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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IMF 구제금융에 기대 거는 연쇄 디폴트 위기의 아프리카 국가들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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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연쇄 부도 위기의 아프리카 국가들

가나와 잠비아는 이미 디폴트 선언


아프리카에서 최악의 부채 위기 겪는 5개국… 가나와 잠비아는 이미 디폴트 상태

아프리카 국가들이 부채에 신음하고 있다. 2012년 3,809억 달러(한화 약 507조 3,588억원)였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총 부채 규모는 2020년 7,024억 달러(한화 약 935조 5,968억 원)로 늘어났으며,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부채액이 많은 20개국 중 11개국이 아프리카 대륙이 위치한다. 아프리카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폭증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아프리카 각국 정부의 재정 지출은 크게 늘어난 반면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봉쇄는 큰 경제적 피해를 남겼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주요 산업인 관광업이 코로나19 영향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것도 아프리카 경제를 악화시켰다. 재정 지출은 늘어나는데 수입은 감소하면서 커진 재정 적자 규모는 고스란히 부채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또다른 악재로 작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흥국에서 대거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잇따른 금리 인상은 자금 유출을 가속화했다. 대외 부채 상환 부담을 가중하는 달러화 강세와 금리 인상 또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재정에 압박으로 작용했다. 재정 적자, 부채 증가, 외화 유출이 겹치며 아프리카는 심각한 재정 위기에 직면했고,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현재 차드, 모로코, 이집트, 튀니지, 가나, 잠비아, 코트디부아르 등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IMF에 구제금융을 포함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거나 이미 받은 상태이다.


특히 잠비아, 가나, 이집트, 튀니지, 말라위 5개국은 아프리카에서 부채 위기가 가장 심각한 국가로 평가된다. 이 중 잠비아는 2020년에, 가나는 2022년에 결국 디폴트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잠비아의 대외 부채 규모는 186억 달러(한화 약 24조 7,752억 원)이며, 가나의 총 공공 부채는 약 460억 달러(한화 약 61조 2,720억 원)이고 이 중 292억 달러(한화 약 38조 8,944억 원)가 대외 부채다. 2007년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1.9%였던 잠비아는 2020년에는 140.2%까지 치솟았고, 결국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디폴트를 선언한 국가가 되었다. 가나는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07년 22.6%에서 2022년 88.8%로 4배가량 증가했다. GDP 대비 이자 상환 지출액 비율도 잠비아는 2020년 기준 6%, 가나는 2022년 기준 7.2%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잠비아와 가나는 단순히 GDP 대비 부채 비율과 이자 상환액 비율 외에도 2007년부터 2022년까지 부채가 가장 많이 늘어난 아프리카 국가라는 점에서 다른 국가보다 상황이 나쁜 것으로 분석된다. 


이집트, 식품 인플레이션 60% 넘어… 가나의 기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 

이집트의 대외 부채는 증가 일로다. 2022년도 4/4분기 기준 이집트의 대외 부채는 직전 분기 대비 5.1%,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629억 달러(한화 약 216조 9,828억 원)를 기록했다. 한편 해외 금융 자산에서 대외 부채를 뺀 순대외자산(NFA) 적자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상황이다. 순대외자산 적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곧 이집트의 해외 자산 증가폭보다 대외 부채 증가폭이 더 크다는 의미다. 외화보유고도 2023년 2월 기준 342억 달러(한화 약 45조 5,544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20% 감소한 수준이다. IMF는 향후 4년 간 이집트가 대외 부채 상환에 총 170억 달러(한화 약 22조 6,440억 원)를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채 증가와 외화 부족은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2022년 3월 이후 이집트 중앙은행은 총 세 차례 파운드화를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 사이의 격차가 계속해서 커지고, 외화 부족으로 중앙은행이 파운드화 가치 유지를 위해 개입할 여력이 부족해짐에 따라 네번째 평가절하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파운드화 가치 하락은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했다. 4월 10일 이집트 통계청은 2023년 3월 인플레이션이 32.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식품 인플레이션은 무려 61.8%를 기록했다. 이집트 중앙은행은 지난 3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200bp(basis point, 1bp = 0.01%p) 인상, 예금 금리를 18.25%, 대출 금리는 19.25%로 정했으나 인플레이션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집트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지난 2022년 12월 30억 달러(한화 약 3조 9,960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승인받았다. 국영자산 매각과 공기업 민영화, 완전한 변동환율제 도입 등 경제 구조 개혁이 구제금융 조건이었다. 이 외에도 이집트 정부는 투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에 대한 국적 부여 기준을 대폭 낮추고 정부 자산을 매각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통해 외화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편 가나는 부족한 재정을 세금 인상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가나 의회는 법인세와 소득세, 담배 등에 부과되는 세금을 인상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가나 정부는 이를 통해 3억 4,000만 달러(한화 약 4,528억 원)에 달하는 추가 재정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전기 요금도 약 30%, 수도요금도 8.3% 인상됐다. 그러나 2월 기준 인플레이션이 52.8%에 달하는 상황에서 세금과 각종 요금 인상은 기업,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3월 기준금리를 29.5%까지 인상한 가나 중앙은행의 결정 또한 대출이자 상승을 가져와 기업 운영에 부담을 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IMF와 구제금융 논의 진행 중인 아프리카 국가들


