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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아프리카의 청정에너지 보급: 기후변화 및 에너지 문제 해결의 열쇠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Josphat Machagua and Eliud Moyi Kenya Institute for Public Policy Research and Analysis (KIPPRA) - 2023/04/17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아프리카는 세계 인구의 약 20%가 거주하는 지역이지만, 에너지 부문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비중은 세계의 3% 미만에 불과하고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모든 대륙 중에서 최하위이다1).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통한 기후변화 기여분이 세계에서 가장 적은 대륙인 아프리카는 역설적이게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그 어느 곳보다도 심각하게 받는 지역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에너지, 식품, 석유, 기타 원자재 가격 급등을 불러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또한 이미 코로나19로 신음하던 아프리카 각국의 경제에 더욱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

현재 나타나는 세계적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청정에너지원 보급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실상은 그리 녹록지 않은데, 일례로 세계 인구 중 24억 명은 여전히 석탄, 목재, 등유와 같은 유해성 연료를 취사용으로 사용하고, 7억 3,300만 명은 전력망에도 연결되어 있지 않다(이 중 5억 6,800만 명은 아프리카에 거주)2). 이와 같은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국가 공동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아프리카의 기후변화 현황
추정치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기온은 인간활동으로 인해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0± 0.2도(°C)가량 올라간 상태이며3), 만약 지구온난화가 지금 추세대로 계속될 경우 2030년과 2052년 사이에  기온 상승폭이 1.5°C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4). 산업혁명 이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앞으로 수백, 혹은 수천 년간 해수면 상승 등의 형태로 인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5).

기후변화는 세계 각지에 서로 다른 결과를 초래하며, 그중에서도 아프리카의 환경에 특히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기온 상승으로 아프리카 고산지의 빙하와 만년설이 녹으면서 발전용·농업용·식수용으로 사용되는 수자원의 가용량에 변화가 나타났고, 수백만 명이 거주하는 아프리카의 해안 지대도 해수면 상승이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현재 추세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2030년까지 해수면 상승폭은 0.3미터(m)에 달해 약 1억 1,700만 명의 아프리카 주민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6). 해수면 상승은 육지 면적 축소, 해안지대 홍수 빈발, 강력한 폭풍 발생 빈도 증가와 같은 부작용을 불러옴과 동시에 수자원 관리에 더욱 많은 관개시설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어진다7).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2100년까지 해수면이 최대 1m가량 상승하면서 아프리카에서만 2,5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본다8).

이 밖에 기후변화는 이전부터 존재하던 아프리카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도 함께 불러왔다. 아프리카 경제의 핵심 축인 농업은 날씨 변동에매우 민감한 산업이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가뭄과 홍수는 농업 생산성 감소, 그리고 이로 인한 식량 부족 및 식품 가격 상승 문제를 차례로 일으켰다. 이들 문제는 기존에도 생계유지에 곤란을 겪던 아프리카의 극빈층 거주지에 큰 피해를 입혔고9), 물과 식량을 비롯한 자원의 희소성을 늘려 지역·국가 간 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아프리카의 에너지 보급 현황
현재의 전력 보급 속도를 반영한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 인구 중 6억 7,000만 명이 2030년까지도 전력망에 연결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수치는 지난 2021년에 집계된 추정치에 비해서도 1,000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10). 이 부정적 추세의 반전을 위해 세계 각국은 청정 조리(Clean Cooking) 여건 조성에 350억 달러(한화 약 46조 원), 에너지 보급에 250억 달러(한화 약 33조 원)를 투자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11).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최근의 사태 또한 ▲청정에너지 보급률 하락 전환 ▲에너지 기업 재무여건 악화 ▲정전 및 순환 단전 빈도 증가 등의 형태로 아프리카의 에너지 부문에 다차원적 피해를 야기하고 있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한편 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원 보급 수준은 지난 20년간 국가마다 큰 편차를 보였다. 일례로 나이지리아, 남아공, 앙골라, 에티오피아, 케냐, 가나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주요국에서 집계된 조리용 청정에너지 보급률은 이집트나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그림 1> 참조).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양의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가 보급되어야 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아직 투자가 충분한 수준까지 확대되지 못해 아프리카 대륙의 청정에너지 보편화나 지속가능개발목표(SDG) 7번(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하고 저렴한 청정 에너지에 대한 접근 보장)12) 등 주요 목표 달성을 향한 진전이 더딘 상황이다.

