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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미국, 중남미 출신 이민자 급증으로 멕시코 방문해 협력 논의

멕시코 EMERiCs -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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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멕시코와 불법월경 이슈 공조 강화 합의 


멕시코 통한 불법월경 이슈, 미국 대선 변수로 떠올라 


멕시코 국경 문제가 미국 국내 정치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의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및 월경을 제한하는 정책을 비판해왔다. 2021년 1월 20일 집권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장벽 건설을 미뤄왔으나, 미국 법과 국내 정치 상황의 변화로 장벽을 건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전 트럼프 행정부가 2019년 국경 장벽 건설에 할당한 예산에 대해 명목 변경을  요청했으나 2023년 10월 의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도 미국 국내법에 따라 예산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2023년 이민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미국 국내 정계와 사회에서도 불법으로 월경한 이민자들을 수용하여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더 힘을 얻고 있다. 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2023년 12월 미국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과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미국 본예산에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포함시키려면 멕시코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에 대한 단속 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양당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단속 강화 여부와 별개로 최종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 대통령 선거가 2024년 11월로 다가오면서 2021년 이후 연임에 실패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출마 가능성이 대두되고, 2024년 1월 10일 로이터-입소스(Reuters/Ipsos poll )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35%로 격차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멕시코 불법 월경 문제가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됐다.


불법이민 문제 해결 위해 멕시코 방문한 미국 대표단  


2023년 12월 27일, 멕시코-미국 국경을 통해 월경을 시도한 불법 이민자 가운데 미국에서 체포된 수는 월간 기준으로 22만 5,000명을 넘어서며 2003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불법 이민자의 수가 늘어나자 미국은 멕시코와 다양한 방식으로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시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로페즈 오브라도르(Lo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이주민 이동을 관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 관하여 논의해왔다. 2023년 12월 21일에도 미국과 멕시코 대통령은 전화 통화로 국경 문제를 논의했다. 전화 통화에서 행동이 긴요하다는 점에 합의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2023년 12월 28일 안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은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Mexico City)를 방문하여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회담하였다. 이번 회담에서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도울 의사가 있으나, 미국과 쿠바, 베네수엘라가 관계 개선을 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향하는 불법 이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이자, 반미 노선 때문에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는 국가이기도 하다. 미국과 멕시코 양측은 2024년 1월에도 불법 이민 문제를 두고 후속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실제로 2024년 1월 19일에는 멕시코 대표단이 미국 워싱턴에 방문해  불법 월경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었다.)

중남미 위주로 미국향 월경 시도가 급증한 이유는 


미국 이민정책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 소속 연구원인 미쉘 미트첼스타트(Michelle Mittelstadt)는 미국으로 불법 이민이 늘어난 이유를 유출과 유입 요인 두 가지로 정리했다. 미트첼스타트 연구원은 경제 붕괴, 정치적 혼란, 자연 재해 등 여러가지 문제로 자국을 떠나 미국행 이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유출 요인을 설명했다. 일례로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관광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은 쿠바의 경우, 2022년 10월 ~ 2023년 9월 동안 약 42만 명 이상이 미국으로 향했다. 미트첼스타트 연구원은 유입 요인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선진적인 미국의 경제 상황, 전문화된 불법 월경 단체의 존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난민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 등을 지목했다. 


멕시코 국경 거친 미국 불법이민자, 중남미에 국한되지 않아


멕시코를 거쳐 미국 불법 월경을 시도한 중국인의 수도 크게 늘어났다. 미국 국경경비대(USBP, United States Border Patrol)에 따르면, 2023년 1~9월 승인 없이 미국으로 입국한 중국인의 수는 2만 4,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3배 늘어난 수치이다. 매들린 쑤(Madeline Y. Hsu) 메릴랜드대학교 (University of Maryland) 역사학과 교수는 2023년 12월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인터뷰에서 중국인들이 경기 침체를 목도하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쑤 교수는 중국 정부의 통제와 개인적 제약 때문에 중국인들이 미국 불법 이민을 모색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 난민들도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 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2021년 8월 탈레반(Taliban)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후 탈레반의 지배에 반대한 아프간인들 중 일부는 미국행을 택했다. BBC는 2023년 12월 한 아프간인 가족의 미국행을 취재하여 보도했다. 이들 가족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래가 없다고 여겨 이란과 파키스탄으로 피난길에 올라 수개월 간 지내다가 브라질로 이동한 뒤 미국 밀입국 루트로 악명 높은 지역인 다리엔 지협(Darién Gap)을 건너가는 도중 강도를 당하기도 했다. 미국에 가까워져서도 이들의 역경은 계속됐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BBC에 따르면, 정식적으로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 미국 당국과 약속을 잡고 대기하는 데에만 2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는 사실 때문에 일부는 불법 국경 통과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미국 월경 대책 나선 중남미 국가들 


불법 이민 단속 강화하는 멕시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 이주한 사람의 수가 늘어나자 멕시코 측도 2023년 12월 국경 지역 단속을 강화했다. 미국 매체인 CBS 뉴스는 멕시코에서 비교적 불법 월경이 용이한 캘리포니아주의 제이쿰바 핫스프링스(Jacumba Hot Springs) 지역에서 멕시코 국경수비대의 경비가 삼엄해졌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들도 멕시코 국경수비대가 이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불법 월경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은 일일 불법 월경자 체포 수가 2023년 12월 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4년 1월 초에는 50% 이상 감소하였다고 밝혔다.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미국 이민 시도자들 송환 항공편 재개 


2023년 12월 말 멕시코와 베네수엘라는 미국으로 향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송환하기 위한 항공편 운행을 재개했다. 멕시코 이민청은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에 최소 22대의 항공편을 보내 불법 이주 시도자들을 이송하였으며, 멕시코 외교부는 양국이 이주자 문제에 관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민자 송환 항공편 운행을 다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양국이 지역 내 비정기적인 이민을 초래하는 구조적인 원인 해결 및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인도주의적인 관리에 대한 기여를 재확인하였다고 첨언했다. 


