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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헝가리, 국제형사재판소 탈퇴 결정...ICC의 ‘정치적 편향성’ 비판 및 이스라엘과의 연관성 주목
헝가리 이혜빈 EC21R&C 연구원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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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CC 탈퇴 배경 및 이스라엘과의 연관성
o 헝가리, EU 회원국 최초 ICC 탈퇴 결정
- 헝가리 의회는 2025년 4월 29일 국제형사재판소(ICC: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탈퇴 결정을 승인하였으며, 페테르 시야르토(Peter Szijjarto) 헝가리 외교부장관은 "더 이상 공정성을 상실한 정치화된 기관의 일부가 되길 원치 않기 때문에 탈퇴한다"고 발언함. 로마규정(Rome Statute)에 따르면, ICC 탈퇴는 유엔 사무총장에게 공식 통보한 시점으로부터 12개월 후에 효력이 발생하게 됨. 이로써 헝가리는 ICC 탈퇴를 완료한 버룬디(Burundi)와 필리핀에 이어 세 번째 탈퇴국이 될 예정임.
- 헝가리는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헝가리 총리의 첫 임기인 2001년에 ICC에 가입한 창립 회원국으로, ICC 탈퇴를 선언한 최초의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될 전망임. 오르반 총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헝가리는 ICC 회원국으로서 항상 소극적이었다"고 언급하며, "국제 조약에 서명했지만, 헝가리 법에서 동 조약을 시행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함. 헝가리는 ICC 규정을 국내법으로 편입하는 과정을 완료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국 내에서 ICC 결정의 효력을 일부 부정해온 것으로 확인됨.
o 4월 초 이스라엘 총리 국빈 방문 이후 ICC 탈퇴 의사 표명
- 헝가리 정부는 지난 2025년 4월 3일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의 국빈 방문 직후 ICC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한 바 있음. 이와 관련, 게르겔리 굴리아스(Gergely Gulyas) 헝가리 총리실 장관은 "헝가리 정부는 헌법적, 국제법적 틀에 따라 탈퇴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힘.
- 오르반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ICC가 공정한 법원이 아닌 정치적 도구(political tool)가 되었다"고 주장하며, "특히 이스라엘에 관한 결정에서 ICC의 정치화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부연함. 네타냐후 총리는 헝가리의 결정을 "담대하고 원칙 있는 행동"이라고 명명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중요한 결정"이라고 평가함.
□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ICC 체포영장과 국제사법에 대한 헝가리의 입장
o ICC의 네타냐후 체포영장 발부 배경
- ICC는 2024년 11월, 가자지구 전쟁 관련 네타냐후 총리와 前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Yoav Gallant)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함. ICC 재판부는 동 인물들이 ‘전쟁 방법으로서의 기아 유발’과 ‘인도주의에 반한 죄인 살인, 박해, 기타 비인간적 행위’에 대한 형사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동시에, ICC는 하마스 군사 지도자 무함마드 데이프(Mohammed Deif), 야히아 신와르(Yahya Sinwar), 이스마일 하니예(Ismail Haniyeh) 등에 대한 체포영장도 발부하였으나,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짐.
- 네타냐후 총리는 ICC의 체포 결정에 대해 "인류 역사의 어두운 날(a dark day in the history of humanity)"이라고 언급함. 또한, ICC의 권한과 체포영장의 합법성을 모두 부정하였는데, 특히 이러한 체포 결정이 "터무니없고 반유대적(absurd and antisemitic)”이라고 비판함.
o 헝가리,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ICC 체포영장 거부
- 오르반 총리는 ICC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직후인 2024년 11월, 네타냐후 총리를 헝가리로 초청하며 ICC의 결정이 헝가리에서는 "아무런 효력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함. 이는 ICC 회원국으로서 체포영장 대상자를 체포하여 ICC로 인도해야 하는 의무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됨.
-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2025년 4월 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Budapest)에 도착하여 크리스토프 살라이-보브로브니츠키(Kristof Szalay-Bobrovniczky) 국방부장관의 영접을 받고, 이어진 4일간의 방문 기간 오르반 총리와 함께 국빈 환영식에 참석함.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와 오르반 총리가 ICC 탈퇴 결정과 관련하여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나누었으며, "동 문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함.
□ 국제사회의 반응 및 시사점
o 유럽 및 국제사회의 반응
- 안널레나 베어복(Annalena Baerbock) 독일 외교부장관은 헝가리의 ICC 탈퇴 선언에 대해 "국제형사법의 암울한 날(a bad day for international criminal law)"이라고 비판하며, "유럽에는 모든 EU 회원국에 적용되는 명확한 규칙이 있으며, 그것이 바로 로마규정"이라고 강조함. 베어복 장관은 이러한 발언을 통해 "누구도 법(로마 규정) 위에 있지 않다"는 원칙을 재확인함.
- 한편, 폴란드 외교부는 "헝가리의 결정이 ICC를 약화시킨다"며 우려를 표명하였고, 노르웨이 외교부 역시 헝가리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확인됨.
o 헝가리 탈퇴의 시사점
- 전문가들은 헝가리의 ICC 탈퇴가 ICC의 운영 능력이나 법적 프레임워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일부 정치 및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함.
- 특히, 헝가리가 ICC를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비판하며 네타냐후 방문 시점에 맞춰 탈퇴를 결정한 것은 여타 국가들도 정치적 동맹이나 특정 판결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국제 사법에 대한 조약을 포기할 수 있는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함. 이번 헝가리의 결정은 ICC와 같은 국제 재판소의 권위와 영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됨.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참고자료
Portal Polskiego Radia SA, Hungary votes to quit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2025.04.29.
BBC, Hungary withdraws from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during Netanyahu visit, 2025.04.04.
AP News, Orban says Hungary is quitting the ICC to end its ‘half-hearted’ membership, 2025.04.04.
CNN World, Hungary says it will pull out of ICC as Orban hosts Israel’s Netanyahu – who is wanted by the court, 2025.04.04.
TVP World, Poland ‘concerned’ over Hungary quitting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2025.04.04.
Anadolu Ajansi, Norway ‘regrets’ Hungary’s decision to exit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2025.04.04.
Euro News, Hungary announces it will quit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as Netanyahu visits Budapest, 2025.04.03.
France 24, Hungary announces ICC withdrawal as Israel's Netanyahu visits, 2025.04.03.
Politico, Hungary to quit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as Netanyahu arrives, 202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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