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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카자흐스탄의 세계경제편입: 대외교역부문의 현황과 평가

카자흐스탄 박지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3/02/04

  소비에트가 붕괴한 이후, 카자흐스탄이 독립국가로서 시장경제로 체제전환을 한 지 약 20여 년이 지났다. 지난 20여 년간 사회주의 및 계획경제의 틀 안에 머물던 많은 국가들이 세계경제에 편입되는 과정을 겪어왔으며 그 과정과 속도는 각 국가들의 정책과 외부환경에 대한 대응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체제전환 국가들 가운데서도 카자흐스탄은 적절한 거시경제정책과 외부환경에 대한 대응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세계경제에 편입한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체제전환 이후 카자흐스탄의 세계경제편입: 대외무역의 평가

  카자흐스탄의 수출, 수입금액과 국내총생산은 지역 내 체제전환국인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며 카자흐스탄 경제의 대외개방성도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 국가가 대외경제에 어느 정도 편입되었는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운데 하나는 ‘무역개방도(trade openness)'이다. 무역개방도는 일정 시점에서 한 국가의 수입과 수출이 전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카자흐스탄의 무역개방도는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러시아 및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 중간 정도의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표 1] 중앙아시아 5개국과 러시아의 무역개방도: 2011년

구분

수출

수입

국내총생산
(GDP)

무역개방도

카자흐스탄

88.89

42.13

178.30

73.5%

키르기스스탄

2.28

3.95

5.92

105.2%

타지키스탄

1.24

3.18

6.50

68.0%

투르크메니스탄

14.78

9.56

25.74

94.6%

우즈베키스탄

12.59

8.53

45.35

46.6%

러시아

520.90

322.50

1850.00

45.6%


* 주: 수출입 및 국내총생산의 단위는 십억 달러(USD)임.
* 자료: 수출입, 국내총생산은 CIA World Factbook 2011, 무역개방도는 저자계산.


  카자흐스탄의 수출총액은 888억 달러(USD) 수준으로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물론,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에 비해 월등히 높다. 국내총생산에 있어서 10배 이상 큰 러시아와 비교해 보아도 카자흐스탄의 상대적인 수출금액은 매우 높으며 수입금액은 수출금액에 비해 매우 적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수출과 수입을 바탕으로 한 무역개방도는 73.5 로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보다는 높고, 투르크메니스탄과 키르기스스탄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키르기스스탄은 체제전환 초기부터 대외 개방적인 경제정책을 추진하였고, 투르크메니스탄은 적은 국내총생산에 비해 에너지자원의 수출비중이 높은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험적인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역개방도가 높은 국가들은 그렇지 않은 국가들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높게 나타난다. 카자흐스탄은 대체로 높은 무역개방도와 함께 2000년대 이후 지속되어 온 자원가격의 상승과 이의 수출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어왔다. 그러나 무역개방도가 높은 국가는 일반적으로 세계경기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 단점이 있다.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서 카자흐스탄은 주요 수출품인 원유 등의 국제상품가격 하락으로 인해 국내 경기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카자흐스탄의 무역자유도는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헤리티지재단(Heritage Foundation)이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매년 측정하고 있는 경제적 자유지수(Index of Economic Freedom)가운데 무역자유도(Trade Freedom)를 보면, 최근 카자흐스탄의 무역자유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점차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2]는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카자흐스탄의 무역자유도 변화를 보여준다.


[표 2] 연도별 카자흐스탄의 무역자유도 지수 변화

연도

1998

2000

2002

2004

2006

2008

2010

2012

지수

61.0

67.0

65.0

65.0

69.2

86.2

85.9

79.6

 * 주: 지수가 높을수록 무역자유도가 큰 것을 의미함
 * 자료: Heritage Foundation, Index of Economic Freedom 2012


