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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FTA 발효 12주년을 맞이한 한국과 페루의 무역·투자 관계

페루 Carlos Aquino, Maria Osterloh Asia Studies Centre at San Marcos National University Director, Researcher 2023/03/09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2011년에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페루는 대(對)한국 수출 규모를 대폭 늘리고 수입 규모는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양자무역 관계를 견고하게 다져왔으며, 한국에서  페루로 향하는 투자 규모도 무역 부문의 성장과 함께 늘어났다. 이 같은 배경 하에 본고에서는 2011년 8월 1일 한-페루 FTA 발효 이후 양국 간 무역·투자 분야의 발전 동향을 분석하고, 경제 분야의 양자교류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관한 전망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페루 무역 관계의 발전
1963년 4월 1일에 정식 수교한 이래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를 확대해 온 페루와 한국은 2023년에 수교 60주년을 맞았다. 한국은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페루의 전략적 무역 파트너로 부상했으며, <그림 1>에서 보듯 페루는 한국과의 무역에서 2016년부터 꾸준한 흑자를 내고 있다. 2011년에 32억 달러(한화 약 4조 1,500억 원)를 기록했던 양자 무역액은 2021년도에는 39억 달러(한화 약 5조 500억 원)로 성장했는데, 이 기간에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규모는 다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자재를 중심으로 한 페루의 수출 실적이 크게 향상되면서 양자무역의 성장을 견인했다.

<그림 1> 2011~2021년간 페루의 對韓 양자무역 추이
단위: 100만 달러


자료: 페루 국세청(SUNAT) 자료 가공


페루의 대외 무역액 순위를 살펴보면 한국은 FTA가 발효되기 1년 전인 2010년도에는 11위에 그쳤지만, 여기서 10여 년이 지난 2021년에는 5위로 여섯 계단 올라섰고, 동년도 페루의 수출액 순위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아직 공식 통계가 집계되지 않은 12월을 제외한 2022년 1~11월을 기준으로 한국은 중국, 미국, 일본, 캐나다에 이어 페루의 5대 수출 대상국이자, 아시아 지역에서는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한편 <그림 2>와 <그림 3>에서는 페루의 대(對)한국 수출액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거의 두 배로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상대적으로 대폭 감소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을 기준으로 한국은 페루의 전체 수출액에서 5%를 차지했고, 수입액에서의 비중은 2%였다.


<그림 2> 2011~2022년간 페루→한국 수출액 추이
단위: 100만 달러


<그림 3> 2011~2022년간 페루←한국 수입액 추이
단위: 100만 달러


자료:  <그림 2> <그림 3> 모두 SUNAT 자료 가공


한-페루  양자무역은 페루가 원자재 공급을 담당하고 한국이 가공재를 수출하는 상호보완적 특성을 보이며, 이에 따라 페루의 대(對)한국 수출 실적은 대체로 전통적 원자재를 중심으로 한 소수의 품목에 집중되어 있다. 한-페루 FTA가 발효된 2011년에는 광물류와 천연가스로 구성된 5개 품목이 양자 수출액의 90% 이상을 담당했고, 이로부터 10년이 지난 2021년에도 일부 품목의 수출액이 변동되고 상위 5개 품목의 비중이 81%로 다소 내려간 점을 제외하면 전반적 수출 구조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표 1> 참조). 같은 기간에 수출 실적이 가장 크게 향상된 품목은 상기 5대 품목을 비롯한 광물류와 천연가스이며, 현재 페루는 한국의 구리와 납 수입액 비중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광물류의 주요 수입원이다.

<표 1> 2011년 및 2021년 페루→한국 수출액 상위 5개 품목 비교

자료: ITC 자료 가공


하지만 FTA 발효는 광물류와 석유를 제외한 여타 품목 수출 실적에도 도움을 주었으며, 일례로 한국이 자국 농업 부문을 개방해 페루산 농산물에 부과하는 관세를 인하 혹은 면제해주면서 페루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수출액 중 농산물의 비중은 2011년의 3%에서 2021년에는 7%로 늘었다. 페루 대외무역부(Ministry of Foreign Trade)에 따르면 대(對)한국 페루 농산물 수출 규모는2021년에 2억 400만 달러(한화 약 2,600억 원)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는데, 여기에는 과일류 수출 실적이 2011년 대비  79% 늘어난 덕이 컸고, 그중에서도 아보카도(159%), 포도(119%), 브라질너트(66%), 망고(33%)의 수출 증대가 두드러졌다. 국제무역센터(ITC)에 의하면 한국의 2021년도 과일류 수입액 18억 달러(한화 약 2조 3,000억 원) 중 페루산의 비중은 7%(전체 5위)를 기록해 2011년의 0.2%(전체 14위)에 비해 대폭 증가했고1), 화학제품(0.3%→1%) 및 어업 상품(4%→5%)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관찰되었다.

