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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아프리카 난민문제, 이집트-EU 합의로 다시 주목 받아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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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EU, 약 74억 유로 규모 원조 패키지 제공 합의


난민 이주 제한에 초점을 둔 합의 체결


이집트와 유럽연합(European Union)이 원조 합의를 체결했다. 지난 3월 17일 이집트 카이로(Cairo)에서 압델 파타흐 알-시시(Abdel Fattah al-Sisi) 이집트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위원회 위원장은 오스트리아, 벨기에, 키프로스, 그리스, 이탈리아 정상들과 함께 원조 합의안에 서명했다. EU 측은 이번 합의가 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 합의안에는 EU와 이집트 간의 관계를 전략적 및 포괄적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고 무역, 투자, 저탄소 에너지, 이주 관리, 교육, 문화, 청소년에 이르는 다양한 내용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원조 패키지의 규모는 총 74억 유로( 약 10조 8,518억 원)이며, 4년간 50억 유로(한약 7조 3,339억 원)는 대출로, 18억 유로(약 2조 6,402억 원)는 투자로, 6억 유로(약 8,803억 원)는 지원금의 형식으로 제공된다. 이집트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EU와의 협상이 양측의 협력과 조정을 크게 도약시키고 공동의 이익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집트의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아랍 국가로부터 이주하고 있으며, 유럽은 이집트와 북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유럽으로 넘어오는 난민들의 이주를 막고자 하고 있다.


EU의 아프리카 난민 유입 차단을 위한 이집트의 중요성


이집트에서 EU로 향하는 난민이 늘어나는 이유는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에서 활동하는 난민 정책 연구자인 파라스토 하쑤리(Parastou Hassouri)는 높은 인플레이션, 높은 실업률 등 이집트의 매우 어려운 경제 상황과 권위적인 정권의 행태로 인해 이집트를 경유하여 유럽을 향해 떠나는 난민들의 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UN 통계에 따르면,  이집트에 등록된 난민은 48만 명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하쑤리는 더 많은 난민이 이집트에 머물 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집트에 머물고 있는 난민들은 수단인, 시리이안, 남수단인, 에리스트레아인, 에티오피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난민들은 이집트를 최종 목적지로 여기고 있지 않으며, 대부분이 유럽이나 북미로 이주하길 원한다. 난민들 뿐만 아니라 자국 내에서 생계를 꾸리기 힘든 이집트인들도 이집트를 떠나길 희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체결된 이집트-EU 간 원조 합의는 EU가 이집트에게 자금을 제공하여 난민 유입을 억제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쑤리는 EU가 이집트와 긴밀히 협력하여 난민 유입을 관리하고 이를 억제하려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하쑤리는 EU가 이러한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난민을 막아야만 하는지, 그리고 인권 상황이 좋지 않은 이집트 정부와 협력하여 난민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집트 정부의 과거 행적을 고려할 때 이집트가 법 집행 기관의 권한을 강화하는 조치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국제인권기구 및 난민전문가들의 對EU 비난 증가 

 

이집트와 EU가 원조 패키지에 서명하기 전부터 옴부즈맨과 국제인권단체들은 우려를 표해왔으며,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에밀리 오라일리(Emily O'Reilly) 인권 부문 옴부즈맨은 EU가 이집트와 합의를 하기 전 인권 침해 상황이 발생할 시 구제할 수 있는 방안 등 다양한 인권 문제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 회견에서 EU 집행위원회를 향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거래와 관련된 기본권 문제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밝혀주길 요구하였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이집트-EU 간 합의 이전부터 이집트 당국의 인권 침해 문제를 거론해왔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집트 정부가 이주민, 망명 신청자, 난민을 자의적으로 체포하고 학대하고 있으며 일부는 에리트레아로 추방한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더 나아가 휴먼라이츠 워치는 이집트-EU 간 합의 체결 전 EU 집행위원회가 EU의 설립 가치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신뢰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합의를 통해 EU 집행위는 EU 내 극우파의 선동에 더욱 힘을 실어주게 됐다고 휴먼라이츠워치는 비난했다. 또다른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도 합의 체결 이전 이집트와 EU 간 협력의 핵심에는 지도자들의 인권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집트 내에서 정부와는 다른 의견을 내는 언론인들과 인권 운동가들이 당국으로부터 체포, 검열, 여행 금지, 자산 동결 등 탄압을 받고 있으며, 매년 수백 건의 사형 선고가 계속 내려지고 있으며, 강제 실종, 고문 및 기타 부당한 대우가 여전히 만연해 있고 처벌 없이 자행되고 있다며 이집트 내 인권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


