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푸틴, 메르켈, 그리고 반유태주의
러시아 계동준 대전대학교 러시아어통역학과 교수 2012/12/04
■ 푸틴과 메르켈의 설전
- 2012년 11월 16일 러시아연방 대통령 푸틴과 독일총리 메르켈은 모스크바에서 열린‘페테르부르크 다이알로그’ 포룸에서 ‘푸시 라이어트’의 수감문제에 대해 설전을 벌임.
ㅇ 푸틴은 그리스도 구세주 교회에서 벌인 펑크그룹 푸시 라이어트 (Pussy Riot)의 행동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들 중 하나가 반유태주의를 선동하는 행동을 한 적이 있다고 공표함.
ㅇ 그는 “우리는 대화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러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마치 먼 곳의 일인 것처럼 듣고 있다.” 라고 이 사건을 바라보는 독일의 시각에 일침을 가함.
ㅇ 푸틴의 이러한 지적은 푸시 라이어트의 투옥문제를 비판한 독일총리 메르켈에 대한 대답으로 이 그룹의 행동이 러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임.
ㅇ 푸틴은 교회 공연 이전에 이들 중 하나가 모스크바의 대형 무역센터의 한 곳에서 유태인 인형을 목매단 적이 있다는 사실을 언급함으로써 이 사건의 심각성을 부각시킴.
ㅇ 독일연방 총리 메르켈은 이것에 대해 독일에서 그 같은 행동을 한 음악그룹을 그토록 잔혹하게 처벌할 수 있었을 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러시아 사법당국의 판결이 지나치다는 것을 인권차원에서 거론함.
ㅇ 포룸이 끝난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푸틴은 다시 한 번 유태인들과 외국인들에 대해 관련된 푸시 라이어트의 행동을 상기시키며 이러한 행동이 반유태주의적인 노골적인 행동이며 “현재의 독일이 반유태주의를 지지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함.
■ 푸틴의 발언에 대한 반응
- 펑크 그룹 푸시 라이어트의 피고인 변호사들은 이 그룹 일원의 반유태주의적인 입장에 대한 푸틴의 발언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음.
ㅇ 푸틴은 서방에서 이 그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발언했음.
ㅇ 푸틴은 이 행동의 의미를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있음.
ㅇ 반유태주의에 민감한 독일 총리의 눈에 푸시 라이어트를 부정적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것임.
ㅇ 푸틴은 유럽사회가 반유태주의라는 현상에 어떻게 반응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음.
ㅇ 따라서 이 그룹의 비도덕적측면을 강조하기 위한 것임.
ㅇ 푸틴은 이 그룹의 일원이 받은 가혹한 처벌의 문제에 대한 주의를 딴 데로 돌리고 싶어 하며 서구의 부정인 평가를 끌어내기 위한 것임.
■ 푸시 라이어트의 투옥문제
- 현재 러시아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러시아의 페미니스크 펑크 록 그룹 푸시 라이어트의 투옥문제는 ‘페테르부르크의 대화‘(Petersburg's Dialogue) 포룸의 주요 의제가 됨.
ㅇ '페테르부르크의 대화‘는 2001년 당시 러시아연방 대통령이었던 푸틴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으며 매년 독일과 러시아 양국을 오가며 양국의 사회적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한 공개적이고 폭넓은 포룸의 성격을 띰.
ㅇ 양국 정상의 설전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 문제는 이 사건을 바라보는 양국의 뚜렷한 시각차이를 드러냄.
ㅇ 포룸에서 설전의 대상이 된 푸시 라이어트는 2012년 2월 21일 이 그룹의 구성원 중 5명이 모스크바의 그리스도 구세주 교회에서 기습 공연을 벌임.
ㅇ 이로 인해 지난 8월 17일 5명 중 세 명의 단원이 종교적 증오심에 의한 폭력죄로 기소되어 2년형을 선고받아 구금되고 한 명은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또 다른 2명은 처벌이 두려워 체포 전에 국외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짐.
■ 구세주 그리스도 교회에서 푸시 라이어트의 공연내용
- 푸시 라이어트는 이 교회에서 부른 노래의 제목과 내용 때문에 감옥에 가게 됨. 이 공연은 일종의 해프닝식으로 실제 공연에 참석한 청중은 거의 없었고 당시 교회에 기도하기 위해 있었던 몇 명의 신도들만이 사건의 목격자가 됨. 문제는 이 공연 동영상을 비디오 클립으로 제작하여 인터넷에 올린 것임.