반면 페루가 한국에서 주로 수입하는 품목은 산업 투입자재, 자본재 및 첨단기술 상품, 최종 소비재 등으로 다변화되어 있다(<표 2> 참조). 2011년에는 상위 5개 수입 품목이 페루의 대(對)한국 수입액 중에서 37%를 차지했지만, 2021년에는 이 수치가 29%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2021년 수입액을 기준으로 페루가 한국에서 수입하는 주요 품목은 자동차 및 중공업 제품(28%), 플라스틱(18%), 연료(10%), 의약품(7%), 강철류(5%), 화학제품(5%), 시멘트(4%), 전자제품(2%) 등이다.


<표 2> 2011년 및 2021년 페루←한국 수입액 상위 5개 품목 비교


자료: ITC 자료 가공



다만 페루의 대(對)한국 수입 규모는 2016년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에 있는데, 이 현상은 페루에서 휴대전화, 자동차, TV, 기타 전자제품을 생산하며 원자재를 현지로 들여오던 한국 기업이 멕시코, 브라질, 중국, 동남아 국가 등으로 조립과 가공을 담당하는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즉, 페루는 한국 기업이 생산한 상품을 꾸준히 구매하고 있지만, 이들 상품의 수입 경로가 한국에서 세계 각지의 조립·가공지로 바뀌면서 양자무역 통계에는 수입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표기되는 것이다.

이 사실은 페루에 기술집약적 전자제품 생산기지를 둔 한국 기업의 2011~2022년 수입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LG전자의 페루 지사 수입부(LG Electronics Imports Peru)는 2011년에 2억 6,800만 달러(한화 약 3,500억 원) 상당의 상품을 수입했고, 이 중 45%가 한국에서 수입되었다. 반면 2022년에는 같은 기업의 수입액 2억 달러(한화 약 2,600억 원) 중 한국산 상품의 비중이 멕시코(59%), 중국(14%), 태국(12%)에 미치지 못하는 10%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기아자동차의 페루 지사 수입부(KIA Import Peru)가 2011년에 기록한 수입액 1억 5,800만 달러(한화 약 2,000억 원) 중 99.9%가 한국에서 나왔으나, 2022년 수입액 2억 100만 달러(한화 약 2,600억 원) 중 한국산 물품의 비중은 50%로 줄어들었고, 그 공백을 인도(21%), 중국(20%), 멕시코(9%) 등이 메웠다2).

페루의 한국 투자 유치 현황 
기존의  양자투자조약을 대체하는 신규 투자 조항이 담긴 한-페루 FTA는 페루가 한국으로부터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으며, 이 사실은 한국의 대(對)페루 투자액이 2011년의 5,180만 달러(한화 약 670억 원)에서 2021년에는 그 8배에 달하는 4억 7,580만 달러(한화 약 6,200억 원)로 늘어난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그림 4> 참조). 한국의 2021년 대외투자액 중에서 페루는 라틴아메리카·카리브 지역 내 3위의 비중을 지니며, 이는 2011년의 8위에 비해 큰 폭으로 향상된 순위이다.


<그림 4> 2005~2022년간 페루가 유치한 한국 대외투자 규모
단위: 100만 달러


자료: 한국수출입은행 자료 가공

한국이 페루를 투자처로 삼기 시작한 것은 한국 기업이 본격적으로 세계로 진출함과 동시에 페루가 경제 개혁·개방을 추진하던 1990년대의 일이다. 1994년부터 2021년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업들은 대체로 페루의 광물 및 석유 부문에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총투자액 중 98%를 이들 부문에 집중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제공하는 자료에 의하면 1994~2021년 페루로 향한 한국의 대외 투자액은 35억 달러(한화 약 4조 5,000억 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되며, 페루에 투자한 한국 기업의 주요 사례로는 다음이 있다. 먼저 2018년에 한일합작기업으로 출범해 2022년에 LS가 인수한  LS닛코코퍼(LS Nikko Copper)는 페루 기업 민수르(Minsur)로부터 2021~2030년 구리 정광(copper concentrate)을 공급받는 조건으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다음으로 건설 부문에서는 포스코가 수주한 3개의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 사업이 2012년과 2016년에 걸쳐 완료되었고, 2019년부터는 한국공항공사가 친체로(Chinchero) 국제공항 건설 사업에 참여 중이다. 또한 페루 식품업계의 유일한 한국계 기업인 프리코페루(Freeko Peru S.A.)는 1997년 창업 이래 냉동 생선·조개류 식품을 포장하는 최대 규모의 기업으로 발돋움했으며, 현재 피우라(Piura) 지역의 파이타 특수개발지구(Paita Special Development Zone)에 소재해 있다. 한편 1990년대 후반에 페루로 진출한 삼성, LG, 대우 등 여타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가전·전자제품도 현지 백화점 및 직영점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으나, 이들 기업은 페루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지 않다.

