 곡물 생산량은 감소한 상황에서, 운송마저 원활하지 않자 중남미 지역민이 느끼는 체감 식량 위기는 더욱 심해졌다. 생산 문제에 운송 문제까지 겹치자, 일부 국가에서는 수요가 많은 특정 농업 생산품의 수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유가 상승, 그리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고통받는 중남미 농어촌
중남미 식량 가격과 수급에 영향을 주는 것은 기후 변화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유가는 2021년부터 급등세가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장기간 지속된 고유가 상황이 중남미 농어촌의 생산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먼저 에콰도르의 경우, 바나나가 주요 수출품인데 대규모 바나나 농장에서 물을 주기 위한 펌프 가동 비용이 크게 올랐다. 에콰도르 농가는 대부분 휘발유나 경유로 작동하는 물펌프를 이용 중이다. 에콰도르 바나나 농가에 따르면 고유가로 인해 2022년 바나나 생산량이 2021년 대비 약 7%가량 감소했다. 콜롬비아에서는 기후 변화와 고유가가 어민의 어업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과거보다 해안가에서 더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된 가운데, 어선을 움직이기 위한 경유 가격이 크게 올라 콜롬비아 어민의 부담이 가중되었다. 이 외에도, 고유가로 농기계 가동 비용이 크게 올랐으며 농축산 및 어업 활동으로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기도 어려워졌다. 중남미는 유럽이나 아시아, 미국 등 다른 지역과는 달리 철도 또는 항공 등 도로 운송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유가 상승은 농민과 어민이 생산한 제품을 제때 운송하기 어려지게 만들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식량 가격 크게 상승해…생활 위협
기후 변화로 인한 곡물 소출량 감소, 유가 상승이 야기한 생산 부담 증가, 운송 비용 상승 등은 결과적으로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식량 가격 상승은 다시금 중남미 지역 국가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는 식료품 가격 폭등이 저소득층 같은 취약 계층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점이며, 중남미 지역에는 이러한 저소득층이 많은 국가가 많다는 사실이다. 중남미 대표 국가 중 한 곳인 아르헨티나조차 빈곤율이 거의 50% 달해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취약 계층에 해당 한다. 중남미 지역은 코로나19 팬데믹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지역이기도 하지만, 이후 이어진 고인플레이션의 영향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처럼 상당수 국민이 의식주를 해결하기 힘들어졌고, 이는 중남미 지역 국가의 치안 불안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에콰도르,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여러 국가에서 인플레이션 대책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더욱 빈번해지고 있으며, 이와 같은 시위를 일으키는 국민들의 가장 큰 요구는 먼저 의식주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식량 안보 불안이 향후 중남미 정국과 사회 안정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페루ㆍ과테말라, 식량 안보 강화 위해 농업 지원 강화 

농업 비상사태 연장한 페루
페루 정부가 농업 부문에 내린 비상사태를 연장했다. 페루 정부는 2022년 들어 농업과 관개(irrigation) 분야가 큰 위기에 빠졌다며 해당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비상사태 명령을 내렸는데, 당초 비상사태는 2022년 7월까지만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 페루 정부는 농업 부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비상사태 조치를 2022년 연말까지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농업은 페루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산업이다. 페루 중앙준비은행(BCRP, Banco Central de Reserva del Perú)에 따르면, 지난 20여년 동안 페루에서 비전통적(non traditional) 수출을 이끈 핵심 산업은 농업이었다. 이처럼 페루에서 농업이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기에, 페루 중앙준비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나면 농업이 페루 수출과 경제 회복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기후 변화와 고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작황이 악화되었고 물 부족으로 관개 산업마저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자 페루 정부의 시름이 더욱 깊어졌다. 페루 정부는 농업 부문의 비상사태를 헤쳐나가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입장이다.

비료 생산 프로젝트 시작, 농업 발전 지원 정책 시행
페루 농가가 어려움을 겪게 된 큰 이유 중 하나는 글로벌 공급망 경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료 부족이다. 이러한 점을 인지한 페루 정부는 최근 페루의 자체적인 비료 생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비료 개발 계획을 세웠다.

