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중남미 지역의 시위 원인과 주요 국가별사례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4/03/29

12

시위가 빈번한 중남미의 구조적인 문제


중남미의 경제 위기: 경제적 양극화와 조직 범죄로 불안정한 사회

중남미 지역 각국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시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역 국가들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중남미 지역에서는 소득 불평등에 따른 경제적 양극화가 지역 전반에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욱 심화되었다. 


불평등과 저성장의 덫에 빠진 중남미 지역

2021년 국제연합 개발계획(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UNDP)은 보고서를 통해 중남미와 카리브해 국가들이 높은 불평등과 저성장의 덫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UNDP는 중남미와 카리브해 국가들이 수십 년간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비슷한 수준의 발전을 이룩한 다른 국가들보다 평균 소득 수준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UNDP는 권력 집중, 정치, 범죄, 사회 등 모든 형태의 폭력,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 보호 정책이 높은 불평등과 저성장을 재생산해내는 원인으로 지목하였으며, 재분배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성 있고, 성장을 위한 보편적인 사회 보호 체계를 마련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CAF 개발은행이 발표한 2022년 경제발전보고서에 따르면, 중남미와 카스피해 지역 국가 내 상위 10% 부유층과 하위 50% 빈곤층 간 소득, 부의 격차는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CAF 개발은행은 사회 계층 이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재 및 자산 축적, 노동 기회가 부유층 가족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외부 요인들도 중남미 지역 경제의 악영향을 끼쳤다. 전쟁으로 인한 높은 인플레이션과 중남미 지역 주요 무역 상대국의 긴축 정책, 경기 침체도 중남미, 카스피해 국가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졌다.


조직 범죄의 확산과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

중남미 각국에서 활동 중인 갱단도 지역 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남미 지역에서는 갱단의 활동으로 인한 살인이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멕시코와 브라질은 지구상에서 살인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에콰도르와 코스타리카, 칠레 등 비교적 중남미에서 안전하다고 알려진 국가들의 살인율도  함께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는 중남미 지역 내 마약 갱단이 마약과 총기의 이동과 이민을 촉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엘살바도르는 갱단 소탕을 위한 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해당 작전에는 군인과 경찰 4,000명의 병력이 동원되었으며, 새벽에 전격적으로 실행되었다.

중남미에서 갱단을 비롯한 조직 범죄가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중남미 정부는 커져가는 조직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0년간 중남미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상황에서도 마약 밀매 등 지하 경제는 지속적으로 호황을 누려왔다. 조직 범죄단은 주요 마약 생산국과 경유국에 포함된 콜롬비아, 페루  등 국가 기관을 포획하겠다며 위협해왔다.


중남미의 정치 위기: 부패와 정치 불안정 속 시위 격화

중남미의 민주주의와 거버넌스는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 불안정성, 변동성, 정치적 위험으로 위태로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발전을 지지하는 단체인 아이디어 인터내셔널(IDEA International)은 중남미의 위태로운 상황과 더불어 이를 해결할 정부의 역량 악화로 인해 중남미 지역 국가들의 통치 능력의 위기에서 비롯된 문제들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높은 부패지수로 인해 중남미 민주주의 위기

중남미에서 거버넌스와 정치 불안정 등 위기를 초래하는 주된 요인은 높은 부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TI)가 180개국을 조사하여 발표한 부패 인식 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에서 중남미 국가들의 CPI 점수는 2022년 대비 더욱 낮아졌다. 2023년 CPI 보고서에서 쿠바는 76위, 콜롬비아 87위, 아르헨티나 98위, 브라질 104위, 도미니카공화국 108위, 에콰도르 115위를 기록했다. 국제투명성 기구는 정의와 효과적인 법치주의가 국내 및 국제 수준에서 부패를 예방하는 데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둘이 민주주의의 초석이자 공정성과 책임의 개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부터 국제투명성기구는 과거부터 부패 문제가 일상에서 시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재앙과 같다고 평론한 바 있다. 국제투명성기구 조사에 따르면, 중남미 응답자 중 3분의 2가 부패가 더욱 증가했다고 답하였으며, 절반 이상은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중남미 응답자들 중 12개월 내 공공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 중 3분의 1은 공공 서비스를 받기 위해 뇌물을 상납하여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부패는 중남미의 고질적인 정치적 불안정과 불신으로 이어졌다. 또한 중남미에서는 정치적인 폭력도 일어나고 있다. 20세기 중남미에서 널리 퍼졌던 군사 쿠데타, 독재, 인권 침해, 실종 등의 문제는 민주주의가 지배적인 정치체제로 자리잡은 21세기에 마약 카르텔, 조직 범죄, 정치 시위, 납치, 살인의 형태로 변화했다. 피노체트, 비센테 등 독재자가 축출되고 이후 중남미 내 민주주의의 발전이 이루어졌으나, 정치 폭력의 수위는 줄어들지 않았다. 


