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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감산에 따른 세계 원유시장 변동

사우디아라비아 EMERiCs - -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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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경기 침체 및 시장 불확실성에 기인한 석유 감산조치 시행


글로벌 유가 변동에 따른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침체

2023년도 2/4분기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성장률이 1.1%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11%를 기록한 2022년도 2/4분기 경제성장률에서 크게 하락한 것으로, 원유 부문 성장이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2022년도 2/4분기 원유 부문 성장률은 23%를 기록한 것과 달리 2023년도 2/4분기 원유 부문 성장률은 4.2% 역(-)성장을 기록했다. 2023년도 전체 경제성장률 전망도 밝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는 2023년도 사우디의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하고 원유 감산과 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 부문 성장 감소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IMF의 사우디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023년 5월 3.1%, 6월 2.1%에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사우디는 2022년에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8.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유가 하락은 국가 재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3년도 2/4분기 사우디의 재정 적자는 직전 분기 대비 80% 증가한 14억 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부문 수입이 직전 분기 대비 단 0.6% 증가한 데 반해 사회복지예산과 대규모 프로젝트 예산이 증가한 결과였다. 2022년도 2/4분기와 비교했을 때 원유 부문 수입은 28%나 감소했다. 한편 2023년도 2/4분기 사우디 국영석유기업인 ARAMCO의 수입도 유가 하락과 원유 수출량 감소로 인해 전년 동기보다 40% 감소했다. 사우디 정부는 2023년도 재정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제전문가들은 해당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OPEC+ 석유 감산 합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Organization of Petroleum Export Countries)와 러시아 등 OPEC 회원국이 아닌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지난 2022년 10월 하루 200만 배럴 규모로 원유 생산량을 줄이는 감산을 결정했다. 이는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다. 감산 이유에 대해 압둘아지즈 빈 살만(Abdulaziz bin Salman)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 유가 안정화 필요성, 불확실한 시장 전망을 감산을 결정한 사유로 제시하고 OPEC+의 궁극적인 목적은 시장 안정화라고 덧붙였다. 이어 2023년 4월에도 OPEC+는 하루 160만 배럴 규모의 추가 감산을 발표했다. 2022년 10월 감산된 양에 더하면 총 감산 규모는 전 세계 수요량의 3.6%에 달하는 366만 배럴에 달한다. 이는 2023년 3월 유가가 배럴당 70달러(한화 약 9만 2,890원) 아래로 떨어지며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가를 끌어올리고, 추가적인 원유 수요량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감산에 돌입하면서 OPEC의 석유생산량은 감소했다. 2023년 OPEC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2,734만 배럴로 전월대비 84만 배럴 감소했으며 2021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 등 비(非) OPEC 회원국의 생산량인 1,306만 배럴까지 합산한 OPEC+의 전체 원유 생산량은 하루 4,040만 배럴로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였다.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전달 대비 94만 배럴이나 감소했으며, 나이지리아의 생산량도 하루 10만 배럴 줄어 두번째로 큰 감소폭을 보였다. 리비아도 국내 정치적 혼란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산유국 전반의 원유 생산량이 감소했다. 앙골라와 나이지리아가 미흡한 생산능력으로 인해 할당된 분량보다 적은 양의 원유를 생산하면서 OPEC의 실제 원유 생산량은 합의된 양보다 100만 배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석유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유가 상승


석유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유가 상승

원유 생산량 감소는 유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생산량은 감소했지만 원유 수요는 2023년 240만 배럴 증가하며 수요와 공급량 격차는 7월과 8월에는 200만 배럴, 9월에는 15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8월 12일 기준 유가는 7주 연속 상승해 2022년 이후 최장 기간 연속 상승을 기록했고, 배럴당 80달러(한화 약 10만 6,160원)를 넘어 4월 이후 최고치에 다다랐다. 7월 한달 유가 상승폭은 14%에 이른다. 유가 상승은 계속되어 배럴당 90달러(한화 약 11만 9,430원) 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월 5일 ARAMCO는 아시아로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 공식판매가격을 오는 9월부터 30센트(한화 약 400원) 인상해 배럴당 3.5달러(한화 약 4,628원)로 고시했다. 북유럽으로 수출되는 경질유도 5.8달러(한화 약 7,696원)로 2달러(한화 약 2,654원), 지중해 지역으로 수출되는 경질유는 4.5달러(한화 약 5,970원)로 1달러(한화 약 1,327원) 인상되었다. 초경질유와 중유(中油) 등 다른 석유 가격도 상승했다.


유가 전망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쉽지 않다. 사우디의 지속적 감산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 수요 증가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이 외에 독일 등 주요 국가 경제 성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고,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하며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달러화 가치 인상으로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는 효과를 가져와 원유 수요를 감소시키고,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 성장 속도 둔화 또한 원유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8월 넷째주에 브렌트유 가격은 1%, 서부텍사스유 가격은 2% 하락했다.


유가 상승세에도 감산 연장한 사우디아라비아

2023년 4월 OPEC+국가들의 감산 합의에 이어 사우디는 6월 추가로 하루 100만 배럴을 자발적으로 감산했다. 7월 국제유가가 14% 증가했음에도 사우디는 8월 2일 감산 유지 방침을 발표하며 7월과 8월에 이어 9월에도 감산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더 나아가 감산이 이후에도 지속되거나 감산폭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도 9월부터 원유 수출량을 30만 배럴 줄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유가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10월에도 감산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디가 감산을 유지하는 이유는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 원유 수요량이 늘어나지 않음에 따라 유가가 하락세로 접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8월 9일 석유 전문 언론 오일프라이스(Oil Price)에 따르면 중국의 원유 수요량은 현재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 글로벌 패자 중국 경제 둔화와 유가 변동성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의 연대 강화

사우디는 자국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자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 협력을 강화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 사우디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경제·안보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에 대화 파트너로 가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화 파트너는 정식 회원국의 전단계로, 사우디의 SCO 가입 문제는 지난 2022년 12월 시진핑 중국 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부터 논의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8월 24일에는 사우디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신흥 경제 5개국 협의체인 브릭스(BRICS)에 정식 가입했다.


