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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다차원적 빈곤 문제 분석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SAMUEL IGBATAYO AFE Babalola University, NIGERIA Professor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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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극심한 빈곤 문제는 아프리카 경제 발전의 발목을 계속해서 잡고 있다. 특히 지역 전반에 걸쳐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던 1980~1990년대에 그 심각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게다가 아프리카의 빈곤층 인구가 1990년 2억 7,800만 명에서 2015년에는 4억 1,300만 명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은 아프리카 대륙의 빈곤 문제가 더욱 우려스러운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이는 같은 기간에 36%에서 10%로 감소한 세계 전체의 빈곤율 추이와도 극명히 대비된다(Patel, 2018). 2015년 기준 통계에 따르면 세계의 빈곤 인구 중 과반수가 빈곤율이 무려 4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으며, 빈곤율이 30%를 상회하는 세계 최빈국 28개국 중 27개국도 아프리카에 위치해 있다. <그림 1>은 2015년 기준 세계 빈곤층 인구의 분포 현황을 나타낸다.

<그림 1> 2015년 세계 빈곤층 인구의 주요 지역·국가별 분포
* 자료: 세계은행(World Bank) 빈곤율 데이터베이스 (PovcalNet, http://research.worldbank.org/PovcalNet/)


<그림 1>에서 보듯 세계에서 빈곤 문제가 가장 극심한 양대 지역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이며, 그중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의 빈곤 인구가 가장 많다. 또한, 비록 아프리카에서는 빈곤층 인구 비율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41%에서 36%로 줄어들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 등으로 인하여 빈곤 인구의 절대적 규모는 2019년의 4억 8,100만 명에서 2021년에는 4억 9,000만 명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이처럼 빈곤율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빈곤층 인구가 900만 명 남짓 늘어난 것은 아프리카의 총인구가 같은 기간에 약 3,000만 명이나 증가했기 때문으로(Human, 2021), 이 점은 최근 아프리카의 인구 폭증이 빈곤 문제 완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저해하고 있는 상황임을 노정한다.

2.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빈곤 고착화
빈곤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개도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장기적 위협 요소이다. 1980년대 이래 세계 여타 지역의 빈곤 완화 기조와는 달리 이 지역에서는 빈곤율의 정체나 악화라는 예외적 상황이 나타났다. 실제로 사하라 이남 지역의 빈곤율은 1990년부터 2000년까지 45%에서 46%로 약간 증가했다가(Fosu, 2008) 2013년에 들어 41%로 다소 진정되었다. 게다가 빈곤율이 하강곡선을 그리는 최근에 들어서도 역내 국가별, 그리고 각국 내부 지역별 빈곤 문제의 추이에는 큰 편차가 존재한다. 일례로 세계은행(World Bank) 의 빈곤율 데이터베이스(PovcalNet)를 통해 국가별 빈곤 상황을 살펴보면 마다가스카르와 남수단의 경우 빈곤율이 국가 내 모든 지역에 걸쳐 균등하게 나타나지만, 앙골라나 나이지리아 등에서는 지역별 빈곤율이 서로 큰 차이를 보이는 양상을 관찰할 수 있다(World Bank, 2020).

3.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다차원적 빈곤 문제
지역 전반에 걸쳐 지난 수십 년간 빈곤 문제가 토착화 및 영구화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상황은 단순히 소득이나 소비의 결여라는 측면에서 설명하기 어렵다. 여러 나라에서 발견되는 빈곤의 여타 핵심 원인으로는 분쟁·사회 서비스 접근성 부재·특정 집단 소외와 권익 보호 미비 등 다양한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역내 전반에서 발생하는 빈곤 문제의 기원과 결과를 포함한 모든 함의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빈곤을 다차원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다차원적 빈곤의 정의에 포함되는 다양한 특징에는 재정적 제약, 물자 결여, 소외와 권익 보호 미비, 그리고 신체·정신적으로 인간 복리를 저해하는 기타 악조건이 포함된다(Walker, 2015).

빈곤에 대한 다차원적 접근을 위해 이슬람개발은행(IsDB , Islamic Development Bank)은 옥스퍼드 빈곤·인간개발구상(OPHI, Oxford Poverty and Human Development Initiative)과 협력해 2016년에 ‘사하라 이남 IsDB 회원국의 다차원적 빈곤 평가(Multidimensional Poverty Assessment in IDB Sub-Saharan African Member Countrie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출간했다. 이 보고서는 OPHI와 유엔개발계획(UNDP)이 2010년에 공개한 다차원적 빈곤 지수(MPI, Multidimensional Poverty Index)를 분석 도구로 활용하며, MPI는 교육, 보건의료, 삶의 질이라는 동일 비중의 3개 분류로 나뉜 총 10개의 개별 지표를 바탕으로 빈곤 현황을 평가한다.

