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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유가 하락이 UAE 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전략

아랍에미리트 이광일 KOTRA 두바이 무역관 부관장 2016/03/31

지난 2월19일 Al Mazrouei 에너지부 장관은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OPEC 및 러시아 등이 제안한 어떠한 조치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OPEC과 러시아의 석유감량 합의가 유가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했다.
위와 관련하여, KOTRA 두바이 무역관의 이광일 부관장에게 유가하락이 UAE 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전략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유가 하락이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 UAE는 지난 10년간 석유의존도를 낮추고자 막대한 오일머니를 가지고 산업 다각화 노력을 경주해 왔다. 탈(脫)석유정책이 여타 중동 산유국보다는 성공해 왔다고 자타가 인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석유에 의존해 있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석유수출로 벌어들이는 오일머니는 UAE 연방 재정수입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GDP의 24%는 석유·가스 관련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을 보면 그 중요성은 더욱 부각 된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10달러에 육박했던 2014년 6월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여 2015년 1월 28.5달러(브랜트유 기준)로 최저점을 찍은 이후 올해 3월 현재 40달러 선에 근접,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물경기에 반영되기 까지는 상당 기간 소요되어 경기침체의 그림자는 2017년 말부터 거두어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다.


IMF가 2016년 1월 UAE를 포함한 중동 아프리카 지역(MENA : Middle East & North Africa)의 올해 경제성장전망을 2015년 10월 발표보다 0.3%포인트 낮은 3.6%로 하향 조정한 것도 유가와 관련된 UAE 거시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한편, 그간 UAE 정부의 산업 다각화 정책으로 인한 비석유 부문의 성장세로 석유부문의 GDP 기여도가 낮아졌기 때문에 최근 저유가를 충분히 감내해 낼 수 있다는 일각의 낙관론이 있지만 설득력을 잃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유가와 관련된 UAE 거시경제지표>

 

(단위: %, 백만USD)
      (주:*는 예상/전망치, 자료: World Bank ’16년 1월, IMF ’15년 10월, EIU ’16년 3월)

 

Q2.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한 UAE의 산유량 동결안 지지 의사와 관련해 어떠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가?


▲ 저유가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 UAE 정부는 석유수출기구(OPEC)의 원유생산량 유지 결정에 지지를 보이는 등 대외적으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자신감은 2016년도 연방정부 예산 편성에도 볼 수가 있는데 전년 대비 1.1% 소폭 감소한 480억 디르함(약 131억 달러)으로 편성하여 현재의 저유가 수준을 감내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저유가로 UAE의 거시 경제지표가 악화를 보여주고 있지만 UAE는 막대한 오일머니를 축적한 재정 여력(Fiscal Buffers)과 그간의 탈(脫)석유를 위한 산업 다각화 노력 등을 고려할 때 상당 기간 내 가능성이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해된다.


그간 UAE는 유가가 35달러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원유 생산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의 메이저 석유생산국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나머지는 시장의 손에 맡기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아직 미래에 대해서 낙관적이다’라고 UAE 에너지부 장관이 말한 바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고 저유가가 장기화된다면 부족한 재정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산유량을 늘려나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Q3. 유가 하락에 따른 우리 기업의 UAE 비즈니스 현황은 어떠한가?


▲ 유가 하락으로 UAE 경제가 위축되면서 우리나라의 UAE에 대한 수출과 해외건설 수주도 둔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시급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대 UAE 수출은 자동차, 가정용 전자제품, 철강 등 주력품목의 수출 감소로 2015년 기준 60억 7,700만 달러, 전년 72억 1,200만 달러에 비해 15.7% 감소한 바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수출 감소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수출 감소 요인으로는 저유가와 더불어 인근 중동국가의 정세불안에 따른 UAE 중계무역의 위축, 엔저와 유로화 약세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 시장 개방과 MENA 무역의 중심(Hub)인 UAE를 통한 이란시장 진출이라는 호재도 있지만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도 전년도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이 된다.


저유가는 해외 건설사들의 UAE 프로젝트 수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에너지·건설 분야 진출기업에 따르면 UAE 정부가 저유가로 프로젝트 진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거나 기 발주 프로젝트도 취소되어 수주물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저유가로 파이(Pie)가 작아진 UAE 건설 프로젝트 시장에 중국에 이어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도 유로화 약세에 힘입어 저가수주 공세를 펼치고 있어 올해 우리 기업의 수주 환경도 밝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위기 속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어렵지 않은 대외환경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필요가 있다.   


UAE는 물론 중동 시장 수출 회복을 위해서는 유가 등 대외 수출환경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는 우리 제품의 자체 수출경쟁력 제고가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


중소·중견기업이 핵심기술이나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는 현지 기업을 M&A 할 수 있도록 해외직접투자 지원책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가 있다. 아울러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과 중동의 자본이 결합하여 인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MENA)까지 겨냥한 현지 생산거점형 제조업투자 진출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만하다.


프로젝트 시장의 경우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수지 압박으로 발주처 재원을 기반으로 한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신규 발주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도 자체 금융(Finance)을 통한 투자 개발형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아울러 UAE 내 선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영국 등 유럽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링으로 어려운 수주환경을 돌파해 나가야 한다.


