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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러시아 학술원 개혁의 진통

러시아 계동준 대전대학교 러시아어통역학과 교수 2013/02/25

■ 메드베제프의 산학협동 제안과 학술원의 개혁문제

-   작년 여름 러시아의 수상 드미뜨리 메드베제프가 러시아 학술원 개혁의 필연성에 관해 언급함으로써 러시아 학술원 개혁에 관한 논쟁은 가열되고 있음.
ㅇ  메드베제프는 산학협동에 관한 한 세미나에서 러시아학술원의 운영체제의 변화와  의사결정구조에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함.
ㅇ  메드베제프는 그러나 학술원 개혁이 국가가 아니라 학술원자체에 의해서 실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개혁의 자율적인 성격을 암시함.
ㅇ  더 나아가 그는 국가가 연령층에 대한 세부사항을 지시한다면 대단히 우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국가가 매우 제한된 범위 내에서 러시아 학술원의 개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국가 개입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음.
ㅇ 수상은 또한 대학운영에 기업대표들을 연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음.
ㅇ 메드베제프는 혁신경영체제를 교육기관의 운영에 도입해야한다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기업과 대학의 산학협동의 필요성은 연구실적의 상품화뿐만이 아니라 대학운영차원에서도 필요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음.
ㅇ 결론적으로 메드베제프는 산학협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학문의 경영적인 성과나 효율성의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음.


■ 교육부장관의 발언에 반영된 수상의 교육철학

- 학문의 효율성과 경영적인 성과에 대한 수상의 언급은 학술원의 효율성에 대한 러시아 교육부장관의 지적으로 이어지며 학술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짐.
ㅇ 러시아 교육부장관 드미뜨리 리바노프는 러시아 학술원의 개혁이 “무르익었다고” 한 방송국의 인터뷰에서 언급함.
ㅇ 그는 “러시아 학술원은 연구기금의 70%를 받고 있으나 기초학문에서 연구 결과물은 50%에 해당된다”고 언급하면서 학술원에 많은 문제들이 있다고 비난함.
ㅇ 교육부장관은 “만일 학술원 스스로 자신이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학문분야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으며 이것은 국가의 경제발전 문제에 해당된다.”라고 말함.
ㅇ 리바노프는 학술원은 대단히 폐쇄적인 조직이며 수백억 루블의 막대한 국가예산을 쓰고 있지만 납세자들에 대해 자신들이 생산한 결과물들이나 소비한 재원들에 대한 보고를 실제로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함.
ㅇ 리바노프는 메드베제프가 언급한 학술원의 세대교체 문제를 구체적으로 부각시킴. 그에 의하면 최근 10년 동안에 학술원에서 60세가 넘는 연구원의 비율이 30%를 넘어섰으며 이것은 세계의 연구진의 연령층이 젊어지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인적 자원의 파탄”에 해당되는 것임.
ㅇ 장관은 또한  최근 십년 간 학술원에 대한 투자는 몇 배 늘어난 반면 학술원에서 발행하는 연구 출판물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일침을 가함.
ㅇ 교육부차관 시절부터 학술원개혁에 대해 언급했던 장관 드미뜨리 리바노프는  몇 년 전 국가의 지도층이 5000명의 젊은 연구원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위해 특별 예산을 배정했으나 오늘날 주거문제를 해결한 연구원은 300명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확실하게 추궁할 것이라고 공언함.
ㅇ 수상과 마찬가지로 장관도 학술원의 개혁문제가 21세기 국가발전, 특히 경제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강조함.


■ 장관과 수상의 개혁안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 학술원의 지도부와 일부에서는 이러한 교육부의 개혁안에 대해 학술원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학술원 예산에 대한 효율적인 통제를 위해서 학술원의 자치권을 과감히 축소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교육부의 제안을 맹렬히 비난함.
ㅇ 학술원의 학자들은 개혁의 진정한 목적은 학술원 소유의 토지를 빼앗고 학술원의 자산을 사유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비난함.
ㅇ 실제로 5년 전에 교육부장관 푸르센코와 당시 차관이었던 현 장관 리바노프는 학술원개혁을 위한 사전작업을 시도한 바가 있음.
ㅇ 당시 이들은 학술원의 정관을 고쳐서 정부에 학술원을 귀속시키고 학술원의 자산을 포함한 모든 재정에 대해 통제권을 행사하려고 한 적이 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음.
ㅇ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것은 1724년 뾰뜨르 대제에 의해 설립된 학술원은 황제에게서 하사받은 막대한 자산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임.
ㅇ 학술원이 소유한 해수역은 64000 제곱킬로미터이며 토지는 27만 헥타르이고 이 외에도 약 14000개의 부동산(건물, 토지)이 러시아전역에 산재해 있는데 그 총 가치는 현재 시세로 약 1조 5000억 루블(약 60조원) 혹은 러시아 연방 1년 국가예산의 칠분의 일에 해당되는 금액임.
ㅇ 드미뜨리 리바노프 교육부장관은 이미 모스크바 강철 및 합금대학교( МИСиС) 총장이었던 시절 2009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학술원을 “학자들의 클럽”으로 전환시킬 것을 제안함.
ㅇ 따라서 학술원개혁의 진정한 의도를 “학술원의 재산을 사유화시키고 재정지원을 제한하며 학술원을 학자들의 사교클럽으로 전환시키려는 것”으로 비판하는 시각이 호소력을 갖게 됨.