이 보고서에 담긴 내용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IsDB 회원국 중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소재한 22개국 인구 중 61.9%에 해당하는 2억 6,430만 명이 다차원적 빈곤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비율은 IsDB 관할지 전체의 빈곤율인 38.4%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다. 한편 빈곤층 인구의 지리적 분포도 흥미로운데, 조사 결과 대상국 거주 빈곤층 중 서아프리카 주민이 65.3%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동아프리카(17.4%), 중앙아프리카(10.8%), 남아프리카(6.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MPI 기준 역내 빈곤층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8,740만 명의 빈곤 인구를 보유했고, 비율로 따졌을 경우 니제르가 89.3%의 빈곤율로 1위를 기록했다. <그림 2>는 사하라 이남 동·서·남·중앙 아프리카 지역별 다차원적 빈곤 인구 분포 비율을 나타낸다.

<그림 2>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별 다차원적 빈곤 인구 분포 비율
* 자료: IsDB, 2016.


한편 IsDB가 내놓은 보고서는 아프리카 회원국 22개국 중 20개국을 대상으로 기본적 생계 수단마저 결여한 극빈층(destitute) 관련 자료도 제공한다(IsDB, 2016). 여기서 추산한 극빈층 인구 총합은 약 1억 5,010만 명 규모이며, MPI가 극빈층으로 분류하는 비율은 역내 인구 중 절반을 넘는 58.8%인 것으로 추산되고, 사하라 이남 지역 IsDB 회원국 인구 중 극빈층 비율도 3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이 보고서에 담긴 국가별 통계에서 다차원적 극빈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국가는 68.8%의 니제르였고, 차드와 부르키나파소도 각각 65.8%와 57.5%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가봉의 다차원적 극빈율은 3.2%라는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아울러 시계열 자료가 존재하는 IsDB 회원 아프리카 8개국 중 7개국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MPI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었으나, 유일하게 세네갈에서만은 MPI가 별다른 개선 추이를 보이지 못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MPI가 개선된 국가 대부분에서는 빈곤층 내부에 존재하는 격차 문제도 함께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순 비율에 더해 같은 기간의 인구 증가 현상까지 동시에 고려할 경우 자국 내 빈곤층 인구의 절대적 규모가 감소한 사례는 가봉과 나이지리아 2개국에 불과했다.

이에 더해 조사 대상이 된 국가들이 경험하는 빈곤 문제의 구조적 양상이 서로 상이하다는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일례로 감비아, 코트디부아르, 부르키나파소의 경우 개별 지표의 MPI 반영 비중이 서로 엇비슷한 반면, 가봉에서는 보건의료 분야 지표가 매우 열악하다는 점이 MPI 산정에 큰 비중으로 반영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베냉과 세네갈에서는 교육 관련 지표가 빈곤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고, 우간다, 수단, 모잠비크 등 10개국에서는 삶의 질 지표가 MPI에서 45% 이상의 비중을 담당했다. <그림 3>은 IsDB에 가입한 사하라 이남 21개국에서 개별 지표가 MPI 수치에 얼마나 큰 비중으로 반영되었는지를 시각화해 보여준다.

<그림 3> IsDB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21개 회원국별 MPI 개별 지표 반영 비중
* 자료: IsDB, 2016.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다차원적 빈곤 문제 동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사례로는 알키레(Alkire)와 후세이니(Houseini)의 연구를 들 수 있다(Alkire and Houseini, 2014). 이들은 지역 전체 인구의 75%에 해당하는 24개국 6억 4,460만 명의 인구를 대상으로 한 OPHI 자료를 검토했고, 또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19개국과 161개 하부 지역(2010년 기준 인구 총합 5억 4,700만 명,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인구의 63.9%)에서 다차원적 빈곤율과 극빈율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도 알아보았다. 분석 결과 이들 국가의 빈곤층 규모는 4억 6,200만 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지역별 비중은 서아프리카(36.3%), 동아프리카(30%), 중앙아프리카(14.5%), 남아프리카(13.3%) 순이었다. 또한 역내 다차원적 빈곤 인구 중 15.4%에 해당하는 7,120만 명이 나이지리아에 거주했으며, 2012년을 기준으로 다차원적 빈곤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89.3%의 니제르였다.

