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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리비아 대홍수, 정치적 혼란이 남긴 인재라는 지적 제기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EMERICs - - 2023/09/23

☐ 리비아, 대홍수로 막대한 인명 피해

◦ 리비아 동부에서 대홍수로 대규모 사망자 발생   
- 9월 10~11일 지중해 폭풍 대니얼(Daniel)이 리비아 동부의 데르나(Derna)시(市)를 습격해 대홍수가 발생했다. 이 홍수로 도시의 약 1/3이 쓸려나가고 건물 약 6,000채 중 1,500채가 피해를 입었으며, 막대한 수의 사람들이 사망, 실종됐다. 실종자 대부분은 바다로 휩쓸려 나간 것으로 추정되어 시신 수습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 피해 지역의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사망자와 실종자 집계에도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9월 16일 UN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 United Nations 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은 리비아 적신월사의 자료를 인용해 사망자가 1만 1,300명에 달하며 1만 100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으나, 9월 17일 오스만 압둘잘릴(Othman Abduljaleel) 리비아 보건부 장관은 수습된 시신이 총 3,283구라고 언급했다. 이에 9월 18일 UNOCHA는 사망자 수를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iton)가 발표한 3,958명으로 조정했다. 
- 그러나 아직 최종 집계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제 사망자와 실종자는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 압둘메남 알-가이시(Abdulmenam al-Ghaithi) 데르나 시장은 홍수에 휩쓸려 나간 도시 구역에 살던 인구를 고려했을 때 인구 약 10만 명 중 사망자가 1만 8,000명에서 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재민도 4만 6,000명 발생했다.

◦ 전염병 유행과 댐 붕괴 등 추가 피해 발생 가능성 우려 
- 9월 18일 UN은 식수원이 오염되고 데르나 시내 상하수도와 의료시설 대부분이 파괴된 상황에서 전염병이 유행하면 엄청난 위기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비아 당국은 이미 약 150명이 오염된 물을 마시고 설사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시내 수도관에서 나오는 물이나 우물물을 마시지 말 것을 촉구했다.
- 막대한 수의 사망자 시신을 처리하는 일도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WHO는 리비아 당국에 사망자를 무분별하게 집단 매장하지 말 것을 촉구하며, 그러한 방식이 인근 토양의 지하수를 오염시킬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유가족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신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다른 방식으로 시신을 매장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 리비아의 정치적 혼란, 대홍수 피해의 근본 원인

◦ 오랫동안 방치된 댐이 붕괴하며 대홍수 발생
-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생한 폭풍 대니얼이 지중해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파괴적이었다고 지적하며, 대니얼과 같은 규모를 가진 폭풍이 리비아를 덮친 것은 300~600년 만에 한 번 있을 일이라고 분석했다. 대니얼은 리비아뿐만 아니라 그리스, 튀르키예에도 큰 피해를 남겼다.
- 그러나 그리스에서는 사망자가 15명 발생하는 데 그친데 비해 리비아에서 특히 큰 홍수 피해가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는 정치적 혼란으로 댐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홍수는 산지에서 흐르는 물을 가두는 두 댐이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붕괴되면서 발생했는데, 1970년대에 지어진 두 댐은 2002년 이후로 보수된 적이 없다.
- 두 댐이 붕괴될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는 여러 번 있었다. 리비아의 오마르 알-무크타르대학교(Omar Al-Mukhtar University) 도시공학과 교수인 압델와니스 아슈르(Abdelwanees Ashoor)는 이미 2022년에 큰 홍수가 발생하면 도시에 재앙 같은 결과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알-세디크 알-수르(Al-Sediq al-Sour) 리비아 검찰총장은 댐 유지보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묵살되었다고 언급하며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동시에 댐을 보수하기 위한 자금이 어떻게 유용되었는지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동서 정부의 분열에 따른 국가 능력 마비, 재난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
- 2014년 이후 리비아는 서부 트리폴리 정부와 동부 벵가지 정부로 분열된 상태다. 트리폴리 정부의 압둘 하미드 드베이바(Abdul Hamid Dbeibah) 총리는 국제 사회에서 유일하게 인정받은 리비아의 합법 정부라는 점을 내세우며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고, 유력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Khalifa Haftar)의 지원을 받는 동부 의회는 오사마 하마드(Ossama Hamad)를 총리로 임명해 트리폴리 정부와 대립하는 상황이다. 
- 특히 데르나는 2015년 극단 이슬람주의 무장 조직인 이슬람국가(IS, Islamic State)의 근거지였으며, IS와 동부 정부를 지지하는 민병대의 교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데르나는 또한 하프타르 장군에 반대하는 세력의 마지막 근거지로, 2017년에는 하프타르 장군의 군대가 도시를 대대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파괴된 도시 기반 시설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았고, 재난 대비 조치 또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의 리비아 전문가인 잘렐 하르샤위(Jalel Harchaoui)는 동부 지역에서 가장 소외된 지역인 데르나에서 재난이 발생하며 피해가 확대되었다고 분석했다.
- 오사마 알리(Osama Aly) 리비아 응급구조국 대변인은 기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취약 지역에 사는 주민 대피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지방정부의 재난 대비가 미흡했다고 언급하며 리비아는 이러한 수준의 재난에 대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 리비아 국민, 정치권에 대한 분노 드러내며 정치 위기 해결 촉구 

