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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알바니아 독립 100주년 기념과 대(大)알바니아 구상

중동부유럽 기타 최자영 부산외국어대학교 지중해지역원 HK교수 2012/12/27

‘알바니아’란 명칭은 원래 발칸 서부 알바니아 인이 거주하는 지역 명이었다. 이곳은 1478년 이후 오스만 터키의 지배(행정구역 ‘루멜리아’에 소속)를 받다가 1912년 11월 28일 독립했고, 1913년 6월 29일 런던 협약에 의해 세르비아와 그리스 사이의 지역에 독립된 나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올해 2012년 11월 알바니아는 독립 100주년을 맞았다. 기념축제 전야의 연설에서 알바니아 수상 살리 베리사는 알바니아 모든 알바니아 인 거주 영토의 독립의 원칙, 이른바 ‘대(大)알바니아’ 이념에 관련된 발언을 했는데, 그 범위는 프레베자(알바니아 남쪽에 있는 그리스에 속해있는 땅)에서 프레세보(알바니아 동쪽으로 현재 코소보, 세르비아, 마케도니아공화국[스코피아]) 접경에 있는 땅), 마케도니아에서 포드고리차(알바니아 북쪽 몬테네그로의 수도)에 이른다.



이런 발언이 주변국의 빈축을 사자, 베리사 수상의 대변인은 11.28일 급히 정부의 인터넷 사이트(www.km.gov.al)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그런 발언은 현재 주변 접경국에 대해 영토의 반환을 요구하려는 진의가 아니고, 지난 100년간의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문은 간단하게 진정되지 않았고, 11월 말 그리스 외무부장관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는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를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그리스 공산당(KKE)>은 수상의 이런 발언이 알바니아와 그리스 민중의 평화적 공존을 저해하는 것으로 강력히 항의했다. 즉, 이런 민족주의는 알바니아 민중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를 포함한 발칸 반도의 현재 국경을 변경하려는 부르조아 계층의 음모인 동시에 미국과 유럽연합 내 강대국 세력의 비호를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모든 민중의 이익을 저해하는 민족주의와 함께 독점 및 제국주의적 이윤추구와 경쟁을 단호히 저지하는 데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 외교관 측도 발칸 내 어떤 국경의 변화도 지지하기 않으며, 민족주의는 나라간 관계를 파멸로 이르게 하는 것으로 각국은 과거의 역사에서 벗어나야 하며 거기에 매어서는 안 된다다는 입장을 밝혔다. 티라나 주재 독일 외교관 카롤 밀러 홀트켐베르도 알바니아 정치가들의 선전성 발언을 비난하며, 선정적 민족주의는 파멸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한편, 알바니아 대통령 부기아르 니사니(Bougiar Nisani)는 ‘국경의 변경’이나 ‘대(大)알바니아’의 구상은 있을 수 없으며, 오직 발칸이 통합되어 유럽연합으로 귀속되어야 한다는 것, '상호 이해와 협조’가 있을 뿐이라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문제가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니다. 올해(2012) 11월 25일에는 아테네에 거주하는 알바니아 계 유민 약 4천 명이 아테네 시내 스포르팅 운동장(파티시온가[街])에서 알바니아 독립 100주년 기념 축제를 벌이면서 알바니아 국기를 걸고 <대(大)알바니아, 프레베자(그리스 서부 해변 지역)에서 코소보까지>의 노래를 연창했다. 이 시위에는 알바니아 사회당 당수 에디 라마가 함께 했으며, 선거에서 우익 베리사에게 패배했던 라마는 이곳 청중에게 내년 6월에 있을 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뿐 아니라 <그리스 내 알바니아 청년 동아리>의 인터넷 사이트에 아크로폴리스와 파르테논 신전을 배경으로 하여 알바니아 국기를 들고 있는 두 젊은이의 모습이 실렸다.



