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범죄문제

남아프리카공화국 서상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책임연구원 2009/12/08

지난 12월 5일(한국시각) 케이프타운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 조 추첨이 이루어짐으로써 남아공이 점차 우리나라의 TV나 신문매체 등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내년 월드컵 본선의 티켓을 확보하고 우리나라 최초로 해외 월드컵 경기에서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삼고 월드컵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톱시드를 배정받은 아르헨티나, 유럽군에서의 그리스 그리고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 한 조에 배정되어 쉽지 많은, 그러나 아주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닌 긍정적인 시드배정을 받았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우리가 아직 월드컵에서 아직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팀이고 그리스는 2004년 유럽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전적이 있는 무시 못 하는 팀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이지리아는 전통적으로 아프리카 축구 강국으로 최근 우리나라가 청소년 팀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무릎을 꿇어 8강에 올라가지 못하는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전통적인 축구강국이다. 또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남아공이 안방과 마찬가지로 시차나 관중들의 응원 등에서 우리나라가 좋은 조건은 없다.
한국은 2010년 6월 12일 밤 11시 포토 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 베이스타디움에서 그리스와 1차전을 갖고 18일 오전 3시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2차전, 23일 오전 3시30분 더반의 더반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와 3차전을 벌인다.
이와 같은 일정에 맞춰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아공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전에 대한 응원이나 관광을 목적으로 남아공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남아공의 불안정한 치안문제를 남아공 방문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우려는 남아공의 범죄문제가 월드컵의 개최를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던져줄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이다.
범죄는 남아공의 심각한 사회 문제라 할 수 있다. 모든 유형의 범죄들이 일상적으로 발생할 뿐만 아니라 범죄행위도 더욱 과격화되고 있는 남아공은 범죄발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국제적 오명을 얻고 있다. 유엔마약 및 범죄사무소(UNODC)가 주요 60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1998년과 2000년 사이의 범죄발생률 조사에 따르면, 남아공의 인구 10만 명당 범죄발생률은 폭행과 살인에서 전체 조사대상 국가 중 2위, 강간에서 1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높은 범죄발생률은 남아공 사회의 안정을 저해하는 요소이다. 불안한 치안 상황은 남아공 관광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나아가 외국 투자 유치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남아공 주요 도시의 소득 중․상류 계층이 교외로 빠져나가 거주함으로써 도심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도시의 기능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에 급증한 남아공 출신 해외 이주자의 대부분은 불안한 치안을 이민의 이유로 제시했다.    


남아공의 범죄 실태 및 주요 범죄 유형


남아공의 범죄는 80년대 중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하다가 아파르트헤이트가 종식되고 민주화가 이루어진 1990년대 초에 급격한 증가를 보인다. 1994년과 95년 사이의 남아공 전체에서 보고된 살인 사건의 수는 26,877건으로 최고 정점에 이르렀다가 90년대 말과 2000년 대 초에 살인 사건 발생 건수가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남아공 국민들이 체감하는 치안 상태는 그리 개선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남아공 경찰의 범죄정보분석센터(Crime Information Analysis Centre)가 밝힌 바에 따르면, 2003년 4월부터 2004년 3월까지 남아공 전체에서 살인은 19,824건, 강도는 229,109건, 강간은 52,733건이 발생했다. 모든 범죄들이 모두 보고되지 않은 점을 감안한다면 남아공의 범죄발생빈도는 경찰 통계에 나타난 것보다 50%정도 높다고 봐야할 것이다.
남아공에서 범죄는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에서 가장 큰 도시로 1백만 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변의 도시들을 합칠 경우 수백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에서는 매달 약 250명이 범죄로 인해 살해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밖에 프리토리아(Pretoria), 더반(Durban) 등 대도시 역시 범죄가 만연해 있으며, 남아공의 9개 주에서 하우텡(Gauteng) 주, 노던 케이프(Northern Cape) 주, 웨스턴 케이프(Western Cape) 주에서 범죄발생률이 높게 나타난다. 
범죄 문제가 남아공 사회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살인, 강도, 강간 등의 주요 흉악 범죄가 발생하는 범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남아공의 주요 흉악 범죄 발생 양상은 다음과 같다.   


