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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멕시코, 사법 개혁안 통과... 사회적 혼란 격화
멕시코 EMERiCs - - 2024/09/13
☐ 멕시코 의회, 사법 개혁안 통과
o 멕시코 상원, 사법 개혁안 가결... 공표 절차만 남아
- 지난 9월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상원은 새벽 표결을 거쳐 재적의원(128명) 3분의 2를 가까스로 넘은 86명의 찬성표로 ‘판사 직선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동 개혁안의 효력이 발생하려면 35개 주의회 과반(17개)의 찬성표가 필요하지만, 여당인 국가재건운동(Morena) 당이 주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대통령의 공포 절차만 남겨두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퇴임을 앞둔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 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자신의 숙원 사업이었던 사법개혁까지 완수하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대통령 당선인(10월 1일 취임 예정)에게 임기를 넘겨주게 되었다.
o 멕시코 대통령, ‘판사 직선제’ 개혁안으로 사법 공약 완수... 멕시코 하원 의결에 동참
-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2023년 9월 12일 판사 직선제 및 부서 통폐합 등 20개 조항의 개혁 조치를 담은 사법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는 멕시코 사법부 내 부패 척결 및 사법 시스템의 효율성을 제고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대통령의 개혁 지지는 유권자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았고, 지난 6월에 열린 대선에서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후계자인 셰인바움 후보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멕시코 국민들이 사법 개혁안에 대한 지지 여론을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한편, 이번 사법 개혁안은 지난 9월 4일 하원에서 359표 대 135표로 먼저 통과됐다. 표결에서는 집권 여당인 국가재건운동(Morena) 당과 친여 정당이 찬성표를 던져, 사법개혁에 필요한 3분의 2의 의원 정족수를 충족하였다. 하지만 동 개혁안에 반대하는 사법부 직원들의 봉쇄 시위로 인해 하원 의사당에서 4km 떨어진 스포츠 센터로 옮겨 토론이 지속되는 등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 사법 개혁안에 따른 사회적 혼란 격화... 멕시코 대법원 파업에 동참
o 대법관들, 대통령의 사법개혁에 반대 입장 표명... 전국적인 시위 발생
- 지난 9월 4일 멕시코 대법관들은 이번 사법개혁에 항의하는 파업을 시작했다. 대법관들은 찬성 8표, 반대 3표로 파업을 가결했고, 사법부의 독립성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멕시코 내 모든 판사, 대법관을 국민 투표로 선출하는 방식이 궁극적으로 삼권분립을 무너뜨려 민주주의를 훼손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 또한, 이번 사법 개혁안 통과로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반대 시위가 발생했다. 이번 시위는 법대생과 사법부 직원 등 사회 각 계층의 시민들이 참여해 사법부 내 독립성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지난 11일 멕시코 상원에서 사법 개혁안 표결 당시 시위대가 상원 의회에 침입하여 표결을 중단시키려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사법부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외치며 회기를 방해했다.
o 사법 개혁안 지지자와 비판자 간의 견해 차이 극명
- 이번 사법 개혁안을 두고 멕시코 내 견해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사법 개혁안 지지자들은 국민 투표로 법관을 선출하는 것이 사법 제도 민주화와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국민 직선제로 법관들을 선출하면 멕시코 국민에게 전적으로 봉사할 법관을 뽑을 수 있고, 사법부 내 부패와 비효율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 반면, 사법 개혁안 비판자들은 동 개혁이 국가 내 권력 견제와 민주주의 균형을 훼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정치세력과 결탁한 법관들을 뽑을 가능성이 높아져 사법부의 정치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아울러, 노르마 피냐(Norma Piña) 멕시코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외부 압력 없이 공정하게 판결해야 하는 독립성과,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는 판결을 요구받는 상황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또한,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여러 독립 규제 기관을 통합하여 사법 시스템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했지만, 일부 정책 전문가들은 개인정보보호연구소(INAI: Instituto Nacional de Transparencia, Acceso a la Información y Protección de Datos Personales) 등의 규제 기관 철폐가 궁극적으로 행정부에 권력을 집중시키고, 견제와 균형 시스템을 약화시킨다고 평가했다.
☐ 사법 개혁안에 대한 주변국과 국제사회 반응
o 미국 및 국제인권단체, 멕시코 사법 개혁안에 우려 표명... 멕시코 외교 관계 중단
- 주변국인 미국과 캐나다는 멕시코 사법 개혁안에 우려를 표명했다. 켄 살라자르(Ken Salazar) 주멕시코 미국 대사는 국민 직선제로 재판관이 선출되면 "멕시코 민주주의 기능에 큰 위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하원의원들은 동 사법 개혁안이 양국이 공유하는 중요한 경제 및 안보 이익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이들은 국제협약 관점에서 2026년 검토 예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서 약속한 내용과 이해 충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또한, 미주인권법원(Inter-American Court of Human Rights) 등 인권 단체들은 조직범죄 관련 사건 심리에서 ‘익명 판사 제도(faceless judges)’를 허용하는 점을 비판했다. 멕시코 정부는 동 조항이 조직범죄단체로부터 판사를 보호하려는 의도라고 하지만, 국제인권단체는 피고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한편,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8월 28일 미국 및 캐나다 정부의 비판에 대응하여 외교 관계 '중지(pause)'를 선언하였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의 주권을 존중할 때 외교 관계가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동 사법 개혁안이 멕시코 내부 정치 문제에서 국제경제 및 외교적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NN, Mexico pauses relations with US and Canadian embassies, 2024.08.27.
New York Times, Mexico’s Lower House of Congress Approves President’s Judicial Overhaul, 2024.09.04.
Bloomberg, Mexico’s Top Court Justices Join Strike Over Judicial Reform, 2024.09.04.
Reuters, Mexican lower house passes controversial judicial reform in marathon session, 2024.09.04.
Washington Post, Mexican lawmakers flee protesters, pass contentious judges law, 2024.09.11.
BBC, Protests in Mexico as controversial judicial reform passed, 2024.09.12.
Mexico Daily News, AMLO says Mexico’s relationship with US and Canadian embassies ‘on pause,’ 2024.08.27.
[관련정보]
멕시코 대법원, 사법개혁 반대 파업 돌입(20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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