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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중동부 유럽 농민 시위 원인과 주요 국가별 사례 분석

중동부유럽 일반 EMERiCs -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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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중동부 유럽의 농업 현황 및 EU 내 경제적 비중: 농장 관리와 농업종사자 수 감소에 따른 위기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U 통계국인 유로스태트(Eurostat)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유럽연합 내 농장의 수는 약 910만 개에 달한다. 이들 농장이 사용하는 토지의 면적은 총 155만㎢로, EU 전체 토지 면적의 약 5분의 2(37.8%)에 해당한다. EU 측은 지역 내 많은 농업자의 수와 농토의 넓이를 근거로 농업이 지역 내 주요 산업이며, 자연 환경, 천연 자원, 야생 동물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EU 지역 내 농장 관리자들은 사회 전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농촌을 공공재로서 관리하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지역 내 농장이 안전하고 저렴한 식량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U 전반 뿐만 아니라 중동부 유럽 권역에서도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는 동유럽에서 낙농, 콩류 식품 시장의 규모는 2021년 기준 555억 달러(한화 약 74조 8,861억 원)를 기록하였으며, 2021~26년간 시장 규모는 10.9%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중동부 유럽의 낙농, 콩류 생산량은 203억 kg에 달하며, 2021~26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6.4%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농장 경영자의 연령층(출처: 유로스태트)


한편, 유로스태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모든 EU 지역 내 농장 경영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층은 남녀를 불문하고 65세 이상이며, 전반적으로 45세 이상의 남성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를 바탕으로 EU 측도 농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농민의 고령화가 이루어지는 한편,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남성과 여성을 모두 44세 이하의 농업 경영인 수는 크게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령이 낮아질수록 여성 농업 경영인의 수는 더욱 줄어들었다. 농업 경영인의 고령화와 세대 교체의 부족은 농업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II. 중동부 유럽 농민 시위의 근본적인 원인


1. EU Green Deal, 친환경 정책이 불러일으킨 농민 시위


a. EU, 새로운 환경 아젠다로 EU 농업 산업 변화 모색

EU 그린 딜(Eu Green Deal)은 2050년까지 기후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유럽연합의 정책 중 하나이다. 위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EU는 녹색 에너지로의 전환 계획이 담긴 정책을 추진 중이다.  EU 측은 그린 딜을 통해 EU가 현대적이고 경쟁력 있는 경제를 갖춘 공정하고 번영하는 사회로 전환될 것이며, EU 집행부가 이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린 딜에는 EU 내 모든 관련 정책 분야가 기후 관련 표에 기여하는 총체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그린 딜에는 기후, 환경, 에너지, 교통, 산업, 농업 및 지속 가능한 금융을 포괄하는 이니셔티브가 담겨 있으며, 이들 이니셔티브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EU는 역설했다.

‘농지에서 식탁까지’를 의미하는 팜 투 포크(Farm to Fork) 이니셔티브는 EU 그린 딜에 포함된 주요 정책 중 하나이다. 팜 투 포크 전략에는 현재 EU 식품 체계를 지속 가능한 모델로 전환하며, 2050년까지 EU의 기후 중립 목표와 식량 안보 달성을 위해 마련되었다. 해당 전략의 주요 목표는 △ 지구의 한계 내에서 충분하고 저렴하며 영양가 있는 식량을 보장, △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 지원, △ 보다 지속 가능한 식품 소비와 건강한 식단 장려 등이 포함됐다.


한편 EU 그린 딜과 팜 투 포크 전략은 농업 생산자과 일부 산업계로부터 반발을 받았다. 특히, 살충제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EU 집행부가 제시한 새로운 표준들은 고령의 농민과 식품, 농업 부문 기업이 적응하기에 벅찬 변화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변화는 농업 종사자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오며, 일각에서는 EU 집행부의 전략이 지나치게 부담스럽고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b. 제도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미래 농업 정책 

농업 전문가인 치오트(Ciot)는 문화, 정책, 경제, 사회적인 측면에서 중동부 유럽에서 EU의 그린 딜 정책 도입이 원활하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등 중동부 유럽 국가들 내 폐기물 관리, 인프라 측면, 사람들 인식 측면 등 EU 그린 딜과 포크 투 팜 전략을 이행하기 어려운 조건들이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중동부 유럽 국가들의 경우, 지속 가능한 폐기물 관리 시스템과 친환경적인 인프라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고, 이는 유기농업 확대,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 등 그린딜 정책을 이행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부재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중동부 유럽에서 EU의 환경 정책과 관련된 변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전통적인 농업 관행과 소비 습관이 뿌리 깊게 있어 지속 가능한 농업이나 친환경 식품 생산에 대한 저항이 크다고 분석했다.