독일 하인리히 뵐 재단(Heinrich-Böll-Stiftung)도 이번 합의를 비난했다. 하인리히 뵐 재단은 전략적 EU-이집트 파트너십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서 인권과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이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인리히 뵐 재단은 EU와 회원국들이 단기적인 난민 이주 방지를 위해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잔혹한 이집트 정권을 지지하고 강화하는 대신 향후 이집트의 안정화를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좋은 거버넌스와 국제법과 인권에 대한 존중이 관계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하인리히 뵐 재단은 당부했다.


한편, IMF도 이집트에 대한 금융지원 규모 확대 발표


EU와 합의 체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은 이집트 지원을 늘렸다. 모하메드 마이트(Mohamed Maait) 이집트 재무부 장관은 IMF가 20억 달러(약 2조 7,536억 원)를 추가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상기 IMF 지원에도 이집트의 거시경제와 에너지 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집트는 IMF 요구 조건 이행 과정에서 추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 이집트 중앙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이집트의 연간 근원 인플레이션은 35.1%를 기록하였다.


국제사회의 지원에도 불구…심화되는 아프리카 지역 난민 위기


아프리카 난민/실향민(IDP) 증가 추세…인도주의 위기 가중


현재 아프리카에서는 노동 이주, 난민, 실향민 등 다양한 형태의 이주가 나타나고 있다. 이중에서 사하라 이남 지역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분쟁으로 지역 내 난민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는 전 세계 난민의 26% 이상(1,80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남수단, 부룬디에서 계속되는 위기로 인해 난민의 수가 수년 동안 급증해왔다.


이집트는 중동과 동아프리카 전역에서 도착하는 난민들의 목적지가 됐다. 2023년 12월 기준 이집트에는 수단과 시리아를 비롯한 60여 개국 출신의 난민 47만 명 이상이 유입되었다. 2023년 4월 15일 수단 군대와 수단 신속지원군 간의 분쟁이 시작된 이후 2023년 12월 기준 최소 37만 8,500명의 수단인들이 이집트로 건너갔다. 이 중 20만 7,000명 이상이 유엔난민기구에 등록되었다.


아프리카 주요 국가 내 난민/실향민 현황 (인도주의적 위기)


(콩고민주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서 반군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인도주의적 상황이 악화됐다. 2024년 연초부터 정부군과 반군인 M23가 지속적으로 충돌하면서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UNHCR은 콩고민주공화국 내에서는 약 100만 명의 실향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UNHCR 뿐만 아니라 여러 인권단체들은 콩고민주공화국 내 상황이 절박한 수준이며, 반군들이 중무기를 사용하여 부상자가 대거 발생하여 심각한 의료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교전으로 적절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콩고민주공화국 인구의 4분의 1이 기아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구호단체인 ICRC는 콩고민주공화국 내에서 민간인 사상자 증가하자 정부군과 반군 측에 교전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경 없는 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는 콩고민주공화국 내에서 교전으로 인한 사상자가 발생하고 보건,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하자  이에 대응을 촉구하면서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국경 없는 의사회는 분쟁으로 물이 부족한 콩고민주공화국 현지에 식수 배포, 화장실 및 샤워 시설을 설치하였다. 또한, 다른 인도주의 단체들과 콩고 당국이 급수차를 추가로 투입하여야 하며 긴급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수단) 유엔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수단 민간인들의 인도주의적 필요를 충족하고 분쟁을 피해 이웃 국가로 이주한 피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41억 달러(약 5조 6,465억 원)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유엔 산하 기구들에 따르면, 수단군(SAF)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 간의 전쟁이 발발한 지 10개월이 지난 지금 수단 인구의 절반인 약 2,500만 명이 인도적 지원과 보호를 필요하는 상황이다. 내전이 발생한 이후 150만 이상의 사람들이 수단의 국경을 넘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이집트, 에티오피아, 남수단으로 떠났다. 