에티오피아, IMF에 2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요청… IMF는 에티오피아의 부채 상환 능력 검토 중

대외 부채는 2022년 기준 약 274억 달러(한화 약 36조 4,968억 원)에 달하지만 외화보유고는 2달치 수입대금을 결제하기도 부족한 16억 달러(한화 약 2조 1,312억 원)까지 떨어진 에티오피아도 IMF에 손을 벌렸다.  4월 7일 IMF는 에티오피아의 구제금융 도입을 위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IMF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에티오피아가 요청한 구제금융은 20억 달러(2조 6,640억 원) 규모에 달한다. IMF는 에티오피아의 부채 지속 가능성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오피아가 2026년까지 상환해야 하는 부채액은 60억 달러(한화 약 7조 9,920억 원)에 달한다. 에티오피아는 지난 2021년 저소득국의 부채 재조정을 위해 G20 회원국 재무부 장관들이 조직한 G20 공동프레임워크(G20 Common Framework)와 부채 재조정 논의를 시작했으나, 2020년 11월 발발한 내전 문제가 발목을 잡아 논의가 중단된 바 있다.


가나, 5월에 30억 달러 규모의 IMF 구제금융 승인 기대… IMF 구제 금융 수령 위한 세 개의 사전 조치도 실행 완료

4월 14일 켄 오포리아타(Ken Ofori-Atta) 가나 재무부 장관은 30억 달러(한화 약 3조 9,960억 원) 규모의 IMF 구제금융이 5월에는 승인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가나는 지난 2022년 12월 실무진 차원에서 구제금융 도입 합의를 이루었으나, IMF는 구제금융 최종 승인을 위해서는 채권국과 부채 재조정을 끝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포리아타 장관은 전체 대외 부채의 66%인 200억 달러(한화 약 26조 6,400억 원) 규모의 부채가 재조정이 가능하며, 이 중 54억 달러(한화 약 7조 1,928억 원)에 달하는 부채는 재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씨티은행(Citi Bank)는 가나의 부채 재조정의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가나 정부는 IMF가 요구한 구조 개혁에도 나섰다. 현재 13%가 되지 않는 GDP 대비 세입 비율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평균 수준인 18%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세금 인상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었으며, 이에 따른 세입 증가액은 39억 6,000만 세디(한화 약 4,48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나 정부는 또한 지난 12월 실무진 차원에서 합의된 구제금융 제공 조건인 공공요금 인상, 코로나19 대응 자금을 상세히 밝히는 보고서 발간, 교육과 인프라 개선 등을 위한 기금 마련도 실행되었다고 밝혔다. 