페루 생산부(Ministerio de la Producción)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페루는 앞으로 송어, 가리비 등 어류 또는 해산물의 부산물을 이용하여 총 8종류의 비료를 개발한다. 페루 생산부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생물 부산물을 이용한 비료는 농산물 수확량 증대에 큰 효과를 낼 뿐만 아니라, 환경 친화적인 장점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루 생산부는 비료 자체 개발 역량 중장기 계획을 제시하는 한편, 모로코와도 비료 공급 논의를 진행하는 등 단기적으로 비료 부족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책 마련에도 나섰다.

또한 페루 정부는 생산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농가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며, 이러한 디지털 농업 기술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지원 정책도 시행할 계획이다. 페루 농업개발관개부(Midagri, Ministerio de Desarrollo Agrario y Riego)는 이를 ‘농업 4.0’ 이라고 이름 붙이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온도 관리, 용수 공급 시기 조절 등으로 한정된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궁극적으로 같은 비용과 자원으로 더 많은 생산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과테말라, 450만 명 이상이 식료품 부족 현상에 놓여
최근 리젯 구즈만(Lizett Marie Guzmán) 과테말라 식량영양안보부 장관이 약 1,800만 명의 과테말라 총인구 중 약 26%에 해당하는 460만 명이 2022년 한 해 동안 식료품 품귀 현상에 따른 영양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리젯 구즈만 장관은 지금까지 과테말라 정부가 예상하던 영양 부족 인구 수가 늘어났다고 하면서, 이는 지난 2022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원인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식량영양안보부의 이 같은 발표가 있었던 것과 비슷한 시기, 과테말라 보건사회복지부(Ministerio de Salud Pública y Asistencia Social de la República)는 2022년 1~5월 사이에만 9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테말라의 식량 사정이 매우 심각한 상태에 도달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식량안보 강화 기금 보호 법안 발의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과테말라 정부는 최근 식량 및 식량안보 강화 기금이 본래 목적이 아닌 다른 용처에 전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규제하는 새 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과테말라 식량안보 강화 기금 법안에 따르면, 과테말라 정부는 과테말라 국민이 식료품과 영양 부족을 겪지 않도록 연간 예산 중 일정 부분을 식량 안보 정책에 사용하도록 배정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배정된 예산 중 상당수가 다른 용도로 전용되었으며 실제로 2019년 이후 해당 예산 가운데 본래 목적에 사용된 예산은 약 7%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과테말라 정부는 현 시점이 식량안보 강화 기금을 전용하여 사용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하면서, 식량안보 강화 기금 보호 법안을 통해 해당 기금이 원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디지털 농업 시스템 강화 및 농민 생계 개선 위한 이니셔티브 발표
한편, 과테말라는 2022년 7월 말경 과테말라 시티에서 지역 식량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포럼을 열고, 중남미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디지털 농업 시스템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과테말라 정부는 앞으로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후 변화 모니터링 등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디지털 기술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식생 보호와 지역 간 식량 안보 네트워크 형성, 효율적인 농업 활동을 위해서도 디지털 기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과테말라 정부는 식량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농민의 삶의 질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농민의 생계를 제고하기 위한 지원 정책도 펼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볼리비아ㆍ에콰도르, 국제 기구의 도움 받아 