지난 3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수개월 만에 전쟁으로 고통받는 수단의 다르푸르(Darfur) 지역에 절실히 필요한 식량과 영양 물자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내전 발생 이후 WFP의 첫 번째 지원이다. 그러나 WFP는 수단 국민들이 이웃 국가와 전선을 가로질러 가능한 모든 인도주의적 통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원조를 받지 못하면 수단의 기아 재앙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3월 기준 다르푸르 지역에서는 약 25만 명이 극심한 기아에 처했으며, WFP는 이들 주민들에게 식량을 지원했다.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난민들을 수용한 국가로 알려졌다. UNHCR에 따르면, 2023년 8월 기준 에티오피아에서 수용하고 있는 난민의 수는 96만 명 이상이다. 에티오피아에 수용된 난민의 출신국은 남수단(808,336명), 소말리아(380,000명), 에리트레아(157,957명) 주로 3개국으로. 이들 난민 중 81%는 여성과 어린이이며, 부모나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에티오피아 내 가뭄과 홍수, 분쟁, 급격한 도시의 확장으로 국내실향민(IDP)의 수도 약 378만 명에 달하면서 에티오피아 내 인도주의적 위기도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티오피아 암하라(Amhara) 지역에서 에티오피아군이 전쟁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알려졌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에티오피아군이 민간인 수십 명을 즉결 처형하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유엔에 독립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에티오피아 군대가 이 지역에 법과 질서를 확립 중이라고 에티오피아 정부가 주장하고 있으나, 민간인 즉결 처형 사건으로 이러한 주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잠비크) UNHCR은 지난 3월 1일 모잠비크 내 무장 단체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카보델가도(Cabo Delgado) 지역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2월 초 무장 단체가 자행한 민간인 대상 공격이 발생한 이후 마코미아(Macomia), 치우레(Chiure), 메쿠피(Mecufi), 모심보아 다 프라이아(Mocimboa da Praia), 무이둠베(Muidumbe) 지역에서 7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강제로 피난 길에 올랐다. UNHCR에 따르면, 피난민 중 90%가 여성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임산부, 장애인, 노약자이며, 신규 발생한 피난민 중 절반 이상이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UNHCR은 폭력으로 인해 주거 지역과 학교, 보건소 등 종교 및 커뮤니티 시설이 광범위하게 파괴되었다고 밝혔으며,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U-이집트 합의를 통해 아프리카 난민 유입 차단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지는 의문

2016년 EU의 對이집트 지원 당시와 유사한 상황… 실질적인 난민 차단 효과는 미지수
 
독일의 아프리카, 중동 전문가인 스테펜 롤(Stephen Roll)은 이번 이집트와의 합의를 통해 EU가 기대한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합의가 과거 2016년 이집트 정부-IMF 간 이집트 공공 재정 구조 프로그램에 합의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난민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유럽 자본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이집트 국가 파산 가능성과 그로 인한 난민의 폭발적 증가를 매우 우려했다. 따라서 몇몇 유럽 국가들은 즉시 막대한 예산 지원으로 IMF 협약을 지지해왔다. 당시 독일에서만 4억 5,000만 유로(약 6,636억 원)의 무담보 대출이 이집트에 제공됐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이집트가 국경을 단속하여 난민 유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실제로 재정 지원이 이루어진 직후, 이집트에서 직접 지중해를 건너는 위험한 여정을 시도하는 이주민의 수는 2016년 1월부터 9월간 1만 2,000여 명을 기록하였으나, 2016년 10월 100명 이하로 감소했다. 

그러나 롤은 2016년 이집트 난민 유입 감소로 인한 유럽 정부들의 기쁨이 오래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IMF 프로그램과 국제통화기금의 추가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는 기대했던 경제 안정화를 달성하지 못했다. 지원을 받은 이후 이집트는 지속 가능한 성장 대신 공공 부채가 급증하는 현상을 체험했다. 인플레이션의 상승과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예산 삭감으로 인해 빈곤율이 급격히 증가하여 현재 35%를 훨씬 상회하게 됐다. 물론 이집트의 경제 불균형이 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자 지구 전쟁, 이웃 수단 분쟁과 같은 외부 충격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롤은 인정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불균형이 시시 대통령의 부채에 의존한 지출 정책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시시 대통령이 국민의 필요를 우선시하기보다는 이집트 군부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이집트는 부채 부담에도 불구하고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무기 수입국이 되었으며, 군에 큰 혜택을 주는 호화로운 행정수도 건설에만 최대 590억 달러(약 81조 2,548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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