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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신흥지역 체험기 공모전 당선작] 바람아 멈추어다오, 아니 더 불어다오

에티오피아 홍진환 - - 2022/06/09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까지 에티오피아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활동 지역은 오로미아 주 아다마 시로, 수도 아디스아바바 인근에 위치한 대도시였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특별시를 둘러싸는 경기도의 도청이 소재하는 수원시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최빈국의 하나로 거론되는 에티오피아를 직접 방문해보니, 흔히 ‘빈곤 포르노’라고 불리는 잘못된 시선이 꽤나 걷히게 되었다.
 
우리 일행은 아다마 시에서 가장 부유하다고 꼽히는 집안과 연계하여 봉사활동을 진행했고, 그 집안에서 소유한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삼기도 했다. 아버지 페이사는 에티오피아 사립대학 중 10위권 정도인 하람베대학교 이사장이면서, 시내에 호텔 등의 이익시설도 소유하고 있었다. 아들 로베라는 손목에 카르티에(Cartier) 시계를 차고 다녔고, 에티오피아 최고 명문인 아디스아바바대학교를 졸업했다. 딸 하위도 오빠 못지않게 부유함과 지성을 자랑했다. 어머니와는 직접적인 활동을 하지 않아서 이름을 알지는 못했지만, 기품이 흘러 넘치는 것만은 확인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를 통째로 가난하게 인식하는 것에서 벗어는 났지만, 물과 전기 부족 상황을 보게 되면 그 인식이 재빨리 다시 솟아났다. 부촌에 숙소를 마련한 것 이었으나, 물과 전기는 시도 때도 없이 끊겼다. 그러자 일반적인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물과 전기를 상당히 불안정하게 공급받고 있을 것이라고 추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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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이 정도의 공급이 가능한 것은 아다마 시 인근에 2011년 설립된 51㎿ 규모의 풍력발전소 덕택이었다1). 이곳은 바람농장(Wind Farm)이라고 불렸고, 어느 토요일에 직접 방문해 바람과 관련된 대표적인 기후경관을 볼 수 있었다.

<그림 1> 에티오피아 에너지원 및 1차 에너지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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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EA, 「Energy Balances of Non-OECD Countries(2012)」


<표 1> 발전 형태별 에티오피아의 전력발전 현황
자료: 에티오피아 전력청


현지에 체류하면서 발전시설로는 풍력발전소만 보았기 때문에 풍력 발전량의 비중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허나, 나일 강 상류에 위치한 에티오피아는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전체 전략 발전량의 9할 이상을 수력 발전을 통해 얻고 있었다. 심지어 수력 발전량의 일부는 이웃국가들로 수출까지 하는 상황이어서, 풍력 발전으로 겨우겨우 자급자족할 것이라는 나만의 예측은 가차 없이 빗겨 나갔다. 다만, 전력에 있어 에티오피아가 이웃국가들에 비해 절대우위가 있어서가 아니라 비교우위가 있어 수출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에티오피아 자국을 포괄할 정도로 전력이 충분히 생산되지는 않지만, 이웃국가들은 그보다도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무역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득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서 국가적 차원에서도 바람과 자유를 연결시켜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9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에티오피아의 아비 총리로, 에리트레아와의 오랜 분쟁을 종식시키는 한편 국내 민주주의 지수를 높이는데 공헌했다. 에티오피아에 비유적으로 ‘훈풍’이 불어온 것이다. 아비시니아 고원의 쾌적한 고산기후 아래 1억 명의 넘는 인구를 가진 이 나라의 성장잠재력이 엄청난 수준이라고 본다. 그동안 다른 나라들 틈바구니 속에서 숨죽여 있었지만, 앞으로는 활활 불어가며 태동하게 될 것이다.

<그림 2> 에티오피아 평균 풍속 분포도(50m 상공)
자료: 한국에너지공단


비유적으로 말고도 문자 그대로의 바람에서도 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 풍력 발전은  태양광과 더불어 향후 에티오피아의 유망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으며, 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는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인 초당 풍속이 많은 지역에서 6m/s 이상을 기록하였다는데 있다. 풍속을 분석해보았을 때, 에티오피아 전역에 풍력 발전 가능지역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2). 경제 성장과 행복이 정비례 하지는 않지만, 일정 정도의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풍력 발전에서 발전이 이루어져 전력 수급이 이전보다 원활해 질수록, 이 나라 국민들의 삶의 질을 상승하며 국가 내에서 행복할 수 있는 자유 또한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 각주
1) 이현우(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무역관), 「에티오피아 에너지 산업 현황」 , KOTRA 해외시장 뉴스, 2014년 11월 4일 
2) 김종현(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무역관), 「에티오피아 발전산업 동향 및 전망」 , KOTRA 해외시장 뉴스, 2018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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