◦ 리비아 정치 지도자들, 재난의 책임 회피
- 리비아 정치 지도자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리폴리 정부의 드베이바 총리는 댐의 유지보수는 트리폴리 정부의 소관이지만, 홍수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아길라 살레흐(Aguila Saleh) 동부 의회 의장 대변인은 홍수는 전례 없는 재난으로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어조로 발언했다. 살레흐 의장은 또한 홍수는 신의 뜻에 달린 자연 재해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서로 비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도 말했다. 
- 동부의 실권자인 하프타르 장군의 리비아국민군(LNA, Libyan National Army) 대변인인 아흐메드 알-미스마리(Ahmed al-Mismari)는 트리폴리 정부가 재난 피해 대응과 복구 작업에 무관심하다고 비판했으며, 이번 재난의 책임 절반은 정부 당국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있다고 말했다.

◦ 데르나 시민들,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 요구하는 시위 조직
- 9월 18일 데르나 시민들은 알-가이시 데르나 시장의 집에 불을 지르고 시내에 모여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또한 살레흐 의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또한 동부 정부가 아닌 국제 기구가 책임 규명과 진상 조사를 할 것을 요구했다.
- CNN은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동부 정부와 데르나 지방정부의 정치인과 공무원들은 모두 부패했기 때문에 재건 작업은 리비아 기업이 아니라 해외 기업이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리비아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BC News, UN dramatically revises down death toll from Libya floods amid chaotic response on the ground, 2023. 09. 19.
AP, UN warns disease outbreak in Libya’s flooded east could spark ‘a second devastating crisis’, 2023. 09. 19.
CNN, Hundreds protest against Libyan authorities in flood-ravaged Derna, 2023. 09. 19.
DW, Libya flood intensity fueled by climate change, 2023. 09. 19.
Al-Jazeera, Libya floods: Conflicting death tolls, Greek aid workers die in crash, 2023. 09. 18.
DW, Libya: UN agency warns two other dams could collapse, 2023. 09. 18.
ABC News, Libya flooding deaths top 11,000 as thousands reported missing, 2023. 09. 17.
AP, For a divided Libya, disastrous floods have become a rallying cry for unity, 2023. 09. 17.
Reuters, Libya's flood-ravaged Derna struggles to cope with thousands of corpses, 2023. 09. 16.
The Conversation, Libya flood disaster: scale of the catastrophe must bring the two warring factions together, 2023. 09. 15.
CNN, ‘We knew ahead of time’: A decade of turmoil left Libya unprepared for a catastrophic storm, 2023. 09. 14.
Al-Jazeera, Death toll in Libya’s Derna flooding could reach 20,000: Mayor, 2023. 0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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