이란이라는 거대 시장 개방으로 인근 지역과의 접근성이 좋고 안정적 제도와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 UAE을 통한 이란시장 진출도 고려해 볼 만하다. UAE는 최근 3년간 전체 수입의 30% 이상을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등지로 재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이란으로의 재수출은 전체 재수출의 16.5%를 차지하여 이란은 UAE의 최대 재수출 대상국이기 때문이다.


Q4. UAE 정부의 저유가에 대한 대책과 경제회복 방안에는 무엇이 있는가?


▲ 저유가로 인한 재정수익 감소 위험을 분산하고자 UAE 정부는 연방법인세와 부가가치세(VAT) 등 현대적인 조세제도를 도입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그간 세금이 없는 조세환경을 강점으로 외국인투자를 유치해온 UAE의 특성상 징세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였으나, 2016년 2월에 UAE 정부는 2018년 1월부터 5%의 부가가치세를 신규 도입할 계획임을 공식 발표하여 세수증대를 위한 여타 신규 조세제도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정보충을 위한 정부 서비스 수수료 등 準 조세 확충을 들 수 있다. 사업자등록 발급·갱신 수수료, 거주비자 신청·갱신 수수료, 도로 통행요금인 살릭(Salik)과 같이 세금과 유사한 성격의 수수료인 準조세의 인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두바이 정부는 2015년 두바이 재정수입의 2014년 재정수입의 67% 수준이던 준조세의 비중을 2015년 74%에 이어 올해는 12% 증가한 86%까지 확대하기로 하였다. 아부다비 정부 또한 2015년부터 전기와 수도세 개혁을 시작하는 등 유가 하락으로 감소한 재정수입을 보충하는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UAE 오일·가스 기업들이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인력을 감축하는 등 에너지 산업 인력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다. 아부다비 국영에너지회사(TAQA)는 ’15년 8월 13일 보도 자료를 통해 유가 하락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사업부 직원의 22%를 감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8월 1일부터 UAE 에너지부(Ministry of Energy)가 시행한 자동차 휘발유 가격에 대한 유가 보조금 폐지 정책이다. 매월 28일 국제평균가격에 맞춰 휘발유 가격을 조정한다는 내용으로 동제도 시행 첫 달에는 2011년 이후 변동이 없던 가솔린의 주유소 판매 가격이 리터당 약 0.47달러에서 24% 상승한 바 있다. 국제평균 판매 가격이 1.1달러임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보다 적은 상승 폭이었으나 국제평균가에 맞춰 조정된다면 언제든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정부예산의 부담을 줄이고 민간 부분의 프로젝트 개발 및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두바이 정부는 PPP 법(Private Public Partnership)을 제정하여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가고 있다. 그간 민관협력 프로젝트는 수·전력 산업 분야에만 한정되어 시행되어 왔는데 부족한 정부재원 보충을 위해 모든 사업영역에서 민간부문의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Q5. 저유가가 지속될 경우 UAE의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가?


▲ 저유가가 UAE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오일머니가 UAE 경제 동맥에 어떻게 흐르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석유수출로 벌어들여지는 오일머니는 자국의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도로, 항만 등 사회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재원으로 활용된다. 오일머니는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성장 동력 구축을 위한 제조업 육성 등 산업 다각화 재정 재원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재정 재원으로 활용되어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내수소비 시장을 진작케 한다. 나아가 중동 최대의 UAE 국부펀드의 해외부동산 구입이나 제3국 개발 사업에 투자되는 자금으로 사용되게 된다.  

<오일머니와 UAE 경제>

저유가가 지속된다면 우선 UAE 사회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재원 부족으로 이어져 에너지 건설분야의 신규 메가 프로젝트는 줄어들 전망이며 기존 시설의 유지·보수나 확장 또는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중소형 프로젝트가 UAE 건설·플랜트 시장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프로젝트 재원도 그간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정부재원에서 사업자가 투자하여 일정 기간 운영수익을 확보해 나가는 개발자 투자방식이나 민관협력 개발방식(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으로 변화될 것으로 본다.


저유가로 인한 재정적자 보충을 위해 국부펀드 규모가 축소되고 투자성향도 다시 보수적으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중동 최대의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은 그간 막대한 오일머니를 무기로 해외 부동산 구입, M&A, 신흥국 인프라 사업 등에 적극 투자하고 있었으나 안정자산 선호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 아울러 무바달라 (Mubadala) 국부펀드의 경우 주로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항공, 정보통신, 보건의료, 신재생 분야 등의 산업다각화 분야에 관심을 보여 왔으나 저유가가 지속된다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탈(脫)석유 산업구조를 위한 산업다각화 재원도 국부펀드의 해외투자 자금과 같이 석유수출을 통한 오일머니에 의존하는 구조이다. 오일머니가 풍부할 때는 산업 다각화 진전도 빠르게 진행되고 그 영역도 일부 전통 제조업(알루미늄, 철강, 시멘트)에서 IT, 의료 등 신산업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저유가는 그간 재정부담을 야기해온 공기업을 민영화하는 등 UAE 경제가 민간 부분 주도 경제로 전환되는 속도를 가속화, 민영화를 통해 경쟁력을 유도하고 정부보조금으로 운영되던 우편, 통신, 에너지 생산, 보건 분야 등에 민간투자가 적극적으로 유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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