<그림 1> 아프리카의 조리용 청정연료 및 기술 보유 인구 비중(단위: %)

(a) 2000/2010/2020년 국가별 통계


(b) 2000~2020년 지역별 통계


자료: 세계은행(World Bank, 2022)


아프리카가 이러한 정체 상황에서 벗어나 에너지 및 기후 분야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려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연간 1,900억 달러(한화 약 250조 원)의 투자가 필요하고, 이 중 3분의 2는 지속가능 에너지 개발에 할당되어야 한다13). 또한 아직까지 청정 조리여건을 갖추지 못한 9억 7,000만 명의 아프리카 주민들을 2030년까지 모두 구제하기 위해서는 이론상 연간 1억 3,000만 명에게 청정연료를 보급할 수 있어야 한다14).

현재 아프리카 각국은 청정연료 보조금 제도를 개선하고 개량형 바이오매스 스토브, 전기 조리기, 생분해 설비(biodigester)와 같은 화석연료 대체용 장비 보급을 추진 중이며, 이와 같은 친환경적 대안을 활용하면 연료를 얻거나 식품을 조리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등 여러 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아프리카의 도시 지역에서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에너지원인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다시 장작, 목탄 및 등유 같은 전통적 화석연료 사용으로 회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세계 여타 지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그림 2> 참조) 2030년까지 모든 아프리카 주민의 청정 조리여건을 보장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전례 없이 많은 투자가 요구된다.

<그림 2>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에너지 최종 총소비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단위: %)


자료: 세계은행(World Bank, 2021)


기후변화가 아프리카의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영향
기후변화 및 에너지 불안은 현재 아프리카가 당면한 2대 핵심 난제로 볼 수 있다. 먼저 아프리카는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가뭄, 홍수, 사막화 등의 악영향에 노출되며 식량 불안 및 물 부족 현상을 겪는 중이고, 점차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아프리카는 기후변화에 민감한 수력발전에 크게 의존하는데, 기온 상승과 강수량 감소로 기후 패턴이 불규칙해지면서 댐과 수력발전소의 저수량이 줄어 발전용수 확보도 이전보다 어려워졌다.

아울러 아프리카 대륙의 에너지원 활용 비중도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 불안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아프리카는 석탄, 천연가스, 석유 등 화석연료 에너지원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에너지 소비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편이고, 재정 상황 악화와 부채 위기에 직면한 여러 나라들이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축소 혹은 폐지하며 지금까지의 에너지 지속가능성 개선 노력이 일부 퇴보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다만 다른 한편으로 아프리카는 수력, 원자력, 풍력, 태양열, 지열, 바이오매스 등 대체 전력원의 설치 용량을 늘리는 등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기도 하다(<그림 3> 참조).

<그림 3> 아프리카 전력망 설치용량의 전력원별 비중 (단위: 기가와트, GW )


자료: 아프리칸에너지(African Energy, 2022)


아프리카의 청정에너지 분야 발전을 위한 제언
현재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재생에너지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민간부문의 노력 동참을 독려하는 데 필요한 정책·입법·제도·규제 측면의 기반을 갖추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더해 ▲부실 관리 ▲비효율성 문제 ▲최근 발생한 경제 위기 ▲요금 과다 책정 등으로 공공 서비스의 재정 건전성이 크게 저해된 상태라는 점도 역내국 다수가 공유하는 문제로 지적된다. 이 점에서 아프리카 각국의 급선무는 먼저 요금 재책정을 비롯한 제도 개혁을 통해 공공 재정을 견실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인프라를 확대 및 현대화하는 일이다. 이러한 기본 과제가 해결된 후 온실가스 배출량을 본격적으로 줄이고 재생에너지 보편화를 촉진하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보다 과감한 조치로는 탄소세 부과, 재생에너지 보조금 확대, 에너지 효율성 관련 규제 신설 등이 있다. 이외에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 기후 분야 조기경보체계 수립, 기후스마트(climate-smart) 농업 지원도 아프리카에서의 재생에너지원 보급 확대를 위해 고려할 수 있는 잠재력 높은 방안에 속한다15).

하지만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변화의 주범인 화석연료가 여전히 활발히 쓰이는 반면 태양열,풍력, 수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원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점은 아프리카가 해결해야 하는 주요 문제점이다. 이러한 상황의 반전을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공채 발행으로 재원을 확보해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건설하는 일이다. 일례로 현재 아프리카연합(AU) 2063년 의제(Agenda 2063)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그랜드잉가댐(Grand Inga Dam) 사업은 800억 달러(한화 약 104조 원)를 투입해 콩고강(Congo River) 유역에 수력발전용 댐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랜드잉가댐은 완공시 43.2기가와트(GW)에 달하는 발전 용량을 바탕으로 5억 명(아프리카 인구의 40%)이 쓸 수 있는 청정 재생에너지를 염가에 공급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16)