2. 중동부 유럽 농업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키친 우크라이나 전쟁

a. 전쟁이 동유럽 농업에 끼친 영향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동유럽 농민과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주요 농작물 수출 국가인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농업 생산량은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EU가 러시아 에너지 수출에 제재를 가하면서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던 유럽 농가들도 영향을 받았다. 식량, 비료 수출이 감소하면서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OECD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수출 능력 감소와 에너지 및 비료 가격 상승으로 국제 식량 가격이 상승하면서 세계 식량 안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EU 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 인플레이션의 부정적인 영향이 지역 내 소비자들의 구매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EU는 이상 고온으로 덥고 건조한 여름을 보냈으나, 2023년으로 넘어오는 겨울 가뭄이 발생하면서 식량 생산량이 줄어들어 식품 가격이 상승했다. 2022년 높은 원자재 가격은 높은 투입 비용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어 농가 평균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 역시도 부문별, 지역별 편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b, EU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 따른 반발 
지난 2023년 5월 EU는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관세를 일시적으로 철폐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체결하기 전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5개국은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입으로 유럽 시장 내 곡물 공급이 과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헝가리를 제외한 EU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왔으나, 농산물 문제로 이러한 연대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EU 측은 이러한 우려를 완화하고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 협약을 체결하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EU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통과만 허용하고 각국 국내 시장으로 유통되는 것을 금지하겠다며 회원국 내 농민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 Mercosur-EU 무역 관계와 중동부 농업 시장에 영향
EU-남미공동시장(Mercosur)과의 협정도 중동부 유럽을 비롯한 EU 농업 부문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알려졌다. EU 의회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EU-Mercosur 무역 협정이 체결되면 EU는 남미 국가들로부터 대량의 육류와 기타 농산물을 수입하게 된다. 이는 중동부 유럽 내 소규모 농업인들에게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중동부 유럽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강력한 농업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EU-Mercosur 무역 협정으로 인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한 남미 농산물의 수입은 중동부 유럽 지역 농민들에게 생산 비용 경쟁력에서 뒤쳐져서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더 나아가서, 전 EU 내 농업인들의 생계도 위협 받게 될 것으로 보았다. 특히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EU 지역 농민들도 중남미 농민들이 대규모로 생산한 설탕, 곡물 수입에 대응하기에는 가격에서 경쟁력이 없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프랑스 농민들이 중남미 국가와의 무역 협정에 반대하자 프랑스 대통령도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III. 중동부 유럽 농민 시위 사례 및 요구사항

1. 폴란드 농민, 우크라이나 농민 보호하는 정책에 반대 시위 
2023년 EU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관세 철폐 합의 이후에도 폴란드 내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에 관련된 정치적 논쟁이 이어졌다. 2023년 9월 총선 전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Mateusz Morawiecki) 당시 폴란드 총리는 유럽연합 측의 결정과는 상관없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이 폴란드 내로 유입되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며, 여당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를 공약으로 내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선거가 다가오자 폴란드 농민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처한 입장을 피력했다. 폴란드 농민들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국경 통과 지점인 셰히니-메디카(Shehyni-Medyka)를 봉쇄하며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반대 시위에 나섰다. 농민들 시위에 EU와 우크라이나 측은 우려를 표명하였으며, 폴란드 정부는 세 가지 주요 요구사항인 옥수수 보조금 10억 즈워티(한화 약 3,130억 원)와 유동성 대출 25억 즈워티(한화 약 7,830억 원)로 증액 및 2023년 수준의 농업세 유지를 약속했다. 정부의 약속에도 트럭 운전사들은 시위를 이어가면서 정부와 농민, 트럭 운전사 간 긴장 관계는 더욱 첨예해지기도 했다.