알바니아 인들의 이런 행위들이 그리스 인들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그리스 서북부 알바니아와 접경하고 있는 이피로스의 안드레아스 주교(드리이누폴리, 포고니아니, 코니차)는 알바니아 인의 <대(大)알바니아> 구상을 비난하면서, 독립 100주년 행사를 기회로 그들이 숨기고 있던 그리스 영토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것이며, 그 야심은 코소보, 마케도니아 공화국, 플로리나, 카스토리아, 이와니나, 아르타, 프레베자 등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베리사 수상의 ‘대(大)알바니아’ 구상은 과거 역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도 무관하지 않다. 한 예로 1944년에 있었던 이른바 ‘차미데스 인 학살’ 문제를 두고 지금도 알바니아가 그리스에 대해서 차미데스 인의 땅과 재산을 돌려주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미데스 인은 그리스 서북부 연안 이피로스 지역에 살았던 무슬림 알바니아 인들이고, 이 지역은 ‘차무리아’라 불렸다. 그 ‘차미데스’의 명칭은 ‘차미(무슬림 사원)에 다니는 사람들’에게서 유래한 것으로 간주된다. 

2차 세계대전 때 1939년 이탈리아 인들이 그리스로 쳐들어왔을 때, 무솔리니는 알바니아 인을 이용하기 위해 ‘대(大)알바니아’의 이념을 주입했다. 알바니아 인들은 차무리아에 자유롭고 독립된 나라를 세우려는 꿈을 안고 이탈리아와 독일 침략군에게 협조했다. 그리스 인들은 이들 차미데스 인들을 미워했고, 마침내 1944년 고명한 그리스의 독립투사 나폴레온 제르바 장군이 이 지역을 탈환했을 때, 차미데스 인을 남녀를 가리지 않고 학살했고, 나머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1944년 12월 마지막으로 북쪽 알바니아 땅으로 피해갔다.

그러나 차미데스 인이 언제나 그리스 인들과 불화했던 것은 아니다. 그리스에도 2차 세계대전 후 1945~1949년 사이 우리 한국과 같이 좌우익 간 동족상잔이 있었다. 그 갈등은 동구 공산권 지역에 인접한 이피로스 지역에서 특히 심했는데, 이 때 차미데스 인들은 좌익 측 그리스 인을 지원하여 협조했다. 그것은 고향 이피로스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1949년 그리스에서 좌익이 무너지면서 그들의 꿈은 무산되었다. 
 
올해(2012) 봄 알바니아의 베리사 수상과 <정의통합당(PDIU: Party for Justice, Integration and Unity)> 당수 스페팀 이드리지는 기자회견(2012.4.19일, 일간지 Skip)에서 그리스 정부에 대해 <차미데스 인 학살> 사실을 인정하고 그들이 귀향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했다. ‘지금에 와서 차미데스 인 학살 사실과 그 재산 반환을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드리지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차미데스 인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가. 차무리아 출신 알바니아 인의 관심은 물론 재산을 반환받는 것이지만, 그것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내 아버지가 두 살 때 차무리아에서 쫓겨 난 다음 조부와 선조들의 재산과 무덤은 방기되고 있으며, 그곳은 주님이 부를 때 우리가 묻힐 곳이다. 그리스는 1913~1944년까지 자행한 종족학살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 국제협약에 기초하여 우리는 차무리아로 돌아갈 권리가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곧 합법적 방법을 모색해나갈 것이다...”
 

이런 발언은 ‘대(大)알바니아’ 구상과 무관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며, 이드리지가 이끄는 정의통합당은 실제로 우익 살리 베리사 정부의 반려자인 것으로 간주된다.

그리스 인들이 차미데스 인을 학살한 문제가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는 반면, 그리스 인들은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는 알바니아 내 정교 그리스 인 소수민족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가지고 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양국은 오랜 역사를 통해 국적, 종족, 종교 등이 종착되어 있으므로, 그런 것을 넘어선 타협과 공생의 탈출구를 모색할 수밖에 없겠다. 현재 알바니아 우익정부에는 알바니아 내 그리스 인 소수민족 출신의 장관도 동참하고 있는 형편이다.



참고자료

Diethni, 2012.12.5 "H Chrisimopoieitai apo kapoious gia orismenous skopous." [http://www.newsbomb.gr/] [2012.12.21일 검색]
Kathimerini, 2012.12.11 "Exarsi ethnikismou stin Albania."
Sakellariou, M.B., Ipeiros. Athina,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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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orioipirotika.blogspot.kr/2012/04/blog-post_7543.html (Boreioipeirotika, 2011.4.19일자)[2012.12.21일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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