중남미 선거기간, 시위 격화의 배경

이외에도 중남미에서는 선거가 집중된 시기에 시위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 교체가 이루질 것으로 보이거나, 이미 이루어진 국가에서는 발생한 시위는 더욱 과격한 양상을 보인다. 특히 정치 불신이 높은 상태에서 장기집권 시도, 부정선거 의혹, 정부 및 정치인의 부패 연루 등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에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전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회, 대법원, 대통령궁을 습격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수천 명에 달하는 시위대가 안전 바리케이트를 넘고, 지붕으로 올라가거나 창문을 파괴하며 위 공기관들을 침공했다. 페루에서도 지난 2023년 1월 디나 볼루아르테(Dina Boluarte )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여 67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중남미 주요 국가들의 시위 사례

아르헨티나 시위, 밀레이 대통령의 경제 개혁안과 사회적 반발

2023년 12월부터 아르헨티나에서는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발표한 정치, 경제 개혁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심각한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페소화를 54% 평가 절하하고, 보조금 삭감, 일부 정부 부처 폐지를 발표했다. 이에 수천 명의 시위대는 광장에 모여 정부 개혁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빈곤층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2024년에도 밀레이 대통령의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최대 노조인 노동총동맹(General Confederation of Labor, CGT)도 시위에 참가했다. 사회 단체들은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시위에 4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노동총동맹이 시위에 나서자 각 산업군 노동자들도 시위에 동참하면서 다양한 요구를 내놓았다. 교육노동자들은 밀레이 대통령의 개혁 뿐만 아니라 교사 인센티브 기금, 학교 매점 및 국가 프로그램 할당금 지급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교육 노동자들은 정부에 연금 수급자들의 곤궁 문제도 촉구했다. 항공 노동자들도 정부의 임금 인상안에 반대하며 파업을 추진했다.  항공인력 및 항공기 조종사 협회(The associations of Aeronautical Personnel and Airline Pilots)와 항공상업기업의 고위 및 전문직 인력(the Union of Senior and Professional Personnel of Airline Companies) 노조는 재무부의 임금 인상안을 반대하며 파업을 선언했다. 정부 측은 2024년 3월 12%의 급여 인상을 제안하였으나, 노조 측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인상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항공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3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되며 이용객들의 불편도 늘어났다.

이외에도 아르헨티나 후후이 주에서도 여러가지 이유로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우선, 아르헨티나 내 원주민인 후후이(Jujuy)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후후이 주의 헌법상 지위 관련된 내용을 정부가 사전 통보 없이 개헌을 통해 수정하면서 후후이 주에서 시위가 촉발되었다. 기존에도 천연자원 관리, 환경 문제, 원주민들의 처우 문제로 정부와 원주민 공동체 간 긴장이 존재해왔다. 통보 없는 개헌은 이러한 상존했던 시위의 방아쇠를 당겼고, 지난 2023년 10월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은 정부가 헌법 개정에 반대한 후후이인들을 경찰력을 동원하여 강경 진압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엔 후후이 주의 의료 종사자들이 임금 인상과 법률 6384의 폐지를 요구하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필수 인력으로 큰 역할을 수행했으나, 현재는 낮은 임금과 의료팀 내 분열을 조장하는 법안에 대해 소외감과 사회적 저평가를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된 요구 사항은 임금 인상과 의료팀을 차별하는 법률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병원과 보건 센터에서 근무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정부에 임금 삭감 철회와 법적 지위 보장 등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볼리비아, 정치적 분열에 따른 봉쇄 시위 격화 