총선 이후 들어선 신생 정부도 자국 농민들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농민들은 시위를 이어갔다. 2024년 6월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 선거를 앞두고 도날드 투스크(Donald Tusk) 폴란드 총리는 유럽연합(EU) 내 농민들에 대한 보다 강력한 보호를 촉구하였다. 폴란드 농민들은 유럽연합(EU)의 농업 정책에 반대하여 30일간의 파업을 시작했다. 특히 폴란드 농민들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저가 곡물, 우유 및 기타 농산물이 수입되면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민들의 저항이 거세지는 가운데 폴란드 의회는 만장일치로 유럽연합에 러시아, 벨라루스 농산물 수입 제재를 가하고, 우크라이나 농산물의 과도한 수입으로 국내 시장을 보호하며, 불합리하고 고비용의 기후 정책을 철회해달라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2. 헝가리 농민 시위, EU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불만을 표출한 투쟁 단행
헝가리에서도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 조치가 발표됐다. 지난 2023년 9월 이슈트반 나기(István Nagy) 헝가리 농업부 장관은 폴란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불가리아와 함께 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9월 15일 만료될 예정인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 조치를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나기 장관은 새로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금지 조치가 기존보다 더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조치는 우크라이나 농산물의 무제한 수입이 헝가리 농민들과 농업 시장에 부정적인 형상을 사전에 방지한 정치적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헝가리 농민들은 우크라이나 농산물 무제한 수입 연장을 반대하는 집회를 조직하였다. 2024년 2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우크라이나 농산물의 무제한 수입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한 결정에 반발하여 헝가리-우크라이나 국경 지역 자호니(Záhony) 인근에서 트랙터, 콤바인 수확기, 트럭 등 수백 대의 차량을 동원한 약 1,000명의 농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헝가리 농민협회(MAGOSZ)와 헝가리 농업상공회의소(Hungarian Chamber of Agriculture)는 농기계를 동원하여 국경으로 이어지는 도로 5km 구간을 차단하였으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대한 비판과 헝가리 농업의 옹호를 위한 현수막과 간판을 내걸기도 했다. 더 나아가 헝가리의 농민들과 양봉업자들은 3월 9일부터 11일까지 부다페스트 중심부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시위에서도 농민들은 유럽연합과 회원국의 농업 정책을 규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의 시위는 단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의 수입 금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EU 농업 정책 전반에 대한 깊은 불만을 표현하는 것으로, 이는 특히 소규모 농가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EU 농업 정책과 중동부 유럽 국가들의 농업 구조 간의 충동은 지속 가능한 농업 관행과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에서도 비롯됐다. 헝가리 농민들은 지속 가능한 농업과 식량 자급 자족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 불가리아 농민, EU 정책과 미온적인 정부 지원에 비판 목소리 높여
지난 1월 불가리아 정부는 지역 농업 보호 위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쿼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EU 측에 전달했다. 불가리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무역 제한이 없어지면서 현지 농민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EU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에 관세와 할당량을 부과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가리아 측의 요구는 EU에 수용되지 않았으며, 불가리아 농민들은 정부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불가리아 농민들은 정부의 농업 정책과 우크라이나 수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2024년 2월 5일 수백 명의 불가리아 농민들이 수도 소피아(Sofia)에 운집하여 농업 부문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정부가 내놓지 못하였다고 비난했다. 소피아에 모인 농민들은 키릴 바테프(Kiril Vatev) 불가리아 농업부 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농민들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저렴한 농산물 수입을 반대하며, 니콜라이 덴코프(Nikolai Denkov) 불가리아와 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의 시위는 3월에도 이어져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였으며, 정부의 지원과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콘스타딘 코스타딘노프(Kostadin Kostadinov) 불가리아 농업 상공회의소 회장은 곡물 생산자뿐만 아니라 전체 농업 산업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자 한다고 전했다. 코스타딘노프 회장은 밀, 보리, 옥수수, 해바라기, 유채 생산자들이 우선적인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불가리아 정부는 올해 상반기 농업 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7,600만 유로(약 1,100억 원)을 할당하였지만, 농업 근로자들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농민국립협회(NGPA)가 주최한 이번 시위에서, 농민들은 트랙터와 오프로드 차량으로 도로 85개 지점을 2시간동안 차단했다. 한편, 덴코프 불가리아 총리는 농민들의 시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며, 곡물 생산자들이 실제 손실을 신고하지 않고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IV. 중동부 유럽 농민 시위, EU 환경 정책에 끼친 영향과 숨은 러시아의 지정학적 전략

일각에서는 농민들의 시위가 유럽 국내외 정치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기존 정치 엘리트, 관료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중동부 유럽 각국의 정치에서 극우 정당이 부상하였으며, 관료주의 정치인들은 유럽 농민 시위에 굴복하면서 유럽의회에서 논의 중이던 법안의 타협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기존 EU가 추진하던 환경 정책에서 온실가스 규제도 농민시위의 결과 후퇴하기도 했다. 이를 농민의 승리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또한 유럽 각국에서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농민들의 시위는 더욱 정치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일부 정당에서는 득표를 위해 농민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월 15일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European Commission)이 농민 시위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EU Green Deal의 환경 요구사항을 간소화한 개정안을 발표하였다.

한편, 농민 시위 운동이 러시아의 정치 선전의 장으로 활용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농민들의 시위가 유럽의 통합된 행동을 불가능하게 하면서 유럽 내 상황이 러시아에 유리한 양상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유럽에서는 전쟁을 발발한 러시아를 비난하며 제재를 가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지하는 견고한 대열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농민 시위가 발발한 이후 유럽 지역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농민들의 피해도 장기화 될 것이라는 시각은 러시아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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