결론 및 향후 전망 
한국과 페루 간 무역 관계가 미래에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전망은 다음과 같다. 먼저 한국에서 페루로 들어오는 수입액 규모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배경에는 위에서도 설명했듯 제3국 생산기지를 통한 무역이 증가하며 한국으로부터 직접 수입하는 상품의 비중이 감소 중인 점, 그리고 자동차, 전자제품, 휴대전화 등의 분야에서 중국산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 등의 요인이 존재한다. 과거에 한국산이 일본산을 대체한 것과 같은 이치로, 중국산 상품은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도 점차 향상되고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한국산 상품을 대체해 가는 추세에 있다.

이와 같은 수입액 감소 현상은 비단 한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례로 페루의 일본산 상품 수입액은 2021년에 9억 5,700만 달러(한화 약 1조 2,000억 원)를 기록해 일-페루 FTA가 발효된 2012년 당시의 15억 달러(한화 약 1조 9,000억 원)에 비해 상당히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일본산 상품이 한국산 및 중국산과 경합하는 데다가, 일본 기업이 생산한 자동차 등 상품의 상당 부분이 일본 자체가 아닌 브라질이나 멕시코, 중국 등 해외 생산기지를 거쳐 페루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페루의 대(對)한국 수출 측면에서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품목으로는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을 들 수 있다. 페루는 현재 세계 농산물 시장에서도 주요 수출국으로서 선전하는 중인데, 일례로 페루의 베리류 및 포도 수출액은 세계 1위, 아보카도 및 아스파라거스 수출액은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한국이 수입 농산물에 매우 엄격한 위생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은 페루산 농산물의 한국 추가 진출을 쉽지 않게 만드는 요인으로, 신규 품목이 한국 당국의 수입 허가를 받으려면 상당한 시일을 기다려야 한다.

한편 태평양과 길게 접해 있어 해양 자원이 풍부한 페루의 특성을 감안하면 앞으로 어업 상품의 수출 증대도 기대해볼 수 있으나, 다량의 천연자원을 수출에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아울러 페루 국토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마존 우림은 풍부한 목재 자원의 원천이지만, 수출을 위해 목재를 해안 지대의 항구로 운송하거나 자체적 목재 가공업을 육성하기에는 아직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이다.

마지막으로 페루는 광물, 석유, 천연가스, 리튬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한국으로부터의 투자 유치 규모를 더욱 늘릴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나, 이들 분야로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페루가 처한 정치·사회적 불안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또한 페루는 다수의 FTA를 체결해 자국에서 생산된 상품이 진출할 수 있는 해외 시장을 넓혀 왔기에 앞으로 제조업 부문에서도 추가 투자 유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 목표 역시 페루 내부의 정세 안정화와 양질의 정책 구조 정착을 선결요건으로 한다. 한편 페루가 대외정책 차원에서 고려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현재 페루,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4개국으로 구성된 공동시장인 태평양동맹(PA, Pacific Alliance)에 한국의 참여를 독려하는 일을 들 수 있으며, 만약 한국이 PA회원국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페루가 공동시장의 이점을 바탕으로 한국 투자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국가가 될 것이다.








* 각주
1) ITC 트레이드맵(TradeMap) 2021년도 한국 수입상품 공급시장 목록(08-과일류) 참조 https://www.trademap.org/Country_SelProductCountry.aspx?nvpm=1%7c410%7c%7c%7c%7c08%7c%7c%7c2%7c1%7c1%7c1%7c1%7c1%7c2%7c1%7c1%7c1 
2) 출처: SUNAT - http://www.aduanet.gob.pe/cl-ad-itconsultadwh/ieITS01Alias?accion=consultar&CG_consult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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