  1998년 무역자유도는 61.0에 머물렀으며 이는 2000년대 초중반을 거치면서 점진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하였다. 2008년도에는 86.2로 대폭 개선되면서 정점을 기록했으나 그 이후 2010년 85.9, 2012년 79.6으로 점차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 국가들이 보호무역 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카자흐스탄 역시 대외정책에 있어서 자국 산업 보호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입품에 대한 카자흐스탄 정부의 평균관세율은 1996년 9.84%를 기록한 이후, 2004년에는 2.42%에 그쳤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34%, 2010년에는 6.39%에 달해 관세장벽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한 높은 관세와 함께 복잡한 수입허가절차와 불투명한 규정, 통관의 비효율성 등이 무역거래의 비용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내륙국(landlocked country)이라는 지리적 환경으로 인해 외부와의 상품교역이 불리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일반적으로 내륙국은 주요 상품의 수입 및 수출 시장에 대한 지리적인 접근성이 떨어짐으로 인해 물류비용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 포함되는 물류비용으로는 운송독점에 따른 물류비용 상승, 높은 보험료, 운송체계의 불안정성, 운송과정에서의 물품손상 가능성 증대 등이 포함된다. 둘째, 주요 수출입 대상이 되는 세계시장과의 지리적 격차로 인해 이들 경제와의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해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이점과 경제통합의 장점을 기대하기 어렵다. 내륙국은 해상운송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되는 가운데 주변국에 의존적인 대외정책을 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의존성은 해당국의 경제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카자흐스탄은 내륙국으로서의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에 비해 국제무역의 측면에서 비교적 세계경제에 적절하게 편입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요 교역대상국이 물리적으로 인접한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점에서 내륙국으로서 갖는 불리한 점 가운데 하나인 교역시장의 원근성에 의한 단점이 상쇄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으로의 원유수송 파이프라인이 건설됨에 따라 카자흐스탄으로서는 주요 수출품인 원유의 대 러시아 수출 의존도를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표 3]은 카자흐스탄의 주요 대외 교역국가를 보여준다.


[표 3] 카자흐스탄의 주요 수출입 교역국: 2010년

 

수입

수출

순위

국가

비중

국가

비중

1

중국

34.1%

유럽연합 27개국

37.8%

2

유럽연합 27개국

23.8%

중국

21.1%

3

러시아

18.7%

러시아

4.9%

4

우크라이나

4.8%

터키

4.7%

5

터키

3.0%

캐나다

4.6%

* 자료: EU Bilateral Trade and Trade with the World: Kazakhstan, DG Trade 2011.

  수입측면에서는 중국이 3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은 유럽연합 27개국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로부터의 수입도 18.7%로 여전히 높다. 수출에 있어서도 유럽연합국가들 다음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개의 커다란 교역시장이 지리적으로 인접한 카자흐스탄은 내륙국으로서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체제전환 초기 러시아 의존적이었던 교역구조를 서구와 중국 등의 국가로 전환시켜 세계경제에 대한 편입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대한 전망

  중앙아시아 인접국인 키르기스스탄은 1990년 중반 이미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였으며 러시아는 2012년 가입하였다. 세계무역기구의 주요 원칙은 회원가입국간 차별 없는 최혜국대우(MFN, Most-favored-nations) 및 수입된 상품과 현지국 생산품의 비차별을 포함한 국제거래장벽을 낮춤으로서 궁극적으로 자유무역을 실현하는데 있다. 따라서 세계무역기구 가입의 의미는 국제무역 및 경제 질서에 편입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카자흐스탄은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위해 1996년 협상을 시작한 이래 지속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의 가입이 2013년 이내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세계무역기구 가입은 카자흐스탄이 명목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세계경제체제에 편입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입의 단기적인 효과는 그리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는데, 최근 무역자유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으나 카자흐스탄은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의 무역개방을 통해 세계경제에 일정수준 편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장기적으로 카자흐스탄은 부패감소와 외국인 투자제도 개선 등의 자유로운 국제교역을 저해하는 제도적 부문을 개선하는 의미에서 가입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 가입은 부정적인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의 주요 수출품인 원유와 가스 등의 주요 광물 등은 세계무역기구의 협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가입에 따른 큰 이점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카자흐스탄은 제조업이 발전하지 않아 관세인하로 수입품 가격이 인하되게 되면 자국 제조업 성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미 카자흐스탄의 임금 수준은 주변국에 비해 높은 편으로 노동력을 이용한 값싼 제품의 생산은 쉽지 않다. 따라서 제조업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은 원자재 수출에 의존적인 카자흐스탄 경제를 더욱 원자재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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