IMF, 잠비아가 채권국과 채무 조정에 성과 거두어야 구제금융 지속 가능… 잠비아 재무부 장관, 채무 조정 늦어지는 것은 잠비아의 책임이 아니라고 반박

잠비아는 IMF로부터 13억 달러(한화 약 1조 7,316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구제금융 조건인 부채 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월 6일 IMF는 두번째 구제금융 자금인 1억 8,800만 달러(한화 약 2,504억 원)를 지급하기 위해서는 IMF 집행위원회가 잠비아의 구조 개혁 진척 상황을 승인해야 하며, 구제금융 지급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채권국과의 부채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잠비아 정부에 따르면 IMF가 제시한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대외 부채 중 약 128억 달러(한화 약 17조 496억 원)에 달하는 부채의 49%를 탕감해야 한다. 그러나 서방 채권국과 채권자들은 잠비아 최대 채권국인 중국이 먼저 부채 재조정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며 잠비아의 부채 재조정은 난항을 겪고 있다. 186억 달러 (한화 약 24조 7,752억 원)에 달하는 잠비아의 전체 대외 부채 중 대중국 부채는 57억 달러(한화 약 7조 5,924억 원)에 달한다. 이에 시툼베코 무소코트와네(Situmbeko Musokotwane) 잠비아 재무부 장관은 부채 재조정이 늦어지는 것이 잠비아의 책임이 아닌데도 잠비아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튀니지, IMF 구제금융 조건 거부

튀니지 역시 심각한 재정 위기에 처해 있다. 2022년 11월 기준 튀니지의 재정 적자 규모는 GDP의 12%에 달했으며, 공공 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8.7% 늘어나 GDP의 80%에 달하는 1,120억 디나르(한화 약 47조 6,044억 원)에 달한다. 재정 부족으로 튀니지 정부는 40년 만의 최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2023년도 예산안에서 보조금 예산을 전년보다 26.4% 삭감하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튀니지는 재정난 타개를 위해 IMF에 19억 달러(한화 약 2조 5,308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지난 2022년 10월 보조금 삭감, 재정적으로 불건전한 공기업  100여 곳에 대한 구조조정, 공공부문 인력 감축 등을 담은 구제금융안 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4월 6일 카이스 사이에드(Kais Saied) 튀니지 대통령이 IMF의 일방적인 강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며 구제금융 도입에 차질이 발생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식품 및 연료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는 IMF의 요구는 외부의 강압이며 튀니지의 사회 불안과 빈곤 문제를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사회적 안정은 양보할 수 없는 것이며 튀니지는 외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가 IMF의 목표는 튀니지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튀니지를 안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고, 4월 13일에는 지하드 아주르(Jihad Azour) IMF 중동중앙아시아국장이 구제금융안은 튀니지 측과 합의에 따라 도출된 것이며 튀니지가 계획 수정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2023 IMF-WB 춘계 총회에서 과잉 채무에 대한 집중 논의


IMF · 세계은행 춘계 연차 총회 4월 10일 개막, 빈국의 부채 문제가 핵심 의제로 대두

4월 10일 워싱턴에서 열린 IMF · 세계은행 춘계 연차 총회에서는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한 저소득국가의 부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4월 13일 기자회견에서 데이비드 맬패스(David Malpass) 세계은행 총재는 이번 총회가 공평한 책임 부담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며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또한 중국과 민간 채권자들도 참여한 이번 총회에서 잠비아, 가나, 에티오피아의 부채 재조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통의 이해에 도달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미(美) 재무부 장관, IMF· 세계은행 춘계 총회에서 최대 채권국인 중국에 협력 촉구

아프리카 국가의 부채 재조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아프리카의 전체 대외 부채 중 중국이 빌려준 돈은 12%에 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4월 10일 미국 재무부는 재닛 옐런(Janet Yellen) 재무부 장관이 이번 IMF· 세계은행 춘계 총회에 잠비아와 가나 등 아프리카 국가의 부채 조정과 관련해 중국에 협력을 촉구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은 서방 채권국과 국제금융기구, 국제 다자개발은행, 민간 채권자들도 부채 재조정에 따른 손실을 공동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총회에 중국도 참석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입장이 변화했다는 긍정적 예측도 있지만 국내 경제 회복에 전력하는 중국이 부채 재조정에 따른 손실을 기꺼이 감수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4월 15일 중국 외교부는 IMF를 포함한 다른 채권자들도 공동 행동과 공평한 책임 분담이라는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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