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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메르코수르와 한국 간 무역협상 전망

중남미 일반 Gustavo Rojas Center for Analysis and Diffusion of the Paraguayan Economy (CADEP) Researcher 2020/08/27

서론
남미공동시장 메르코수르(Mercosur)의 순회 의장국 파라과이는 2018년 상반기에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 체결을 위한 협상 시작을 공식 발표했다. 지금까지 공식 협상은 총 다섯 차례 이루어졌고, 가장 최근의 협상이 2020년 2월에 있었다. 2018년 기준 GDP가 총 1조 6,000억 달러인 한국은 전 세계 12위 경제체이다. 한편 메르코수르 관세동맹(Customs Union)은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핵심 경제 블록으로, 소속 국가의 GDP 총합은 미주대륙에서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2조 5,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메르코수르가 수입하는 한국 제품은 대부분 중간재, 컴퓨터⸱이동통신 상품, 자동차⸱자동차 부품이며, 메르코수르 국가가 한국에 수출하는 물품은 대부분 농산품, 원유, 육류이다.

각자의 경제적 특성이나 역학관계와는 별개로, 남미와 한국이 서로 가까워진 데는 정치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의 경우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여러 가지 대내외적 요소로 인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요소로는 a) 국제 무역 환경에서의 보호주의 경향, b) 한미 FTA 재협상, c) 중국에의 의존도 및 2017년 미국 사드(THAAD)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국 영토 내 설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 d) 인구의 급속한 노령화와 낮은 출산율 등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 문재인 정부는 a) 트럼프 정부와의 호혜적 경제 관계 구축, b) 타국 정부의 수입 제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 c) 한국 기업의 해외시장 내 입지 구축 지원, d) 중국의 비관세조치 및 기업 규제에 대한 대처, e) 신흥국과의 경제 협정 체결 가속화, f) 해외에서의 경제 신성장동력 모색(한국 대북전략의 상당 부분은 평화와 공영이 한반도 전체에 가져다 줄 혜택을 그 근거로 하고 있다), g) 재생에너지 및 저탄소 소비를 바탕으로 하는 산업 부상에 대비한 국제적 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해 왔다.

당면한 도전 과제
메르코수르는 한국이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자동차, 자동차 부품, 전자기기 등의 주요 산업 부문에서 보호주의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자국의 무역 관계를 다른 국가 및 지역으로 다각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국제적으로 식량 수입국을 다각화하면 한국은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자주성을 더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FTA 체결을 위해서는 협상에 대하여 용납 가능한 수준의 실리적인 접근을 꾀할 필요가 있다. 

메르코수르는 상호 이익이 되는 합의를 이루어 내기 위해 인적자원의 이동,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 투자 및 기술 협력에 공세적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양측이 맺는 무역 합의안의 규제 패턴을 비교 분석해보면 민감한 사안을 해결하고 협상의 범위를 결정하는 방식에 있어 서로의 이해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협의 당사자들은 양측이 각각 가지고 있는 요구사항에서 균형을 찾으면서도 동시에 FTA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절충안의 가능성을 협상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

메르코수르와 유럽연합(EU) 간의 협상에서 있었던 경험을 고려하여, 협상에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여 단기적 목표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종 합의를 통해 혜택을 볼 것으로 판단되는 양측 부문 간 격차가 뚜렷하다는 것 또한 단기적 목표 달성 추구를 권하는 이유이다. 브라질 전국산업연맹(National Confederation of Industry)의 연구에 따르면 수입 관세 철폐 시 브라질의 총 51개 경제 부문이 피해를 받게 된다.1) 이들 중 21개 부문은 공업, 18개는 서비스업, 4개는 제조업, 8개는 농업 관련 부문이다. 생산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 부문은 단 11개에 불과하다. 이렇게 계산을 해 보면 한국 경제부문은 브라질 측에 비해 8배 높은 성장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마지막으로, 메르코수르 회원국 정부와 민간 부문 사이의 대화가 없다는 점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한국 수출에 적용되는 반덤핑 관세 건수가 높다는 점(중국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은 오랫동안 유지 가능한 협상안 구축에 장애물이 되어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FTA 발효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서 추가 무역 자유화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합의안 내에 포함하자는 제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이 경우 이러한 메커니즘의 틀 내에서 협상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양측의 관계 개선 및 국제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확약 중 하나는 양측이 2010년에 체결된 개도국 간 특혜무역제도(GSTP, Global System of Trade Preferences Among Developing Countries) 상파울루라운드 내용에 대한 각자의 비준 절차를 완료하기로 함께 약속하는 것이다.2) 

양자간 관세인하 협상에서 한국 정부는 자국 농민의 부정적 반응과 상대적으로 민감도가 낮은 품목의 장기적 관세 철폐 일정(대개 10년 철폐 일정)을 고려하여 민감품목에 대한 쿼터를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 무역의 기술적 장벽(TBT, Technical Barriers to Trade)과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SPS, Sanitary and Phytosanitary Measures)는 시장 접근권 수준을 결정하는 무역 관련 이슈로서 양측의 의견이 대립할 수 있는 사안이다. 

기회 및 정책적 제안
상품 교역에서의 격차를 상쇄하기 위해, 또 양측 사회를 한 데 묶어주는 역사적 유대관계를 고려해볼 때, 메르코수르는 한국에 축산품 및 농산품 시장 접근권 확대에 더해 인적 자본 이동성 관련 양허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Korea-India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에서는 인적 자원의 이동에 대한 내용을 이미 담고 있으나, 그 범위는 독립전문가(Independent Professional)로 제한되어 있다.

투자 및 전자상거래의 촉진과 진흥은 양측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부문이며, 현재 WTO에서 진행되는 중요 다자 협상에서 양측이 두각을 드러내도록 함과 동시에 상호 호혜적인 경제 협력안이 체결될 수 있도록 이 부문을 더욱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라틴아메리카로 유입되는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그 규모가 중국과 비슷하여 눈에 띄는 수준이다. 다만 중국 FDI에 비해 한국의 FDI는 현지 노동력을 요하는 산업 및 서비스 부문에 매우 집중되어 있다.3) 한국 투자협약 모델의 영향을 받은 브라질은 최근 메르코수르의 투자협약모델 구성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WTO 내 투자촉진협의 협상에 있어 가장 결단력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메르코수르가 무역 촉진 노력의 일환으로 전자상거래에 점차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 및 양측 모두가 개인정보보호처리 및 외국 데이터센터 접근권 관련 사안을 민감하게 여긴다는 점을 고려할 때 디지털 어젠다 또한 매우 중요한 시너지 구축의 매개와 접점이 될 수 있으므로 양자 및 다자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양측 협상단은 모두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세상에서 구체적인 기간 내 협상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양측이 모두 예민한 입장에 있음을 고려할 때 ‘포괄적⸱고위급’ 합의안이 아닌 절충안을 채택하는 것이 이 중요한 협상에 걸려 있는 정치적 및 외교적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메르코수르의 아시아 진출 및 한국의 라틴 아메리카 진출에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며, 태평양 전체에 걸쳐 여러 행위자로 구성된 교량이 펼쳐질 수 있게 될 것이다. 


* 각주 
1) https://noticias.portaldaindustria.com.br/noticias/internacional/acordo-mercosul-coreia-do-sul-fara-setores-encolherem-alerta-cni/
2) https://unctad.org/en/pages/PublicationWebflyer.aspx?publicationid=2477
3) https://www.bbvaresearch.com/en/publicaciones/china-one-belt-one-road-whats-in-it-for-latin-america-2/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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