베네수엘라 당국도 멕시코에서 207명의 이주민을 태우고 출발한 항공편이 카르카스(Carcas)에 도착하였다고 확인하였다. 위 항공편 운항은 2023년 10월 멕시코에서 개최된 지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정상회담에 참석한 중남미 국가 고위 인사들은 이민자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한편, 미국의 일방적인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중남미 각국에서 불법 이민 흐름 어떻게 통제해왔나  

다른 중남미 지역 국가들도 불법 이민을 통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코스타리카의 경우 미국으로 향하는 난민에 대한 통제가 강력하지 않았으나, 2015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베네수엘라인 1만 2,533명이 난민 신청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코스타리카 정부는 2022년 2월 베네수엘라인들에게 비자를 도입하였으며, 2022년 11월 제3국을 통해 입국한 이민자들의 난민 신청을 제약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 변동을 추진하기도 했다. 다만 코스타리카는 미국의 단속 압박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미국행 이민 행렬이 자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우선시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남미 국가들을 거쳐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도 커다란 고충을 겪는 양상이다. 베네수엘라, 아이티, 에콰도르 등 고국을 떠난 중남미 지역 출신 이민자들은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과테말라를 거쳐야만 멕시코에 도달해 미국으로의 이민을 도모할 수 있다. 2022년 코스타리카에서의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2023년 1월 1일부터 10월 첫째주까지 42만 명 이상이 목숨을 걸고 파나마,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사이에 위치한 정글 지대인 다리엔 지협을 건너는 방식으로 미국으로의 이민을 시도했다. 이에 파나마, 코스타리카 정부는 2023년 10월부터 다리엔 지협을 건너려는 이민 시도자들을 니카라과 국경으로 보내주는 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다만 파나마에서 코스타리카까지 가는 버스에 탑승하려면 120달러(약 16만 원)가, 코스타리카에서 니카라과로 가는 버스를 이용하려면 90달러(약 12만 원)가 각각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문제로 니카라과행 버스를 타지 못한 채 코스타리카 정부가 마련한 중간 수용소에 머물게 된 이민 시도자들은 자신이 지금 감옥에 있는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온두라스의 경우 코스타리카와 달리 이민 시도자들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지 않지만, 위생 여건 등이 다소 열악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차원에서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3년 10월 중남미 지역 12개 국가(멕시코,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쿠바, 온두라스.엘살바도르, 벨리즈, 파나마, 코스타리카, 과테말라)의 고위 인사들이 멕시코 팔렝케(Palenque)에서 모이기도 했다. 해당 회담에 참석한 중남미 지역 국가 고위 인사들은 미국을 직접적으로 지칭하지 않았으나 ‘목적지 국가’가 일부 국적자만 입국을 허용하는 지속적이지 않고 선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이들은 ‘목적지 국가’가 이민 시도자들에게 더 부유한 국가로 이동할 수 있게끔 합법적이고 안전한 경로를 제공하여야 하며,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조치들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니카라과

한편 니카라과는 다수의 중남미 국가들과는 다르게 이민자들에게 관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카라과는 카리브해 지역,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 국가에서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에게 비자를 요구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니카라과는 육로를 통해 미국으로 가는 이민자들에게 발판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니카라과의 행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만 존재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미국 측은 좌파 권위주의 지도자인 다니엘 오르테가(Daniel Ortega) 니카라과 대통령이 미국을 도발하고, 압박하기 위해 이민자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씽크탱크인 미주간대화(Inter-American Dialogue) 소속 마누엘 오로조(Manuel Orozco) 연구원은 니카라과 정부가 하는 일은 미국을 간접적인 형태로 공격하는 것의 한 형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호주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 (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오르테가 행정부가 2018년 9월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뤄진 반정부 시위에 대한 제재를 가한 이후 니카라과 국민들을 탄압함에 따라 2002년 6월 기준 코스타리카 망명 신청자의 89%가 니카라과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 거친 미국향 이민, 제한이 유일한 해답 아닐 수도 있어 

미국-멕시코 국경 불법이민 이슈, 니어쇼어링과도 연결 지을 수 있어 

일각에서는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국경 통제로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AXIOS)의 기자인 러셀 콘트레라스(Russell Contreras)는 미국 텍사스주 이글패스(Eagle Pass)와 멕시코 엘파소(El Paso) 철도 노선에서만 연간 교역액이 339억 5,000만 달러(약 45조 3,232억 원)이라는 텍사스 사업 협회(Texas Association of Business)의 통계를 인용하며, 미국이 불법 이민 통제를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을 전면 폐쇄하는 경우 무역에서 수십 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콘트레라스 기자는 또한 현재 미국-멕시코 간 주요 국경 폐쇄가 경제적인 손실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악영향 및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니어쇼어링(Nearshoring)의 측면에서 불법 이민과 국경 문제에 주목하며, 미국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활성화를 위해 미국-멕시코 국경에서의 니어쇼어링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어쇼어링은 근접한 곳에 생산을 이전한다는 의미로, 과거부터 미국 기업들은 제조 비용을 낮추기 위해 멕시코에 공장을 설립하여 산업 가치사슬을 구축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술한 산업 가치사슬의 운영이 다소 주춤하였으나, 미국 기업은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과거 미국-멕시코 간 경제 협력 관계를 다시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으로 입국하는 불법 이민 시도자들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에 유례 없는 규모의 군사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과 멕시코 간 니어쇼어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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