■ 학술원에 의한 자발적 개혁과 교육부장관의 지적에 대한 반박

- 학술원 소속 학자들은 학술원개혁이 국가가 아니라 학술원스스로 행해야 한다는 메드베제프의 말을 토대로 자율적인 개혁안을 지지하고 있음.
ㅇ 학술원 부원장 발레리 코즐로프와 학술원 학술분과 부서기 블라지미르 이바노프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문분야를 세계 경제문제와 유리된 상태로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함.
ㅇ 이들은 선진국에서 연구비의 30%를 국가에서 지원하고 기업에서 70%를 지원하는 반면 러시아에서는 이 비율이 80대 20으로 연구 사업에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이 비율을 뒤집어야 한다고 주장함.
ㅇ 이러한 점에서 러시아의 국가사업이 학문분야와 유리되어 진행되고 있는 모순도 지적함.
ㅇ 이들은 또한 각각의 관청과 대학과 연구원들에 산재되어 있는 모든 기초학문들을 학술원의 주도하에 통일시킬 것을 요구하면서 산발적으로 유리되어 진행되고 있는 연구의 비효율성을 지적함.
ㅇ 이들은 또한 과학 기술 발전 분석 센터를 설립하도록 제안함. 이바노프의 지적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서 이러한 분석 작업은 모든 관청들이 담당하고 있으며 학술원만 제외되어 있는 형편임.
ㅇ 학술원의 예산문제에 대하여 부원장 코즐로프는 국가에서 학문에 대한 재정지원은 증가하고 있으나 학술원의 예산은 거의 확대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하며 예산 배분과 관련된 문제를 제기함.
ㅇ 그에 따르면 예를 들어 대학에 외국학자 한 명을 초빙하는데 5천만 루블을 배정한 반면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러시아 수학자가 일하고 있는 연구소의 일 년 예산으로 7천만 루블을 책정한 관리들의 탁상행정을 지적함.
ㅇ 아울러 그는 현재 교육부가 수립중인 국가의 학문의 로드맵 창설사업에 학술원은 배제되어 있다는 것을 지적함.
ㅇ 학술원부원장 코즐로프는 교육부장관의 비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학술원은 자신의 웹사이트에 연구원들의 결과물을 제시해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만들고 있으며 대통령과 교육부에 매 4년마다 결과물 보고서를 빠짐없이 제출하고 있다고 주장함.
ㅇ 연구원 고령화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연구원의 30%가 39세 이전의 젊은 연구원들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음.
ㅇ 젊은 연구원들의 주거문제에 대한 예산문제에 대해서도 코즐로프는 정부가 책정한 예산액이 현실적인 시장 가격을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고정된 가격이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반박함.
ㅇ 학술원의 연구실적물의 증가가 신통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부원장은 국제적인 학술지의 인용되는 러시아의 110개의 학술지들 중에서 2개가 대학에서 나머지가 학술원에서 출판된 것으로서 학술원의 왕성한 연구 활동을 제시함.


■ 학술원 개혁의 향방

- 학술원 개혁에 대한 이러한 갑론을박에도 불구하고 학술원이 어떤 방향으로 개혁될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 어떤 인물이 학술원 원장으로 선출되는 가에 달려 있음.
ㅇ 러시아의 학술원원장은 총회에서 학술원회원들이 선출하며 회원들이 추천한 원장후보만이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직무를 수행함.
ㅇ 따라서 교육부장관이 원하는 방향대로 학술원 개혁이 진행되려면 자신의 취향에 따르는 인물이 원장후보가 되도록 사전 작업을 해야 함.
ㅇ 이러한 방법은 이미 망명자이며 한 때 학술원 객원회원이었던 러시아의 부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즐겨 썼던 방법으로 이익이 되는 조직에 자신의 사람을 심는 것임.
ㅇ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원장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개혁을 추진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 러시아 국가 지도부의 고민이라고 할 수 있음.
ㅇ 따라서 올해 오월에 있게 될 학술원 원장 선출결과에 따라 학술원의 향방에 대한 논의는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될 것임.



※ 참고문헌
http://www.rg.ru/2012/08/07/rananons.html  검색일 2013. 2. 20
http://www.ras.ru/news/shownews.aspx?id=b29be76f937240c4a2cc76abf9b4f5f0
검색일 2013. 2.21
http://argumenti.ru/politics/n376/232795 검색일 2013.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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