한편 ARAMCO도 지난 3월 중국 석유기업에 매일 원유 69만 배럴을 공급하는 한편 중국 석유화학기업의 지분 10%를 36억 달러(한화 약 4조 7,772억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ARMACO는 또한 중국에 석유화학 및 정제 산업단지를 건설해 원유 40만 배럴을 정제하고 연 150만 톤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ARMACO가 사우디 외부에 정제소를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중국이 향후 경제적으로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사우디는 중국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무역, 투자, 에너지 부문에서 협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8월 2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중국 기업이 사우디에 원자력발전소 건설 입찰 계획을 제안했다고 보도하는 등 사우디와 중국의 관계가 밀착되고 있다는 여러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로 석유 수요 감소
그러나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는 사우디에게도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으로 중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과 달리 중국 경제의 성장세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023년 2/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7%보다 낮은 6.3%에 그쳤다. 내수 회복 부진, 지방정부의 막대한 부채, 6월 기준 21.3%에 달하는 청년 실업, 부동산 시장 위기 등으로 중국 경제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제활동 둔화는 곧 에너지 수요가 감소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중국 최대의 원유 공급국인 사우디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8월 20일 발표된 중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7월 중국의 사우디 원유 수입량은 하루 133만 배럴로 2022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직전월보다는 31%, 전년 동기보다는 14% 감소한 수치다. 분석가들은 2023년 3/4분기에도 중국의 사우디 원유 수요가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8월 중국의 사우디 원유 수입 예상치는 전년 동기의 199만 배럴, 2023년 상반기 평균인 187만 배럴보다 적은 160~170만 배럴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의  중국은 또한 사우디가 아시아로 수출되는 경질유 가격을 올리자 이란이나 브라질 등 다른 산유국으로부터의 수입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브라질산 원유의 수입 규모는 65만 배럴로 전월보다 167% 상승했다. 앙골라산 원유 수입량도 전월보다 27% 증가한 약 57만 배럴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에 따른 가격 상승분은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가져오는 가격 하락 효과로 인해 상쇄될 것으로 예상했다.

탈(脫)석유화 추진하는 사우디아라비아

탈(脫)석유화 추진을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노력 
이처럼 원유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 경제는 유가 변동에 취약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이에 원유 의존적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과 안정적 경제를 지향하기 시작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Muhammad bin Salman) 사우디 왕세자는 사우디 경제구조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비(非)석유 부문을 성장시키고 이를 위해 필요한 민간 부문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섰다. 네옴 시티(Neom City)와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는 건설업을 포함한 민간 부문 기업을 육성하는 수단이며, 이 외에도 사우디는 특별경제구역 설치, 관광업과 스포츠 산업,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어느 정도 결실을 거두었다는 평가다. 지하드 아주르(Jihad Azour) IMF 중동·중앙아시아 국장은 지난 5월 사우디가 원유 의존 경제 탈피를 앞두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사우디의 경제 다각화와 원유 의존도 탈피 노력의 중심에는 2016년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한 ‘사우디 비전 2030(Saudi Vision 2030)’이 있다. 비전 2030에서 표방하는 국가혁신프로그램(NTP, National Transformation Program)은 민간 기업의 경영 환경 개선, 인프라 구축, 공공 부문의 생산성 개선, 해외투자유치, 중소기업과 민간기업 성장 육성, 식량과 수자원 안보 확보, 디지털 경제 전환 등의 목적을 제시했으며, 수치상으로는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에서 비(非)석유 부문의 수출 비중을 16%에서 50%까지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GDP 기여율은 20%에서 35%, 민간부문의 GDP 비중은 40%에서 65%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경제 다각화 노력에서 특히 관광업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사우디는 2030년까지 GDP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10%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관광업에 8,000억 달러(한화 약 1,040조 원)를 투자하고 관광비자 발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사우디는 비전 2030의 일환으로 512억 달러(한화 약 67조 9,424억 원) 규모의 샤리크(Shareek) 프로그램 1단계를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아람코를 포함한 사우디 주요 기업 8곳이 추진하는 신규 프로젝트를 지원, 기업 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320억 달러(한화 약 42조 4,640억 원)를 투입해 2040년까지 사우디 GDP를 1,245억 달러(한화 약 165조 2,115억 원) 늘리고 일자리 6만 4,000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민간 부문에 1조 3,300억 달러(1,764조 9,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사우디는 수익률이 높은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사우디는 4월과 5월에 이어 6월 미국 국채 30억 달러(한화 약 3조 9,810억 원)를 매각하며 사우디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1,081억 달러(한화 약 143조 4,487억 원)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위험자산 보유 비중은 2016년보다  두 배 가량 증가한 40%까지 늘어났다.

비(非)석유 부문은 원유 부문의 역성장을 일정 정도 상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도 2/4분기 사우디의 원유 부문이 역성장을 기록한 반면 비(非)석유 부문은 5.5% 성장했으며, 원유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40% 감소한 데 비해 비(非)석유 부문 수출 감소율은 19.2%에 그쳤다. 그러나 비(非)석유 부문 수출은 4월보다는 15% 증가한 188억 5,000만 리얄(한화 약 6조 6,683억 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非)석유 부문의 구매자관리지수(PMI,  Purchasing Manages’ Index) 또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유가 변동 속에서도 비(非)석유 부문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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