ㅇ 노래의 제목은 ‘펑크 기도문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 였음.
ㅇ 노래가사에서는 성모가 당시 러시아 수상 푸틴을 제거하고 ‘페미니스트’가 되라고 촉구하하며 자신들을 지지해 주도록 요구함.
ㅇ 이들은 또한 가사에서 “검은 수사복”과 “금색 견장”이라는 용어를 통해 러시아 정교회와 러시아 권력기관과의 연관성을 암시함.
ㅇ 이들이 교회와 권력기관의 긴밀한 관계를 비난한 것은 2012년 푸틴의 재선을 위해 러시아의 대주교의 키릴이 푸틴을 “러시아역사의 굽은 길을 곧게 폈으며” “신의 기적”이라고 지칭하면서 공식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임.
ㅇ 따라서 이들은 노래가사에서 교회를 “선거운동의 더러운 무기”이며 푸틴을 “신의 진실로부터 가능한 한 가장 멀리 있는 인간”이라고 비난함.
■ 푸시 라이어트의 투옥에 대한 서구의 반응과 시각
- 푸시 라이어트에 대한 재판과 선고는 특히 서구에서 상당한 비판을 불러일으킴.
ㅇ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는 투옥된 2명의 여가수를 양심수로 규정함.
ㅇ 마돈나, 요코 오노, 스팅, 브라이언 애담스를 포함한 다수의 음악인은 러시아당국을 비난하고 이들의 석방을 촉구함.
ㅇ 서구의 시각은 이들의 공연내용 보다는 이들이 받은 형량에 더 관심을 두고 있음.
ㅇ 즉 ‘표현의 자유’와 ‘인권’이라는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이들이 받은 형량은 지나치게 가혹하며 사회봉사 노동형이나 벌금형으로 충분하다고 간주하고 있음.
■ 푸시 라이어트의 투옥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과 시각
- 이들에 대한 형량은 러시아 내에서도 논란을 일으켰으나 서구에서 만큼이나 크지 않았음.
ㅇ 한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대상자의 42%가 푸시라이어트가 종교모독죄로 체포되었다고 보고 있으며, 29%는 일반적인 폭력범죄로 보고 있는 반면 19%만이 푸틴에 대한 정치적인 항의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음.
ㅇ 6%만이 푸시라이어트에 동정적이며 41%는 반감을, 44%는 재판이 공정했다고 믿고 있는 반면 17%만이 그렇지 않다고 믿고 있음.
ㅇ 요약하면 전반적인 여론은 부정적이거나 무관심함.
ㅇ 이와 같이 여론의 반응은 대다수가 보수적이며 이에 대해 여론조사기관의 책임자는 그 이유가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이 TV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함.
ㅇ 따라서 이들은 국가의 공식적인 견해와 동일한 시각에서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고 지적함.
■ 푸틴과 메르켈의 설전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
- 러시아에서는 역사적으로 서구적인 가치관과 러시아아적인 가치관의 대립이 항상 존재했으며 이 사건도 이러한 관점의 연속선상에서 판단해야 함.
ㅇ 19세기 러시아 지식인들은 서구주의와 슬라브주의 논쟁을 통해 러시아의 가야할 길을 모색했으나 결국 민주주의국가가 아니라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국가가 되었던 사실.
ㅇ 서구화정책을 통해 서구적 제도를 도입했던 표트르 대제는 서구와는 달리 종무원이라는 기관을 설치해 러시아의 교회를 국가권력에 종속시킨 모순.
ㅇ 결국 서구의 가치관은 러시아로 이식되면서 왜곡된 형태로 나타남.
ㅇ 이런 점에서 푸시 라이어트에 대한 두 지도자의 설전은 러시아가 결코 유럽과 동질적인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회가 될 수 없다는 역사적 사실을 재확인 시켜준 것임.
참고자료
http://publicpost.ru/theme/id/1857/chto_pishut_o_pussy_riot_na_zapade/
검색일 2012.11.26
http://www.interfax.ru/politics/txt.asp?id=276315 검색일 2012.11.16
http://en.wikipedia.org/wiki/Pussy_Riot 검색일 2012.11.16
http://www.petersburgerdialog.ru/Home.aspx 검색일 201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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