볼리비아에서 발생한 정치적 분열에 따른 도로 봉쇄 시위는 심각한 경제적 및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볼리비아 농민들은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 볼리비아 전 대통령의 재출마 제한을 판결한 판사의 퇴진 요구하며 도로 봉쇄하는 시위를 조직했다. 시위는 1월 22일부터 시작되어 11일간 지속됐으며, 농민 시위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재출마 제한에 반대 시위는 여러 도시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났다. 한편, 볼리비아 정부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식품, 연료 부족 현상을 겪고 있고, 시위로 인해 볼리비아 전역에 연료 부족, 가격 상승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약 6억 달러(약  8,077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정부 측 발표에 따르면, 시위로 25개 지역이 봉쇄되었으며, 특히 수도 라파스(La Paz)를 비롯하여 볼리비아의 대도시인 코치밤바(Cochabamba)와 산타크루즈(Santa Cruz)에서 가장 큰 피해가 기록됐다. 또한, 시위대와의 충돌로 경찰 3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11명이 구속되고,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당시 볼리비아 정부는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 측은 봉쇄로 식량, 의약품, 연료 부족이 발생하여 1000대 이상 차량과 약 20만 명 이상의 승객이 이동에 지장을 겪었으며, 관광 부문에서도 손실액이 900만 달러(한화 약 12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시위로 인해 연료와 농산물 운송이 중단되어 낙농업계와 바나나 생산자들도 큰 피해를 보았다. 정부 측은 시위 참가자들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시도하였으나, 대화가 결렬되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부 발표 이외에도 시위로 인한 볼리비아의 피해는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볼리비아 국영 석유 기업은 봉쇄로 200대의 탱크롤리 운영이 멈춘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료 뿐만 아니라 농산물 운송도 중단되었다. 코치밤바 지역의 낙농업계는 우유 공급에 차질이 생겼으며, 31만 리터가 아직 공장에 남아 결국 버려지게 될 것이라며 피해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바나나 생산자들도 150만 달러(한화 약 20억 원)에 달하는 15만 상자가 수출할 수 없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사태의 배경에는 볼리비아 내 정치적 분열이 깊이 자리잡고 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재출마 제한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 이후, 사회주의운동당(MAS: Movimiento al Socialismo)은 전당대회를 통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다음 대선의 대통령 후보로 재지명했다. MAS당은 전당대회에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합법성과 정당성을 인정한다고 밝히는 한편 루이스 아르케(Luis Arce) 현 볼리비아 대통령 정부는 반역적이고 독재적인 정부로 규정하고 이를 규탄했다. 이는 현 대통령인 루이스 아르케와 모랄레스 전 대통령 간의 심각한 정치적 대립을 드러내는 동시에, 한때 동지였던 두 인물 사이의 균열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다.

브라질,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정치적 시위…브라질 사회 분열

2022년 대선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전 대통령이 패배하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2023년 1월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2023년 1월 8일 시위 참가자들은 의회 건물을 공격하면서 대선 불복 시위가 폭력적인 시위로 발전했다. 이에 브라질 내부에서는 민주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으며, 국제사회에서도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공격이라며 시위 참가자들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브라질 내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은 시위 참가자들이 브라질의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으며, 즉각 공격을 멈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셉 보렐(Josep Borrell) 유럽연합(EU) 외교정책 고위대표도 시위대의 폭력 행위와 정부 청사 습격을 비난하며, 룰라 대통령과 그의 정부, 의회, 연방법원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서방 국가들 이외에도 중남미 국가 정상들도 룰라 정부에 대한 연대를 표명했다.

2024년 2월에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며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 시위를 이어갔다. 이번 집회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3년 1월 8일 발생한 정부 청사 폭동의 배라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파울리스타 애비뉴에서 약 18만 5,000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연설을 통해 쿠데타 혐의를 부인하고, 2030년까지 공직 출마에서 배제하는 선거 금지 조치를 비판했습니다. 또한, 최근 이스라엘을 규탄한 룰라 대통령의 국제 정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수사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2023년 1월 8일 폭동에 연루된 자들에 대한 사면을 요구했다. 집회를 통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와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했으며, 행사에는 타르시시오 데 프레이타스(Tarcísio de Freitas) 상파울루주 주지사와 로메우 제마(Romeu Zema)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주 주지사를 비롯한 영향력 있는 정치 인사들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맹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폭동 선동 혐의로 브라질 의회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의회는 그를 쿠데타 시도 혐의로 기소할 것을 권고했다. 이 과정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가 불확실해졌으며, 정치적 대립과 시위가 예상된다. 한편, 시위 당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구데타를 주도했다고 육군 전 사령관 마르코 안토니오 프레이레 고메스(Marco Antonio Freire Gomes) 장군의 진술이 나와서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