볼리비아, 농촌 개발과 지원 위해 세계은행에서 3억 달러 대출
볼리비아가 농촌 지역 개발 및 농가 지원을 위해 세계은행(World Bank)의 힘을 빌린다. 볼리비아 정부는 최근 농촌 및 농업인 지원 정책에 총 3억 달러(한화 약 4,030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위해 세계은행의 자금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해당 자금을 식량 안보 강화와 농민과 어민의 시장 접근성 강화, 볼리비아 기후에 친화적인 스마트 농업을 도입하는데 주로 사용할 것이라는 비교적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세계은행의 자금을 이용해 약 13만 가구에 이르는 농민과 어민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금을 지원하는 세계은행 역시  ‘탄력적 식량 시스템 프로젝트(Resilience Food Systems Project)'를 개시하여 통해 각종 소규모 농촌 인프라 및 서비스에 투자하고, 농업 활동과 훈련에 첨단기술을 도입하고자 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자금 지원을 통해 약 1,000여개의 농촌 공동체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한편, 식량 위기에 취약한 볼리비아 농촌 빈곤층의 식량 문제도 장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마리안 페이 (Marianne Fay) 세계은행 볼리비아, 칠레, 페루 총괄 역시 “급격한 인플레이션, 식량 및 에너지 가격 상승, 코로나19 여파, 기후변화 등이 더 많은 농촌 인구를 빈곤과 영양실조로 내몰고 있다” 며 “세계은행은 볼리비아를 비롯한 남미의 몇몇 국가들에 기후변화 맞춤 농업을 도입하고 지속가능한 식량을 생산하여 궁극적으로 식량 시스템을 전환시키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고 말했다.

UN세계식량계획도 볼리비아 취약 계층과 낙농가 지원
이처럼 볼리비아는 세계은행의 자금 지원과 장기 계획을 이용해 농어촌의 생산 효율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UN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의 힘을 빌어 취약 계층이 직면한 식량 위기 문제를 완화하고 낙농가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볼리비아는 UN세계식량계획이 제공하는 취로 사업(Food Assistance for Assets) 프로그램을 이용할 방침이다. 취로 사업은 UN세계식량계획이 현금, 바우처, 혹은 직접적인 식료품 지원 등을 통해 즉각적인 식량 수요를 해결하며, 이와 함께 식량 안보 회복을 개선할 수 있는 대응력을 제고하는 프로그램이다. UN세계식량계획은 취로 사업을 통해 척박해진 토양을 개량하고 산림을 조성하며, 지방 도로와 저수지 등 식량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인프라를 강화한다. UN세계식량계획은 볼리비아에서 농업의 중요성이 매우 높으며, 따라서 이러한 농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볼리비아의 빈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콰도르, 세계식량계획에서 약 7만 명 분 식품 바우처 제공 받아
한편, 중남미 지역에서 볼리비아만 UN세계식량계획의 취로 사업 도움을 받은 것이 아니다. UN세계식량계획은 최근 에콰도르에 6만 7,343명을 위한 식품 바우처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해당 바우처는 이민자, 망명자, 임산부, 만 2세의 아이를 가져 모유를 수유 중인 여성 등 식량 안보 악화 시 가장 큰 영향을 받거나 혹은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한 계층에게 제공되었다.

UN세계식량계획은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 속에서 취약 계층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면서, 각국 정부와 기구는 이러한 점을 좀 더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UN세계식량계획은 앞으로도 중남미 지역 취약 계층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 정책을 계속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농민 위한 장기 저금리 대출 상품 출시
인플레이션과 식량 안보 문제가 저소득층을 비롯한 취약 계층을 강타하자, 기예르모 라소(Guillermo Lasso) 에콰도르 대통령은 “부유층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지원 정책을 줄이고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저소득층에게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은 에콰도르에서 만성적인 영양 실조를 겪는 아동이 여전히 많다고 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에콰도르 정부는 취약 계층의 보건, 교육,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을 과거 평년 대비 60% 늘리는 한편, 식량 생산량을 늘리고 농민을 지원하기 위한 장기 저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1x30’이라고 이름 붙인 새 농가 지원 대출 상품을 소개했는데, 이는 최대 5,000달러(한화 약 675만 원)의 자금을 연 이자 1%로 30년 동안 빌려주는 상품이다.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러한 초저금리 장기 대출 상품은 없다고 하면서, 농가와 영세 자영업자의 삶의 질 개선에 해당 대출 상품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농업 자원 확보 강화에 나서 