① 살인
남아공 대다수 살인의 경우 가해자가 상대편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친인척 간에도 종종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총과 같은 살인에 사용되는 무기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실정이 피를 흘리는 분쟁을 가져오게 하며, 또한 남아공의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이 범죄를 발생시키는 주요 요인 중의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아프리카국민회의(ANC)를 지지하는 꼬사 집단과 인카타자유당(IFP)을 지지하는 줄루 집단 사이의 정치적 분쟁이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는 과거 백인정권하에서 벌어지던 흑백간의 살인사건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1994년 다인종 참여 선거 이후 흑인들 간의 분쟁으로 인한 살인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남아공에서 인구 10만 명당 살인사건이 가장 비번하게 발생하는 주는 웨스턴 케이프 주이다. 이곳에서는 좀도둑질의 경우에도 살인이 빈번하게 발생된다. 또한 많은 인명 살해 사건이 조직범죄원들 간의 싸움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② 강도
남아공에서 발생하는 강도 사건은 주택침입 강도를 비롯하여 자동차 납치 강도, 트럭 납치 강도, 현금수송 차량 강도, 은행 강도 등의 유형이 있다. 이러한 강도 사건에는 권총, 자동소총 등의 무기가 거의 예외 없이 사용된다. 강도 사건은 재산과 관련된 범죄이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범죄에 비해 사건 발생 신고가 피해자에 의해 충실하게 이루어지지만, 발생하는 강도 사건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는 87.7%의 사건에서 범인 검거는 물론, 장물 회수조차 제대로 실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③ 조직범죄
조직범죄는 남아공 주요 도시의 빈민가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난다. 범죄조직이 도심 외곽지역의 가난한 마을, 혹은 빈민가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조직에 소속된 조직원들은 마약거래, 강도, 도둑질을 일삼고, 장물을 매매하거나, 매춘사업 등 불법적인 사업을 폭력을 사용하며 운영한다. 범죄조직원들은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면서 빈민가의 젊은이들에게 삐뚤어진 환상을 심어주기도 하다.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이 살아가는 빈민가의 젊은 실업자들은 범죄조직원들을 존경하며 그들 스스로를 범죄조직의 일원으로 자처하기도 하는 것이다.


④ 정치범죄/폭력
남아공의 정치상황은 안정적이지 못하며 국민들 사이 많은 정치 폭력이 야기한다. 이와 같은 상황은 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1994년에서 1995년 사이 크와줄루 나탈(KwaZulu-Natal) 주에서 정치폭력으로 900명 이상의 사상자 발생했으며, 이 주에서 정치폭력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남아공 전체 정치폭력으로 사망한 사람의 91%를 차지하고 있다. 정치폭력은 대부분 크와줄루 나탈과 웨스턴 케이프 주에서 발생하고 있다. 남아공의 정부 여당인 ANC는 이들 두 개 주를 정치적으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994년의 남아공 선거는 피로 얼룩졌다. 인카타 자유당과 ANC 지지자들은 서로 상대편을 죽이는 정치적 폭력을 자행했다.


⑤ 경제범죄
최근 한 보고서에 의하면, 남아공 기업들 중 2/3가 과거 12개월 동안 경제범죄의 희생이 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글로벌 경제의 위축으로 이와 같은 범죄 압박은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또한 실제로 사기사건 등 경제사범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경제범죄는 확산되고 있고, 지속적이며 그리고 악독한 것이다. 사기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기업이나 조직은 없다”라고 이번 조사 보고서를 발간한 루이스 스트리돔 팀장은 전하고 있다.
불경기로 인한 어려운 시기에 과장된 결과의 유혹 혹은 금융 관련 유혹은 윤리적 가치를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할 것이다.
사실 기업들 측면에서는 어려운 경기에 목표 설정치 된 성장 달성은 더욱 어렵게 되고, 개인들은 좌절감에 빠지기도 하며 그리고 또한 개인의 금융사정도 빚 독촉이나 휴직으로 인해 위협받을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54개국의 3천여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난 7월부터 8월 사이에 실시되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회사들 중 62% 이 기간 동안 경제범죄의 일부 형태를 경험하였었다. 전체적으로는 금융관련 사기가 경제사범 중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는데 2003년에 비해 3배나 증가하였다.
그러나 남아공의 경우 금융사기는 2005년 45%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39%로 줄어들었다. 다른 경제사범으로는 뇌물과 부패가 59%를, 금융사기 39%, 돈세탁 10% 그리고 세금사기 3%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경제가 좋지 않을 경우 이와 같은 경제사범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들(78%)은 경제가 하락할 때 경제사범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조사에서 경제 범죄가 높은 국가는 러시아가 71%로 가장 높고, 남아공이 62%로 뒤를 따르며 케냐가 57% 그리고 캐나다가 56%로 조사되었다.
남아공의 이와 같은 높은 비율의 경제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사무직 경제범죄의 증가와 또한 기업들이 당국에 경제범죄에 대한 보고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남아공에서는 많은 경제범죄들이 보고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예를 들면, 경제가 좋지 않자 직원들을 감찰한 인력을 줄이는 경우인데, 이로 인해 기업 내부의 실질적인 감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2007년 남아공 기업 중 20%가 경제범죄를 감찰하는 내부 감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고되었으나 2009년에는 단지 5%만이 내부감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따라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기업들의 경제범죄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게시글 이동
이전글 두바이 모라토리엄의 정치경제적 함의 2009-12-07
다음글 남아공의 금융시장 2009-12-16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