한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다차원적 빈곤이 도시와 농촌 지역 간에 어떻게 분포하는지도 흥미로운 문제이다. OPHI 자료에 따르면 역내 다차원적 빈곤 인구 4억 6,200 만 명 중에서 촌락 거주민 비율은 85.8%에 달하며, 이는 소득만을 기준으로 삼는 단순 통계에서 산출되는 빈곤층의 농촌 거주 비율인 73.8%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다. 이 밖에 빈곤 문제의 발생 빈도와 심각성이 여러 국가에서 전반적으로 도시 중심부보다 농촌 지역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를 다수 발견할 수 있고, 조사 대상인 37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33개국에서 농촌 거주 인구 비율이 50% 이상으로 나타난다는 점도 빈곤 문제가 도시보다 농촌에서 더욱 빈발하는 경향의 존재를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극빈율 통계를 살펴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인구 중 53.3%에 해당하는 약 2억 명이 극빈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집계되며, 이들 극빈층 인구는 MPI를 구성하는 개별 지표 3분의 1 이상에서 상당히 열악한 수치를 보인다. 사하라 이남 37개국 중 MPI 통계가 존재하는 24개국을 기준으로 극빈 인구의 60.9%는 복수의 자녀를 잃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영양실조 상태에 있는 세대원과 생계를 함께한다. 이에 더해 극빈층 중 53%의 경우 학교 교육을 1년 이상 수료하지 못했고, 초등학교 취학연령의 자녀가 학교에 전혀 나가지 못하는 사례의 비율도 52%에 달했다. 또한 집에 전기가 전혀 들어오지 않거나(93.3%) 자전거, 라디오, 전화, 오토바이, 자동차, 트럭 등 기초 자산이 부족한(63.4%) 이들의 비율도 높았고, 이외에 별도 처리시설 부재로 인한 야외배변(89.4%), 안전한 식수 부재(71%) 문제도 심각했다.

4.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빈곤 완화 전략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추진된 빈곤 완화 정책은 특히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주도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으로 인한 사회적 영향이 나타나던 1990년대 후반부터 더욱 가속화되었다. 특히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초점이 초기의 목적에서 점차 빈곤 완화 부문으로 옮겨가면서 많은 나라들이 폭넓은 국가별 협의를 거쳐 빈곤 문제를 다루는 빈곤완화전략문건(PRSP, Poverty Reduction Strategy Papers)을 채택했다. PRSP는 빈곤 완화 구상에 대한 각국 정부의 책임을 강화하고 이러한 구상이 지역 전반에서 널리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세계은행과 IMF로부터 양허성 차관인 빈곤 완화 및 성장 지원제도(PRGF, Poverty Reduction and Growth Facility)를 활용해 부채 문제를 완화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IMF, 2000).

보다 최근에 들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각국 정부는 아프리카연합(AU, African Union)이 주창한 2063년 의제(Agenda 2063)와 맥을 같이하는 빈곤 완화 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AU는 그 누구도 버림받지 않고 함께 번영하는 아프리카 대륙 건설을 지향하며 2063년 의제를 주창했다. 그 결과 이전까지 소외받던 계층의 권익을 신장하기 위한 다양한 구상이 시행으로 옮겨졌으며, 그 유형에는 조건부·무조건부 현금 이전, 현물 이전, 고용 확대용 공공사업 프로그램 등이 있다(Sembene, 2017).

하지만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빈곤 문제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자 세계은행은 2019년에 ‘아프리카의 빈곤 퇴치 가속화 방안(Accelerating Poverty Reduction in Africa)’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본 보고서는 아프리카의 빈곤율이 1990년 54%에서 2015년에는 41%로 상당한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인구 폭증으로 인해 빈곤층 인구의 절대적 규모는 1990년의 2억 7,800만 명에서 2018년에는 4억 1,300만 명으로 오히려 늘어났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이와 같은 추세를 감안해 세계은행이 제시한 정책적 노력 방향에는 ▲다산 기조 탈피 가속화 ▲식량 체계 개선 ▲정치·사회·경제적 취약성 완화 ▲빈곤층 재정 접근성 격차 문제 해소의 네 가지가 있다.

5. 결론
아프리카에서 고착화된 빈곤 문제는 국가 개발을 저해하는 주요 제약 요인으로, 특히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지난 수십 년간 우려스러운 전개를 보여주었다. 1990년대부터 하향 추세를 보인 세계 평균 빈곤율 동향과는 달리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빈곤율은 여전히 36%로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가장 극심한 형태의 빈곤에 시달리는 인구의 비중도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들이 겪는 극도의 빈곤 문제를 단순한 소득이나 소비 지표만으로 파악하려는 노력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러한 접근법은 빈곤 문제를 유발하는 다양한 핵심 요인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는 결점을 지닌다. 따라서 정책결정자들이 그 대안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 바로 빈곤 문제를 모든 각도에서 측정하는 다차원적 빈곤 개념과 MPI 지수로, 이들 수단은 빈곤층이 직면한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도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빈곤 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다루어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빈곤 완화 정책의 효과를 보장하기 위한 선결요건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중요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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