브라질, 비료 수입량 크게 늘려…자급력 약해
2022년 들어 브라질의 비료 수입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브라질 해운 기업 카르고나베(Cargonave)가 발표한 2022년 1/4분기 비료 수입량 통계에 따르면, 해당 기간 브라질의 비료 수입량은 1,043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 증가했다. 특히, 브라질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직후 비료 수입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은 농업이 전체 연간 GDP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정작 농업에 사용하는 비료의 절대 다수인 85% 정도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여기에, 2022년 들어 비료 수입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2022년 브라질의 비료 자급률은 8%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되었고, 그 결과 브라질 농업계는 비료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러시아산 비료 수입 위해 대러시아 제재도 불참
한편, 브라질은 서방 국가 대부분이 러시아를 비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일체 표명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농업 부문에 사용하기 위한 비료를 확보하려는 포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브라질은 서방국가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가 시작된 이후 싼값에 러시아산 비료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의 비료 수입 덕분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전과 후를 비교하더라도 비료 수출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 서방 진영을 비롯한 반 러시아 진영은 이러한 브라질의 외교적 스탠스를 비판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직전 러시아를 직접 방문하기까지 한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대통령은 자신은 전쟁이 조속하고 평화롭게 해결되기를 바랄뿐이며, 그 어느쪽도 비난하거나 경제 제재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러시아의 손을 들어 주었다.

비료 대체제 찾기에 나선 브라질…농가 지원 예산도 확대
브라질 정부는 비료 부족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비료 대체제 찾기도 시작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비료 대체제 개발 프로그램에 착수했다고 언급하면서, 해초(seaweed)를 이용하여 비료를 대신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브라질 정부는 갈수록 커지는 식량 안보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농가 지원 확대 정책도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는 2022~2023년 농업 재정 계획을 통해 총 3,408억 헤알(한화 약 90조 3,802억 원)을 농가 직접 지원과 농산품 마케팅 등에 사용할 예정인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 증액된 규모이다.

아르헨티나, 밀 생산량 감소 전망…쿠바와 농업 협력 강화
최근 아르헨티나 최대 곡물 거래소인 로사리오 곡물 거래소(Rosario Grain Exchange)가 아르헨티나의 2022~2023년 밀 예상 생산 면적을 620만 헥타르(6만 2,000 제곱킬로미터)로 전망했다. 이는 1년 전인 2021~2022년 수확 시즌의 690만 헥타르(6만 9,000 제곱킬로미터)에서 70만 헥타르(7,000 제곱킬로미터) 감소한 것으로, 밀 재배 면적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사이로 곡물 거래소는 2022년 아르헨티나의 밀 생산량이 2010년 이래 가장 적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밀과 같은 주식 작물의 예상 소출량이 감소하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타국과의 농업 협력도 강화하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아르헨티나가 앞으로 아르헨티나 국립농업기술연구소(INTA, Instituto Nacional de Tecnología Agropecuaria)와 민간 농업 기업을 통해 쿠바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쿠바와의 농업 협력 확대를 알린 아르헨티나 정부는 쿠바와의 협력이 아르헨티나의 식량 안보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농기구용 연료 공급 늘리기 위해 관련법 정비
아르헨티나 정부는 농기구용 연료에 바이오디젤의 함량을 지금보다 높일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최근 고유가로 인해 연료 가격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아르헨티나 농가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정책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서, 아르헨티나 농가는 콩에서 추출한 연료 등 바이오디젤 연료를 농기구용 경유에 더 많이 섞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아르헨티나 농가는 주로 경유를 이용하여 농기구를 작동시켰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농기구 사용 부담을 경감하여 아르헨티나의 식량 안보 위기를 경감하려는 의도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비료 수입 업체의 외환 시장 접근 권한 강화
한편, 아르헨티나 정부는 부족한 비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료 수입 업체가 보다 자유롭게 외환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만성적인 외환 부족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수입 업체가 물품 수입을 위해 외환 시장에서 달러를 바꾸어 가는 행위를 강력하게 제재하고 있는데, 비료 수입 업체에 대해서는 해당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다.
현재 아르헨티나가 벌어들이는 외화의 약 70%는 농업에서 창출되고 있다. 농업은 아르헨티나의 식량 안보를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경제적으로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고를 지킬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해당 조치를 통해 식량 안보와 달러 보유고를 모두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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