한편 앞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생에너지 서비스가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도록 보장하는 일은 아프리카의 장기적 중점 목표라고 볼 수 있으며, 여기에 필요한 역량 신장, 인프라 개발, 규제 확립 등의 과제는 모두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현재 부채 위기와 세입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아프리카 각국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면 필요 재원을 정부 단독으로 확보하기는 어렵기에, 여기서 발생하는 부족분을 메꾸기 위해서는 민-관 파트너십을 통한 민간부문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는 공공 서비스 제공에 목적을 두는 공공재 모델과는 달리 민간부문의 사업 모델은 근본적으로 이윤 창출을 추구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이윤을 보장하는 맞춤형 유인책이나 리스크 저감책을 동원하는 등의 추가적 노력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 및 에너지 안보와 관련해 아프리카가 봉착한 복잡다단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기반 전략이 필요하다. 이 측면에서 활약할 수 있는 다자주의적 기관으로는 아프리카대륙 자유무역지대(AfCFTA, African Continental Free Trade Area)나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African Development Bank)을 들 수 있으며, 특히 AfDB의 경우 기후적응혜택제도(Adaptation Benefits Mechanism)를 통해 역내 각국이 가뭄에 강한 작물 개발이나 지역 공동체에 기반한 기후 적응 방안 수립 등 혁신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17).

결론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 보급은 아프리카가 ▲공공 서비스 제공 ▲기후변화 대응 ▲주민의 장기적 생계 보장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안보·번영 수호 등 주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핵심적 요소이며, 산업 발전을 가속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도약과 AfCFTA의 잠재력 실현을 지원하는 승수효과의 잠재적 원천이기도 하다. 또한 청정에너지 보편화는 식량 생산·저장·운송 과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부가가치 및 일자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산림 파괴도 방지한다는 점에서 식량 안보에도 큰 도움을 준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앞으로 기후변화 적응력을 갖추고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는 방향으로 경제와 문화를 바꾸어 나가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의 악영향을 제어하거나 여기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조치를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기존의 재정 및 거버넌스 체계를 일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지역·국가간 공조와 지원도 필수적이며, 특히 이미 환경을 대가로 경제적 고도화를 이룩한 선진국은 재정 및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지속가능 에너지원 활용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형태로 아프리카의 기후변화 대응에 도의적 책임감을 가지고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 각주
1) Africa Energy Outlook 2022 https://africa-energy-portal.org/reports/africa-energy-outlook-2022 
2) Report: Covid-19 slows progress towards Universal Energy Access https://www.worldbank.org/en/news/press-release/2022/06/01/report-covid-19-slows-progress-towards-universal-energy-access 
3) Global warming of 1.5 C: Framing and Context https://www.ipcc.ch/sr15/chapter/spm/ 
4) Achieving Paris Agreement temperature goals requires carbon neutrality by middle century with far-reaching transitions in the whole society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674927821000435 
5) Global warming of 1.5 C https://www.ipcc.ch/sr15/chapter/spm/ 
6) Rising sea levels besieging Africa's booming coastal cities – world https://reliefweb.int/report/world/rising-sea-levels-besieging-africas-booming-coastal-cities 
7) Rising sea levels besieging Africa's booming coastal cities – world https://reliefweb.int/report/world/rising-sea-levels-besieging-africas-booming-coastal-cities 
8) Sea level rise and implications for low-lying islands https://www.ipcc.ch/srocc/chapter/chapter-4-sea-level-rise-and-implications-for-low-lying-islands-coasts-and-communities/ 
9) Drought influences on food insecurity in Africa: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https://www.mdpi.com/1660-4601/17/16/5897 
10) Rising sea levels besieging Africa's booming coastal cities – world https://reliefweb.int/report/world/rising-sea-levels-besieging-africas-booming-coastal-cities   
11) UN secretary-general issues new global roadmap to secure Clean Energy Access for all by 2030 and net zero emissions by 2050 https://www.un.org/en/desa/un-secretary-general-issues-new-global-roadmap-secure-clean-energy-access-all-2030-and-net-zero  
12) SGD Goal 7: Ensure access to affordable, reliable, sustainable and modern energy for all https://sdgs.un.org/goals/goal7 
13) Africa Energy Outlook 2022 https://africa-energy-portal.org/reports/africa-energy-outlook-2022    
14) Africa Energy Outlook 2022 https://africa-energy-portal.org/reports/africa-energy-outlook-2022 
15) Mobilizing climate finance for adaptation through the Adaptation Benefits Mechanism
16) Flagship projects of Agenda 2063 https://au.int/en/agenda2063/flagship-projects 
17) Adaptation Benefit Mechanism (ABM) https://www.afdb.org/en/topics-and-sectors/initiatives-partnerships/adaptation-benefit-mechanism-a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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