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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엘살바도르, 부켈레 대통령 휴직…대선 본격 준비

중남미 기타 EMERICs - - 2023/12/08

☐ 부켈레 대통령, 직무 중단

◦ 6개월 무급 휴직
- 나입 부켈레(Nayib Bukele)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공식 업무를 모두 내려놓았다. 최근 엘살바도르 국회에서는 부켈레 대통령이 요청한 6개월 휴직 신청 건 처리 표결이 있었다. 전체 84명의 의원 가운데 67명이 대통령의 요청에 응했고, 이에 부켈레 대통령은 2023년 12월 1일부터 2024년 5월 31일까지 직무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휴직 기간 동안 급여를 지급하지 않으며, 부켈레 대통령은 임기 중 대통령으로서 지니고 있던 여러 특권도 더 이상 누릴 수 없다.
- 대통령직을 떠난 부켈레 대통령은 대통령 비서실장인 클라우디아 후아나 로드리게스 데 게바라(Claudia Juana Rodríguez de Guevara)를 임시 대통령으로 임명했다. 현재 엘살바도르 국가도시사업국 이사회(DOM, Board of Directors of the National Directorate of Municipal Works) 회장을 역임 중이기도 한 게바라 임시 대통령은 오랜 기간 부켈레 대통령 개인의 재무 관리 업무를 맡으며 친분을 쌓아온 가까운 사이이다.

◦ 목적은 대선
- 부켈레 대통령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휴직 신청을 한 이유는 분명하다. 부켈레 대통령은 몇 년 전부터 차기 대선 출마를 예고했으며, 휴직 신청 약 1개월 전인 10월 말에는 대선 후보 등록 신청도 마쳤다. 엘살바도르는 2024년 2월 4일 대선 1차 투표를 진행하며, 이제 곧 선거 유세를 시작한다.
- 휴직으로 대통령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부켈레 대통령은 앞으로 대선 캠페인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휴직이 끝나는 2024년 5월 31일이 대통령으로서의 임기도 종료되는 날이기에,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어 취임 선서를 하기 전까지 부켈레 대통령이 현직에 복귀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번 휴직은 오로지 차기 대권을 노린 결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위헌 논란 계속... 그러나 힘을 얻지 못하는 반대 목소리

◦ 연임 금지한 엘살바도르 헌법
- 부켈레 대통령이 재임 도전을 선언한 이후부터 야권은 엘살바도르 헌법에 대통령 연임을 금지한 조항이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부켈레 대통령의 발언과 결정을 강력히 반대했다. 실제로, 엘살바도르 헌법은 재임은 허용하고 있으나, 첫 임기 후 10년이 지나야 다시 한번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도록 했다.
- 그러나 엘살바도르 대법원은 현 정부가 임기 중반을 지나던 2021년, 부켈레 대통령이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유권 해석을 내렸다. 이어서 선거 관리 위원회가 후보 등록을 승인했고, 그다음 국회가 휴직 신청 건을 가결하면서 사법부, 행정 기관, 그리고 입법부까지 부켈레 대통령을 지원 사격하는 구도가 갖춰지게 되었다.. 삼권 분립을 통한 견제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 듯한 일련의 상황에 시민 단체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여론의 지지 받는 부켈레 대통령
- 부켈레 대통령에 대한 야권과 시민 단체의 비판은 정당하다고 볼 수 있지만, 정작 엘살바도르 내에서는 소수 의견에 그치고 있다. 이는 부켈레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금까지 80~90%대에 달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장 최근 결과에 해당하는 시드갤럽(Cid Gallup)의 대통령 국정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2023년 11월 현재 엘살바도르 국민의 92%가 부켈레 대통령을 긍정 평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 이에 더해, 사법부 주요 요직과 입법부도 친정부 성향의 인물로 채워져 있는 점도 부켈레 대통령의 차기 대선 도전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 2021년 출마 가능 유권 해석을 내린 대법관은 부켈레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부켈레 대통령의 소속당 NI(Nuevas Ideas)는 전체 84석의 의석 가운데 3분의 2에 달하는 56석을 점하고 있다.

☐ 부켈레 대통령, 실질적 통치 행위 계속할 수도

◦ 정치 경험 전무한 게바라 임시 대통령
- 한편, 부켈레 대통령이 대선에 전념하기 위해 대통령 권한 대행을 내세웠지만, 과연 휴직 기간 국정에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있다. 이유는 새 행정부 수반의 약력 때문인데, 게바라 임시 대통령은 국회 의원에 출마해 선출된 적도 없는 정치 경험이 전무한 인물이다.
- 게바라 임시 대통령은 부켈레 대통령의 개인 회계사로 일했으며, 그나마 행정직에 가까웠던 시기는 부켈레 대통령이 시장으로 있었던 누에보 쿠스카틀란(Nuevo Cuscatlán) 시장실에서 시 회계 책임자로 부임했을 때이다. 이후 부켈레 대통령을 따라 다시 산살바도르(San Salvador) 시장실로 자리를 옮기는 등, 정치적으로나, 행정적으로나 실무 경험을 쌓아 본 기록이 없다.

◦ 자신도 수사 대상으로 지목 부켈레 대통령... 공정한 수사는 ‘글쎄’
- 휴직으로 대통령으로서의 특권을 상실한 부켈레 대통령은 자리를 떠나면서 자기 자신을 포함한 모든 고위 공직자의 비위 혐의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동시에, 자신은 이전 대통령과는 다르게 아무런 비리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검찰과 사법부, 입법부, 그리고 여론의 지지까지 등에 업은 부켈레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과연 철저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이처럼 부켈레 대통령은 일견 대통령직을 내려놓고 공정 수사까지 촉구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게바라 임시 대통령의 과거 경력과 현 엘살바도르의 주요 삼권 기구의 현황을 감안하면, 한발 물러서서 실질적인 정부 리더로서 향후 엘살바도르의 국정 운영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 엘살바도르는 1차 대선 투표에서 출마 후보 중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그로부터 1개월 후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부켈레 대통령이 가볍게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출마 자격 등에 관한 위헌 논란도 무마되는 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으로 엘살바도르의 정국이 어떻게 변화할지, 과연 타국 정부는 재선에 성공한 부켈레 대통령을 적법한 국가의 대표자로 인정하게 될지 앞으로의 추이를 눈여겨보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DW, El Salvador: Bukele granted leave to campaign for reelection, 2023.12.01.
Investing.com, El Salvador's congress allows president to leave job to run for re-election, 2023.11.30.
ABC News, El Salvador's President Nayib Bukele requests leave to campaign for reelection, 2023.12.01.
El Pais, Bukele places personal secretary as interim president as he runs for reelection in El Salvador, 2023.12.04.
AP News, El Salvador President Nayib Bukele nominated for reelection despite constitutional questions, 2023.07.10.
France 24, Party of El Salvador leader backs his quest for re-election, 2023.07.10.
Tico Times, El Salvador’s Ruling Party Endorses Bukele for Re-election, 2023.07.10.
Reuters, Salvadoran leader makes re-election bid official, 2023.10.27.
El Pais, Nayib Bukele registers his candidacy for reelection to the presidency of El Salvador, 2023.10.28.
Jakarta Post, El Salvador president launches controversial re-election bid, 2023.10.27.
La Noticia SV, 92% approve of Bukele's presidential work: "A high value at an international level," says manager Cid Gallup,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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